"팬데믹에 제재는 잔혹" NYT, 이란에 동정 베풀라 트럼프에 촉구

입력 2020-10-14 11:52   수정 2020-10-14 14:45

"팬데믹에 제재는 잔혹" NYT, 이란에 동정 베풀라 트럼프에 촉구
이란 외화고갈·의료자원 부족에 "죽어간다" 진단
부시 정부 완화사례 소개…"이란 정부도 정치범 석방해야"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이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서 인도적 '동정'을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란의 코로나19 사망자자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동정을 베푸시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은 잔혹하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2003년 이란 남부 도시 밤에서 큰 지진이 났을 때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제재를 일부 풀고 구조대와 의료 지원을 보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런 예외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CNN에 "다친 사람을 돌보는 게 옳다. 미국인은 인류의 고통을 매우 연민한다"라며 이란에 대해 인도적으로 지원해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13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약 51만명으로 세계에서 13번째며 사망자는 3만명에 육박했다. 지난달 초 하루 확진자가 1천명대였지만 이달 들어 4천명대로 늘어났고 하루 사망자도 같은 기간 100명 대에서 200명대 후반까지 배로 증가했다.
12일에는 하루 사망자가 272명으로 최다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최대 압박'으로 외국과 금융·실물 거래가 막히고 외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이란에선 의약품과 의료장비, 방역 물품이 부족한 상황이다.



NYT는 "트럼프 정부는 중동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란에 조금도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라며 "이란이 국제통화기금(IMF)에 50억 달러의 긴급 자금 대출을 요청했는데도 미국이 반대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지난주 미국 정부는 이란 내 은행 18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국제 금융 거래의 마지막 통로를 막았다.
이 신문은 "이전 미국 정부는 테러, 핵무기 개발을 도운 이란 은행을 제재했다면 트럼프 정부에선 이란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범죄가 된다"라며 "이번에 제재받은 케샤바르지 은행은 농부에 대출하는 곳으로, 그렇지 않아도 정권에 핍박받는 수천만 이란 국민을 연좌제로 묶어버린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바버라 슬래빈 이란담당 국장은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가학적 가장무도회와 같은 외교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런 강경책으로 이란 경제가 침체했지만 이란 정부를 미국에 고분고분하게 하도록 하는 목표가 이뤄지기는커녕 이란 내 반미 강경파가 드세지고 돈세탁과 같은 제재를 우회하는 지하 통로가 강화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동시에 "정치범 석방을 거부하는 이란 역시 잔혹하긴 매한가지다"라고 비판했다.
NYT는 "미국 정부는 팬데믹 동안 대이란 제재를 더 부과하지 말고, 이란 정부 역시 감염 우려가 큰 교도소에 있는 정치범에 측은지심을 보이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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