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닥치자 유럽 휩쓸던 극우정당들 '추풍낙엽'

입력 2020-10-15 12:07   수정 2020-10-15 15:14

코로나19 닥치자 유럽 휩쓸던 극우정당들 '추풍낙엽'
독일 AfD·이탈리아 동맹·오스트리아 자유당 등 시련
내홍·비위도 한몫…팬데믹에 정부권한 커져 집권당 득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반난민 정서를 앞세우고 기세를 올리던 유럽 극우 정당들이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부 분열하거나 범죄에 가담했다가 사실상 해체되는 극우 정당들이 나오고 있다.


◇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코로나19로 의제설정력 상실
이탈리아의 '극우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는 지난달 7개 주에서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전승을 목표로 했으나 3개 주에서만 승리를 가져갔다.
또 다른 극우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Fdl)'로 지지가 분산되기도 했지만, 국가적 관심이 코로나19로 쏠리면서 살비니가 최근 정치의제를 주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살비니는 여전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법 이민에 반대하고 주세페 콘테 총리를 비판하고 있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 내부분열로 내리막길 걷는 오스트리아와 독일 극우정당
지난 11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열린 시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 자유당은 7%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2015년 선거에서 31%의 지지를 받았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였다.
이에 대해 자유당을 이끌고 있는 헤르베르트 키클 전 내무장관은 "대단히 고통스러운 결과"라면서 "자유당이 스스로 (분열하면서) 다른 정당들을 도와줬다"고 말했다.
하인츠-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당대표는 2017년 스페인 이비사 섬에서 러시아 재벌의 조카로 알려진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대가로 정치후원금을 요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퍼지자, 탈당한 후 '팀 HC 슈트라헤'를 창당했다.
팀 HC 슈트라헤는 빈 시의회 선거에서 4.3%를 득표하는 데 그쳤지만, 자유당의 표를 잠식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강경파와 온건파의 분열로 내홍을 겪고 있다.
AfD 지도부는 지난달 "(이민자들을) 가스로 처리하거나 총으로 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크리스티안 뤼트 전 대변인의 당원 권한을 박탈했으며, 지난 5월 강경파 수장인 안드레아스 칼비츠 의원을 극우조직에 가담한 경력을 이유로 제명한 바 있다.
작년 20%에 달했던 AfD의 지지율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보이면서 10%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 범죄조직 전락한 그리스 황금새벽당
나치를 추종하는 그리스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은 범죄단체로 규정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1980년대 네오나치 조직으로 시작한 황금새벽당은 1993년 정당으로 정식 등록됐으며, 2012년 총선에서 7%를 득표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황금새벽당을 이끄는 니코스 미칼롤리아코스와 황금새벽당 소속 전직 의원 6명이 범죄조직 운영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13년을 선고받으면서, 황금새벽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


◇ 프랑스·스페인 극우정당은 약진…"극우 정치세력 몰락은 아냐"
카이 아르츠하이머 마인츠대 정치학 교수는 "좋은 시절에는 극우정당에 투표하던 사람들도 위기에 처하면 이를 돌파할 수 있다고 믿는 정당에 투표하게 마련"이라면서 최근 유럽 극우정당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아르츠하이머 교수는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2022년 치러질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투표에 오를 것으로 보이고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Vox)가 창당 1년만에 제3당으로 부상했다면서 "극우 정치세력의 몰락을 얘긴 이르다"고 지적했다.
honk02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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