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백신 늦어지자 중국산 '속성백신' 퍼진다

입력 2020-10-16 09:52   수정 2020-10-16 13:52

미·유럽 백신 늦어지자 중국산 '속성백신' 퍼진다
UAE·인도네시아 등에서 대규모 수입접종
서방 "중·러 백신은 위험한 도박" 미검증 주장
"중·러, 세력확장 위해 외교도구로 백신 사용"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지연되자 중국, 러시아산 백신이 빠르게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러시아 제약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효과와 안전성 논란 속에도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 유통되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중국 국유기업인 시노팜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을 중국 밖에서 처음으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국가가 됐다.
UAE는 현지에서 3상 시험을 마친 뒤 지난 한 달 동안 의료진, 교사, 공항인력, 공무원 등 수천명에게 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했다.
시노팜과 다른 중국 제약업체들은 UAE에 이어 인도네시아, 러시아, 브라질, 파키스탄에서도 비슷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UAE에 있는 인공지능 개발업체인 그룹42는 시노팜과 제휴해 바레인, 이집트, 요르단에서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긴급사용은 전염병 확산이 심각할 때 정식 승인 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며 3상 시험은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이다.
앞서 중국은 자국민 수십만명에게 접종을 시행했고 해외여행을 하는 학생, 외교관 등에게 시험 중인 백신을 쓰도록 한 바 있다.
러시아도 자체 백신 개발과 유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영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가 이미 올해 8월 방역 현장인력들에게 허가된 데 이어 이달 14일에는 다른 국영기업이 만든 에피박코로나백신도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WSJ은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맞서 국제사회 영향력을 키울 외교 수단으로 백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서방의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권위주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증거로 코로나19 대응을 자주 거론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의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백신이 부작용과 효과가 확인되기 전에 너무 빨리 사용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수아 에이스부르 전략학국제연구소 선임 고문은 "중국, 러시아 백신은 효과뿐만 아니라 접종자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말했다.
서방의 백신 개발업체들은 3상 시험에서 충분한 데이터를 얻기 전에는 정부 승인을 요청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하던 코로나19 백신이 부작용을 노출해 3상 시험이 전격 중단되기도 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스튜어트 닐 바이러스학 교수는 진행중인 서방 의료계의 3상 시험들에서 올해 12월이나 1월이 돼야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자료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닐 교수는 "속도를 내려고 절차를 생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는 것으로 비쳐서도 안 된다"고 백신의 신뢰성을 강조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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