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한복판 소환된 '아픈 손가락' 차남…바이든 발목 잡나

입력 2020-10-17 03:16  

대선 한복판 소환된 '아픈 손가락' 차남…바이든 발목 잡나
대선 막판 이메일·사생활 영상 폭로 보도…트럼프 최측근 줄리아니 연루
마약 양성 불명예 전역 등 바이든이 아꼈던 장남과 대비…대선 영향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지난 8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조 바이든 대선후보의 차남 헌터(50)는 부친의 수락연설에 앞서 화상으로 등장했다.
부친은 대단한 아버지였으며 대통령직을 훌륭하게 수행할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고는 대선 레이스에서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바이든 후보에게도 아들 헌터를 둘러싼 의혹은 부담이 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의 시발점이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헌터가 등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에너지 업체 부리스마 이사로 재직했던 헌터 관련 조사를 종용했다가 탄핵 대상이 됐다. 미 언론은 헌터를 둘러싼 의혹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일 뿐 증거는 없다고 보도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걸핏하면 "헌터는 어디 있나?"와 같은 트윗을 올리며 의혹의 불씨를 살려두려 애썼다. 트럼프 캠프가 바이든 후보에게 답하라며 지난달 말 내놓은 질문 목록의 1번도 헌터 관련 의혹이었다.
그러던 와중 대선을 3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헌터가 대선 국면 한복판에 끌려 나왔다.
발단은 뉴욕포스트의 14일 보도다. 부리스마측 인사가 헌터에게 보낸 2015년 4월 17일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공개한 것이다.
이메일에는 부친인 바이든 당시 부통령을 만나게 해줘 감사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진짜 헌터가 받은 이메일이라면 헌터가 부친의 영향력을 이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당장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허위정보 가능성을 우려해 공유 제한 조치를 취했다. 2016년 대선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는 허위정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았기에 신속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비난하면서 뉴욕포스트 보도가 '결정적 증거'라며 공세에 나섰다. 공화당도 트위터 및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의회 소환을 벼르고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헌터의 이메일이 들어있었다는 노트북에 헌터가 마약을 흡입하며 성행위를 하는 동영상이 담겨 있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는 보도마저 나왔다.
애초 이 노트북의 입수 경위가 미심쩍은 상황이라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공작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트북 수리점을 운영하는 존 매카이잭은 지난해 4월 헌터로 보이는 사람에게서 노트북 수리 의뢰를 받았고 몇차례 찾아가라고 연락을 해도 안되자 내용을 확인해 보고 복사본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에게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본은 FBI에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헌터가 민감한 자료가 든 노트북을 직접 수리점에 맡겼을 개연성이 떨어지는 만큼 해킹을 통해 확보된 자료가 트럼프 쪽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집사 역할을 해온 줄리아니가 연루된 점에 미 언론은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정보당국이 줄리아니를 공작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미 정보기관의 보고가 지난해 백악관에 들어간 바 있다고 보도했다.
분명한 증거가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던 러시아가 또다시 민주당 후보 쪽을 겨냥한 정치공작에 나섰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관심은 '헌터 변수'가 대선에 미칠 영향에 쏠리고 있다. 대선이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쪽이 별러온 '차남 악재'가 바이든 후보에게 일정 부분 타격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상황이다.
헌터는 2014년 코카인 양성 반응으로 해군 예비군에서 불명예 전역하는 등 바이든 후보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특히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을 지내며 바이든 후보의 정치적 후계자로 꼽히던 장남 보 바이든과 대조를 이뤘다. 바이든 후보가 '내 영혼'이라고 부르며 각별히 아꼈던 장남은 2015년 뇌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7년에는 보의 아내 할리가 시동생 헌터와 연인관계라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첫 TV토론에서 '코카인을 쓰다가 군에서 쫓겨나지 않았느냐'며 공개적으로 헌터를 문제 삼았다. 바이든 후보는 "많은 이들처럼 내 아들은 마약 문제가 있다. 그는 고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나는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맞섰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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