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감사 결과에 탈원전 입장차…"강력추진" vs "재검토"

입력 2020-10-20 15:49   수정 2020-10-20 16:10

월성1호기 감사 결과에 탈원전 입장차…"강력추진" vs "재검토"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감사원이 20일 월성 원전 1호기에 대한 경제성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지만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은 판단할 수 없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자 탈(脫)원전 찬반 진영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정부의 탈원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더욱 추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 반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월성 1호기 재가동을 포함해 탈원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은 "감사원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기존 정책을 밀고 나가는 것을 유지하는 기조라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경제성 평가 여부를 떠나서 안전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폐쇄되는 게 마땅하다"며 "법원에서 안전성을 이유로 2015년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기도 한만큼 정부가 강하게 탈핵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희 녹색연합 전환사회팀장도 "감사원이 경제성 부분만 봤다고 하지만 결국 월성 1호기를 폐쇄한 것은 정당하다고 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감사원의 이번 결정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별로 영향을 줄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의 결정적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 결과를 원천 무효화시키는 상당히 의미 있는 감사 결과"라며 "결국 적법한 절차가 아닌 편법, 꼼수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월성 1호기 폐쇄 여부에 대한 결정을 다시 해야 하고, 지금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면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신한울 3·4호기 건설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역시 "월성 1호기가 정부 지시에 의해 무작정 조기 폐쇄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며 "신한울 3·4호기의 건설도 재개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감사원 결과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은 양쪽 진영에서 공통적으로 나왔다.
이영경 국장은 "경제성 평가는 안전대책 비용 등 외부 비용이 반영되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서 바뀔 수밖에 없다"며 "감사 결과에 안전성, 수용성 평가를 반영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주한규 교수는 "솜방망이 징계"라고 지적했으며, 정용훈 교수는 "그렇게 시간을 끌어놓고 한수원 이사들이 배임은 했으나 배임죄는 아니라는 소극적 결론이 났다.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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