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박물관서 석관 등 전시품 70개 훼손…범인 '오리무중'

입력 2020-10-22 17:07  

베를린 박물관서 석관 등 전시품 70개 훼손…범인 '오리무중'
2차대전후 최대…경찰 "극우 음모론자 소행 가능성 배제 못 해"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독일 베를린시 중심부인 미테 지구를 흐르는 슈프레 강에는 박물관 단지인 '박물관섬'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 있는 페르가몬 박물관과 옛 국립미술관, 신박물관에서 지난 3일 독일 통일 30주년 기념일에 예술작품 70개가 한꺼번에 훼손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독일 일간 디차이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훼손된 예술작품 규모는 2차 세계 대전 후 최대라는 지적이다.



한 명 또는 여러 명으로 추정되는 범인은 이들 박물관의 이집트 석관, 석조상, 19세기 회화작품에 기름 용액을 뿌려 눈에 띄는 얼룩을 남겼다. 얼룩의 높이는 1∼1.5m가량 된다고 디차이트는 덧붙였다.
페르가몬 박물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았다가 수개월 만인 지난 3일 재개장한 직후 변을 당했다.
이집트 석상과 석관, 그리스 신을 그린 초상화, 19세기 후반 유럽회화 작품 등이 훼손됐다.
옛 국립미술관에서는 개인소장품으로, 대여해 전시 중이던 벨기에 상징주의 화가 장 델빌 작품이 피해를 봤다.
훼손 사실은 디차이트가 독일라디오방송과 공동취재해 보도하기 전까지 2주 이상 공개되지 않았으며, 위험에 처한 다른 박물관에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디차이트는 꼬집었다.



프로이센 문화재단과 경찰은 전시 작품의 훼손 및 수사 진행 사실을 시인했다.
아직 범인이나 범행 동기는 아직 드러난 게 없다.
하지만, 독일 극우주의 음모론자 아틸라 힐트만은 지난 8∼9월 텔레그램 공개채널에서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닫혀 있던 페르가몬 박물관에 사탄의 권좌가 있다며 그곳이 전 세계 사탄주의자와 코로나19 범죄자의 중심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힐트만은 "여기서 밤에 인간 재물을 만들고 아이들을 능욕한다"고 주장했다.
힐트만은 이후 예술작품 훼손 사실이 보도되자 보도 내용을 공유하고 "(페르가몬 박물관에) 사탄의 권좌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탄주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거기서 50m 떨어진 곳에 산다"고 말했다.
경찰은 힐트만과 추종자가 범행에 가담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카르스텐 폴 베를린 치안당국 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범인이 1명일 것이라고 보지만, 여러 명이 가담했을 수 있다"면서 "훼손 대상은 무분별하게 선택됐고, 힐트만이나 추종자들이 범행에 가담했는지는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입증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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