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스가 첫 국회연설 "징용문제 韓정부 적절 대응 강하게 요구"

입력 2020-10-26 14:28  

日스가 첫 국회연설 "징용문제 韓정부 적절 대응 강하게 요구"
"한국,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면서도 '징용문제 한국 책임' 고수
아베 정권 '납치문제' 대북 노선 답습…북일 정상회담 의지 밝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6일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일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개원한 임시국회에서 행한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隣國)"라고 양국 관계를 규정한 뒤 "건전한 일한(한일) 관계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신표명 연설은 일본 총리가 임시국회가 시작될 때 본회의에서 당면 국정 현안에 관한 기본입장을 밝히는 연설로, 지난달 16일 취임한 스가 총리가 소신표명 연설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스가 총리는 결론부를 제외하고 크게 8개 영역의 현안 가운데 마지막으로 외교·안보 영역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이렇게 두 문장으로 한일 관계와 관련한 소신을 밝혔다.
이번에 표명된 입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외교 노선을 그대로 계승해 한일 간 최대 현안인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그간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스가 총리가 현안이 걸려 있는 한국과는 거리를 두면서 한국 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정권에서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으로 일해온 스가 총리는 그간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한 징용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 소송에서 한국 대법원이 2018년 10월 위자료를 주라고 최종 판결한 것이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 협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 소송의 원고 측은 피고 기업인 일본제철이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판결 이행을 거부하자 손해배상 채권 확보를 위해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비상장 한국 내 합작법인인 PNR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방문 중의 기자회견을 통해 압류 자산의 현금화가 이뤄져 일본 기업이 실질적 피해를 보게 될 경우 한일 관계에 매우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가 총리는 또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여전히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모든 납치 피해자의 하루라도 빠른 귀국을 실현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하겠다는 결의"라며 2002년 북일평양선언에 근거해 납치·핵·미사일 등 현안을 포괄적으로 풀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목표로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대북 현안에서도 아베 전 정권의 노선을 답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아베 전 총리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 없이는 국교 정상화를 비롯한 북일 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견해를 지키다가 작년 5월부터 조건 없는 북일 정상회담 카드를 꺼낸 뒤 지난해 10월의 임시국회 소신 표명 연설을 계기로 이를 납치 문제 해결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납치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며 일본 정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일본 외교·안보의 기축은 미일 동맹임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일미(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 및 국제 사회의 평화, 반영, 자유의 기반이 된다"면서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인도, 유럽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도 협력해 법의 지배에 의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중국과 관련해선 "안정적인 관계는 양국뿐만 아니라 지역 및 국제 사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고위급 (접촉) 기회를 활용해 주장할 점은 확실히 주장하면서 공통의 제 과제에선 협력해 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의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영유권 문제에 대해선 "다음 세대로 미루지 않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정상 간의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평화조약 체결을 포함한 일·러 관계 전체의 발전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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