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반정부 시위 '군주제 개혁' 이슈 독일로 번지나

입력 2020-10-27 11:03   수정 2020-10-27 18:47

태국 반정부 시위 '군주제 개혁' 이슈 독일로 번지나
'국왕 체류' 조사 독일 대사관에 청원…독일 외무장관도 관련 언급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반정부 시위대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군주제 개혁' 이슈가 독일로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독일은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일 년 중 상당 기간을 체류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1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26일 밤 방콕 시내 룸피니 공원 사거리 인근 독일 대사관으로 행진했다.
삼얀 사거리에 집결, 2㎞가량의 도로를 행진한 시위대는 독일 대사관에 국왕의 독일 체류와 관련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대사관 앞에서 낭독한 성명에서 와치랄롱꼰 국왕이 독일에 머물 때 그곳에서 왕권을 행사해 태국 정치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위는 독일의 영토 주권 및 독일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시위대는 주장했다.
이어 이 요구는 태국을 진정한 입헌군주국의 길로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도부 중 한 명인 팟사라와리 타나낏위분폰은 시위대에 한 연설에서 국왕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주태국 독일 대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독일 대사관이 이 청원서를 수령해 독일 정부에 전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6일은 퇴진 압박에 직면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요청으로 의회에서 이틀에 걸쳐 반정부 시위 사태 해법을 논의하는 첫날이었다.
그러나 핵심 요구로 내세운 군주제 개혁 이슈가 의회에서 해결될 수 없다고 본 시위대가 독일 대사관 행진 및 청원서 제출을 통해 이 문제를 '국제 이슈'로 공론화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팟사라와리도 연설에서 "우리 정부에 이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에, 독일 정부가 우리를 위해 이 요청에 답해주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같은 날 독일 정부도 이 문제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태국의 반정부 시위 사태를 알고 있다면서 국왕의 독일 내 활동들에 대해서도 지켜보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마스 장관은 "최근 몇 주 동안뿐만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계속해서 이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만약 불법적인 일들이라고 간주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마스 장관은 이달 초에도 와치랄롱꼰 국왕의 독일 체류와 관련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태국 국왕이 독일에서 정치적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국왕이 신성시되는 존재로 여겨지는 태국에서는 군주제 개혁은 수십 년간 정치적으로 금기시되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젊은 층이 8월 초부터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태국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반정부 시위대는 400억 달러(한화 약 45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왕실 자산에 대한 공공 감독 강화, 왕실 모독죄 폐지, 국왕의 쿠데타 지지 및 정치 개입 금지 등이 이뤄져야 진정한 입헌군주제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왕실 지지 인사들이 군주제 수호 등을 다짐하며 거리 행진 등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어 충돌 우려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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