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폴란드·한국 연구팀 "지구보다 작은 떠돌이 외계행성 발견"

입력 2020-10-30 09:31   수정 2020-10-30 09:37

[사이테크 플러스] 폴란드·한국 연구팀 "지구보다 작은 떠돌이 외계행성 발견"
천문연 박병곤 박사 "24시간 남반구 밤하늘 관측 KMTnet 망원경이 중요 역할"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우주에서 발견되는 외계행성(exoplanet) 중에는 어떤 별에도 매여 있지 않은 '떠돌이 행성'(free-floating planet)이 있다. 폴란드와 한국 연구팀이 우리 은하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작은 떠돌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외계행성 탐사 공동연구를 해온 폴란드 바르샤바대 오글(OGLE) 연구팀과 천문연구원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MTnet) 연구팀은 30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외계행성의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을 관측해 지구보다 작은 떠돌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4천 개가 넘는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대부분의 외계행성이 태양계 내의 행성들과는 매우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중심별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계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아 직접 관측으로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천문학자들은 대신 행성이 중심별 앞을 통과(transit)할 때 별빛을 가려 밝기가 주기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을 이용해 외계행성들을 찾아낸다.
또 외계행성의 중력이 중심별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나 중력 마이크로렌즈(gravitational microlensing) 현상을 통해 발견하기도 한다. 중력 마이크로렌즈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예측된 것으로 질량이 큰 천체가 렌즈처럼 작용해 멀리 있는 별에서 오는 빛을 휘게 하거나 증폭시키는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 발견되는 떠돌이 행성은 주위에 별이 없고 크기도 작아 기존 방법으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행성의 형성 이론에 따르면 행성계에서 튕겨 나온 떠돌이 행성은 질량이 지구의 0.3~1.0배 정도에 불과하다.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별이나 블랙홀보다는 질량이 매우 작아 빛이 휘거나 변하는 정도가 작고 지속시간도 짧아 관측이 어렵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바르샤바대학이 운영하는 칠레 라스캄파나스의 1.3m 바르샤바망원경과 천문연구원이 칠레와 호주, 남아공에서 운영하는 KMTnet 1.6m 망원경으로 우리은하 중심부를 관측, 단 42분간 지속하는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OGLE-2016-BLG-1928)을 발견했다.
별이나 블랙홀의 중력 렌즈 현상은 보통 수일에서 한 달 이상 지속된다. 이번에 발견된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지속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이는 이 현상을 일으킨 떠돌이 외계행성이 매우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이 행성의 질량이 화성 정도로 지금까지 발견된 떠돌이 외계행성 중 가장 작으며, 이 행성으로부터 지구-태양 거리(AU=1억5천만㎞)의 8배인 12억㎞(8AU) 안에는 별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작은 떠돌이 외계행성들에 대한 연구는 우리 태양계와 같은 젊은 행성계의 형성과 진화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0년대 중반 가동 목표로 떠돌이 행성 탐색을 위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 망원경'(Nancy Grace Roman Space Telescop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천문연구원 박병곤 부원장은 "이렇게 짧은 시간 지속하는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 관측에는 관측 주기가 짧고 성능이 우수한 망원경이 필요한데 폴란드 연구팀의 망원경으로는 부족하다"며 "이번 중력 마이크로렌즈 현상 분석에 KMTnet 망원경 관측 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천문연이 2015년 10월부터 칠레·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관측소에서 운영 중인 KMTnet 1.6m 망원경은 남반구 밤하늘을 차례로 24시간, 10분 단위로 관측하면서 외계행성을 탐색할 수 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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