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열세' 유명희 공개 지지…WTO 총장 선임 끝까지 혼전(종합3보)

입력 2020-10-29 10:26   수정 2020-10-29 12:04

미국, '열세' 유명희 공개 지지…WTO 총장 선임 끝까지 혼전(종합3보)
USTR "진정한 통상 전문가"…WTO 회의에서도 유명희 지지
나이지리아 후보로 기울던 판세변화 주목…"미국의 비토로 혼란"
회원국 컨센서스로 선출…'미와 갈등' 중국 및 EU 태도가 관건



(제네바·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은진 류지복 특파원 이귀원 기자 = 미국이 28일(현지시간)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으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식 지지하고 나서면서 나이지리아 후보 쪽으로 기우는 듯하던 선거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이 공식 성명을 통해서까지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 선거전에 판세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WTO의 차기 사무총장으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선출되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유 본부장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USTR은 "유 본부장은 성공적인 통상 협상가와 무역정책 입안자로서 25년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진정한 통상 전문가"라며 "이 조직의 효과적인 지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량을 갖췄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WTO와 국제 통상은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25년간 다자간 관세 협상이 없었고 분쟁 해결 체계가 통제 불능이며 기본적인 투명성의 의무를 지키는 회원국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또 "WTO는 중대한 개혁이 매우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직접 해본 경험이 있는 누군가가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직속기관으로 미국의 통상정책을 전담하는 USTR이 공식 성명을 통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USTR 발표에 앞서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 WTO 본부에서 열린 전체 회원국 대사급 회의 뒤 기자들에게 "한 대표단이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의 입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밝혔다.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GC) 의장과 다시오 카스티요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하랄드 아스펠륀드 무역정책검토기구(TPRB) 의장 등 3명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이 득표했다고 이날 회의에서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WTO 회원국 대상의 선호도 조사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도 미국이 유 본부장 지지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쪽으로 기울던 다른 회원국들의 입장 변화 여부를 비롯해 향후 판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총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치를 놓고는 애초 예상보다는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WTO 사무총장은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얻어야 최종 선출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유 본부장 공개 지지 선언 이후 치열한 물밑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연합(EU)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들은 27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오콘조이웨알라 편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록웰 WTO 대변인을 인용, 이날 WTO 회의에서 중국 측은 "'트로이카'(troika)의 과정(process)을 지지하며 (그동안) 그 과정은 잘 진행돼왔고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의 이런 언급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트로이카'는 WTO의 일반이사회 의장, 분쟁해결기구 의장, 무역정책검토기구 의장 등 3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판세의 반전을 위해서는 EU와 중국 등의 입장 변화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WTO 사무총장 선거가 미국과 중국 간 대리전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고, 특히 WTO 개혁은 물론 최근 전방위에 걸쳐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여파 속에 EU도 무역 등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에 따른 고립주의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WTO가 그동안 제 기능성을 하지 못했다며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오는 11월 3일 치러지는 미국의 대선 결과도 차기 WTO 사무총장 선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이 막판에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이미 판세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쪽으로 상당히 기울었고,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동맹국과의 갈등 자초 등으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 본부장이 판세를 뒤집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비토로 WTO의 혼란을 야기했다"며 "새 총장을 선출하려는 노력이 장애물에 부딪혔다"고 평가했다.
WTO는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회원국이 합의한 후보를 다음 달 9일 열리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한다는 방침이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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