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 2019 안전보건공단 토크콘서트 “안전은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입력 2019-06-21 09:57   수정 2019-06-21 18:11


[하이틴 잡앤조이 1618=박인혁 기자] 2019 안전보건·진로 토크콘서트(이하 안전 콘서트)가 ‘안전에서 직업권리를 찾다’를 주제로 천안공업고등학교 체육관에서 6월 14일 개최됐다. 천안공업고 졸업생 세 명이 멘토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천안 소재 특성화고 학생 및 교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안전 콘서트는 안전보건공단, 충남교육청, 천안공업고가 후원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최 한국경제매거진이 주관했다.  



이날 행사는 천안공업고 사물놀이 동아리 ‘행목’의 흥겨운 오프닝 공연으로 시작했다. 이후 허윤 천안공업고 교장의 환영사와 우종권 안전보건공단 충남지역본부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우종권 본부장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위험 요소는 커진다”며 “안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근로자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중공업 박문수 씨, 프렉스에어코리아 서수민 씨, 충청남도청 종합건설사업소 임하성 씨가 멘토로 나섰다. 진행은 개그맨 복현규 씨와 박은보 아나운서가 맡았다. 멘토들은 현재 다니는 직장 내 안전 관리 사례를 들며 안전보건 및 진로에 대한 경험담을 진지하게 들려줬다. 



현대중공업 박문수 씨

“방심이 가장 큰 적이죠. 쉬면서도 위험 요소를 의식해야 합니다”

2017년 천안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박문수 씨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잠수함 배관을 제작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박 씨는 재학 중 3년간 기능훈련을 거쳐 취직에 성공했다.

그는 배관 제작 업무라는 비교적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항상 안전 교육을 받으며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특히 “사업장이 워낙 넓다보니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작업 시간뿐 아니라 이동하거나 휴식하면서도 안전에 유의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중공업 분야는 무거운 부품을 다루고 밀폐되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일이 흔하다”며 “위험 요소가 많은 만큼 철저한 안전 관리로 20년 무사고 사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프렉스에어코리아 서수민 사원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작은 변수라도 지나쳐서는 안 돼요”

서수민 씨는 천안공업고 전자기계과를 2018년 2월에 졸업하고 프렉스에어코리아 생산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프렉스에어코리아는 산업용 가스 전문 기업으로 산소와 질소 등 고압 기체를 생산한다. 

서 씨는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목표로 삼고 특성화고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는 ▲기계제도 ▲컴퓨터 선반 ▲컴퓨터 밀링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교대근무로 힘들기도 하지만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며 “시간과 거리에 제약이 없는 방통대 입학을 준비 중”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근무 중 안전에 대해서는 “산업 가스 전문 기업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회사 내 사고 예방이 철저하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관리자가 사소해 보이는 위험 요소도 민감하게 감지하고 제거한다”며 “매일 작업 전 위험 요소에 대해 회의하고 안전 불감증이 싹트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고 사업장 안전의 비결을 밝혔다.



충청남도 종합건설사업소 임하성 주사보

“작업자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도 책임져야죠”

충남도청 종합건설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임하성 씨는 2014년도에 천안공업고 토목과를 졸업했다. 임 씨는 현재 지방도 도로 및 터널 사업 공사감독 자격으로 도로 재포장, 배수로 공사, 도로 확장 등 공사 진행 및 안전에 대한 관리를 맡고 있다. 공무원 임용 후 군대를 다녀오고 4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다시 선택해도 진학이 아닌 취직을 선택할 것”이라며 현재 직장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공사 특성상 도로 이용자들과 인접한 곳에서 작업이 이뤄진다”며 “작업자뿐 아니라 운전자들의 안전도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특히 “높이 쌓아둔 건축 자재들은 무너지는 순간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항상 체크한다”며 공사 현장에서 특별히 관리하는 위험요소에 대해 설명했다. 

Q. 각자 근무 환경에서 생긴 직업병이 있나요?

서수민 아무래도 시끄러운 환경에서 일을 하다 보니 평소에도 큰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직업병까지는 아니겠지만 신경 쓰이는 부분이죠.

임하성 도로 공사 감독을 하다 보니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서도 도로포장이 불량하면 신경이 쓰여요.(웃음) 저도 모르게 도로 상태를 체크하게 되더군요. 

Q. 직장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박무성 가족 같은 분위기로 서로 챙겨줘서 업무상으로는 크게 어려운 일이 없습니다. 다만 제가 회사에서 여러 모임에 가입하면서 술자리가 많아져서 체력적으로 지칠 때가 있죠.(웃음)

임하성 간혹 거친 민원 전화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을 때가 있습니다. 정당한 항의가 아닌 무조건적인 폭언과 욕설을 참아내는 일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아요. 

조규선(자문위원·호서대학교 수소에너지안전기술공학과 교수) 오래전부터 민원이나 상담 전화를 받는 감정노동자를 폭언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죠. 2018년에는 마침내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돼 폭언에 대한 예방도 사업주의 의무가 됐습니다. 민원 및 상담을 위한 통화 전에 폭언을 방지하기 위한 안내 멘트를 송출하는 일도 예방의 일종입니다.



메인 행사인 토크가 끝난 후에는 초성으로 ‘토크콘서트’, ‘안전은 권리’ 등의 단어를 유추하는 초성 퀴즈가 이어졌다. 청중이 직접 궁금한 점을 묻고 멘토가 대답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됐다. 조규선 호서대학교 수소에너지안전기술공학과 교수도 자문위원으로 참석해 직장 내 안전보건에 대한 질의응답을 도왔다. 

2시간가량 진행된 안전 콘서트는 천안공업고 댄스 동아리 ‘천울’과 비보이팀 ‘더구니스’의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천안공업고 화공과에 재학 중인 3학년 제기주 학생은 “취직을 하면 현장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했는데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며 “진로와 취업에 대한 갈등도 있었는데 여러 이야기를 듣고 취업으로 결정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허윤 천안공업고 교장은 “산업이 발달하면서 위험이 직접화, 복잡화되고 있다”며 “산업 안전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충족하기 위해 앞으로 학생들에게 철저한 안전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우종권 안전보건공단 충남지역본부장 인터뷰




안전보건공단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1987년 12월 설립된 안전보건공단은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미션을 추구하며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위해 산업재해 예방 활동을 펼쳐온 공공기관입니다.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제도와 시스템, 인력 등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새로운 안전경영기법 개발 보급, 안전인증제도 시행, 전문교육 확대, 대국민 홍보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1회 안전보건 진로 토크콘서트가 성공적으로 개최됐습니다. 후원기관으로 행사를 지켜본 소감은요.

안전보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하지만 최근에 안전보건 관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여러 안전사고가 벌어지고서야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매우 유감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 지속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의 산업 환경에서 안전보건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16년 다보스 포럼 때부터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세부산업 분야에서 드론 혁명, AI 로봇, 나노, 3D프린팅, 유전공학이 발전하며 일자리 구조와 근로환경 등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근로자의 안전보건 문제도 지금과는 또 달라지겠죠. 이에 대해 잘 예상하고 예방하지 못하면 근로자들이 안전한 근로 환경을 보장받지 못할 것입니다. 미래의 산업 환경이 첨단 기술에 주로 의존하는 만큼 작은 사고의 여파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확률도 높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이 안전한 근로 환경을 위해 어떤 점을 명심해야 할까요. 

안전한 근로환경을 위해 명심해야 할 것은 ‘안전은 권리’라는 점입니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안전한 근로 환경보다는 단순히 경제적으로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찾는 데 더욱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막상 다양한 산업 전선에 뛰어들면 근로환경 속의 예상치 못한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안전에 대해 수동적인 태도를 갖게 됩니다.

하지만 본인들의 안전이 사업주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권리라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사업장 환경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고 안전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취업 후 위험한 근무 환경에 노출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위험한 근무 환경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해야 합니다. 실제로 올해 있었던 산업안전보건법의 개정 내용은 근로자들의 직간접적인 지속적인 위험 문제 제기와 관심 덕분에 실현됐습니다. 따라서 위험한 근무 환경에서는 본인 안전에 대한 권리를 잊지 마시고 공단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사회적 관심을 유도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합니다.

안전보건공단 충남지역본부는 직업계고 예비 근로자들의 안전 환경 구축을 위해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올해 우리 지역본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써 ‘자유학기제’를 시행할 예정입니다. 직업계고 등 미래의 산업 동력이 될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전보건공단의 역할과 산업 현장의 개인안전보호구를 소개하고 산업안전에 대한 기본 개념들을 공단 직원이 직접 설명하는 무료 교육입니다. 이 같은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졸업 후 구직을 하거나 일을 시작할 때 안전 권리를 스스로 챙기고 필요시에는 공단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안전 환경을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을 믿습니다. 

hyu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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