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소음 vs 힐링되는 음악···버스킹 문화, 이대로 괜찮을까

입력 2019-08-07 09:53   수정 2019-09-02 16:16






△비긴어게인 메인.(사진=JTBC)

[캠퍼스 잡앤조이=김혜선 인턴기자] 2017년 시즌1부터 시즌3까지 방영해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비긴 어게인은 한국가수가 외국으로 떠나 버스킹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인디뮤지션부터 아이돌까지 다양한 범위로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은 방송을 위한 재미뿐만 아니라,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줬다. 이에 힘입어 버스킹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피해의 목소리도 속출하기 시작하며, 버스킹 인식에 대한 새로운 논제가 등장했다. 거리 위의 예술이라고 불리던 버스킹은 소음·통행장애·쓰레기 등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 ‘길거리 소음’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낭만적으로 보여지던 버스킹이 과연 실제로는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 걸까.



△버스킹으로 인한 병목현상.(사진=김혜선 인턴기자)

버스킹이란 ‘길거리공연’이라는 뜻으로, ‘길거리에서 공연하다’라는 의미인 버스크(busk)에서 전해졌다. 버스킹을 하는 공연자들을 ‘버스커(busker)’라고 부르는데, 이 버스커들은 공연을 할 때 악기,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공연하는 이를 일컫는다. 무대의 제약이 없고, 자신이 갖춘 장비만으로 진행되는 공연인 만큼, 공자들이 자신의 무대를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녀노소 나이대를 신경쓰지 않고 즐기는 버스킹은 진입장벽이 낮아져 그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로 인한 피해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의하면 2013년 버스킹 관련 민원 신고는 평균 10건에 불과했지만, 해가 지날수록 신고 건수가 1년 평균 70%씩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민원 사유로는 ‘소음’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통행’, ‘쓰레기’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겪는 피해는 어떤 것이 있을까. 홍대 인근에 본가를 둔 박지영(22) 씨는 ‘소음’을 가장 큰 피해로 꼽았다. 박 씨는 기숙사생활을 마치고 본가로 돌아올 때마다 버스킹으로 인한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원래 버스킹을 선호하는 편이었지만, 도가 지나치는 소음과 함께 공연 촬영 시 내가 찍히진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조심해서 길을 가게 된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들도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피할 수 없었다. 버스킹존 인근 악세서리 가게 직원 A씨는 “손님과 대화를 해야 하는데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실제 악세서리 가게는 버스킹존과 마주보는 자리에 위치했으며, 이로 인해 손님과 귀를 가까이 대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A씨는 “사장님이 이런 인터뷰를 선호하지 않아 더 이상의 대답은 힘들 거 같다”고 전하며, 인근 상가들의 버스킹 피해 증가에도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전했다. 이어 소품가게를 운영하는 B씨도 “이런 인터뷰를 많이 했지만, 더 이상은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나가는 행인들은 ‘통행’에 대한 피해를 말했다. 무대가 따로 지정돼 있음에도 상당한 규모의 관객이 모일 경우, 통행로까지 나가는 현상은 피할 수 없었다. 모임을 위해 홍대에 방문한 전대수(22) 씨는 만나기로 한 일행을 10분 동안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버스킹 장소는 일정한데 무대를 하는 사람과 관객은 늘어나 통행이 매우 불편해졌다. 장소를 줄이거나 더 큰 곳으로 확대해서 통행에 지장이 없으면 좋겠다”며, 피해를 말했다. 

한편, 버스킹 피해는 홍대와 같은 번화가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발생했다. 부천역 인근에서 자취를 시작한 김혜진(26) 씨는 밖에서 들리는 노랫소리 때문에 더운 여름밤에도 창문을 여는 것이 쉽지 않다. 김 씨가 거주 중인 곳은 버스킹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지역임에도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고 했다. 김 씨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들으면서, 새벽에 잠에서 깨 괴로워한 적이 있다. 이렇게 늦은 시간 공연으로 피해를 주면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버스킹 관련 콘텐츠(사진=오마르의 삶, 제보 이거 실화냐).

버스킹에 대한 논제가 도마 위의 생선으로 오르면서 이를 주제로 콘텐츠를 내놓은 사람들이 등장했다.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유튜버 ‘오마르의 삶’은 자신의 일화를 담아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하는 흔한 착각’이라는 영상을 내놓았다. 영상에는 공연에 대한 정의부터 민폐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얘기했다. 또한, 연남동에 위치한 ‘연트럴파크’에서 진행되는 버스킹에 대한 인근 점주들의 의견까지 담았다. 이 영상은 30만을 넘는 조회수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댓글에는 “뼈때린다”, “할말 대신 해줘서 고맙다” 등 공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제보 이거 실화냐’에서는 밤 10시 이후 버스킹 현장을 직접 방문해 그 심각성을 보였다. 영상에 나온 제보자는 “스피커는 원래 소형 앰프 하나만 쓰면 되는데 2개 혹은 대형을 써서 너무 시끄럽다. 인근 주민들이 매일 경찰서에 신고한다”라며 직접 겪은 피해에 대해 얘기했다. 영상에서는 실제 버스킹 현장 방문을 통해 소음의 정도와 인근 상인들의 볼멘소리를 전하며, 버스킹에 대한 실제 여론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포구에서 설치한 '밤 10시 이후 앰프 사용금지' 현수막(사진=김혜선 인턴기자).


마포구청도 골머리 앓는다···“제발 자제 바랍니다”

마포구청도 해결책 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주민들의 민원 신고와 피해입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해 2017년부터 버스킹 규제를 시작해, 홈페이지에 야외공연장 사용 안내를 게재했다. 기본 규정으로 △소형앰프 사용 및 지정장소 외 공연금지 △밤 10시 이후 앰프사용 및 공연금지 △팀명·장비·공연내용 부적정, 허위작성시 승인 취소가 있었다. 또한, 세부 규정으로 △버스킹 존에서만 공연 가능 △1회 1시간 사용(1회 연장 가능) △주 2회 사용가능을 홈페이지를 통해 명시했으며, 이를 어길시 위반일로부터 3개월 이용제한이라는 규제도 공지돼 있었다. 

하지만 이 규제 또한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마포구청 측은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밤 10시 이후 앰프사용 및 공연금지’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버스킹존에 설치하며,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그러나 마포구청 근무시간(9~18시) 내 민원신고는 하루 평균 2건이었으며, 18시 이후의 민원은 알 수 없고 해결할 방법도 없다. 또한, 버스킹 민원은 현장 제제 외에는 법적으로 처벌할 방법이 없어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버스커들은 여전히 사용 안내를 준수하지 않는 것을 나타냈으며, 민원신고에 관해서 입을 닫았다.

이와 함께 불법행위까지 등장한 버스킹 문화에 마포구청은 골머리를 앓았다. 마포구청 측은 마포문화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일 전월 20일 18시부터 선착순이라는 야외공영연장 예약방법을 게재했다. 하지만 개선된 버스킹 문화를 위한 것이라는 취지가 무상하게 빈번히 불법프로그램사용 행위가 이뤄졌다. 마포구 관계자는 “이 때문에 버스킹존 신청에 큰 오류를 겪었던 적이 있다. 유일하게 법적 제제를 할 수 있는 게 위와 같은 행동만큼은 자제 바란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버스킹 문화에 대한 인터넷상 의견도 분분했다. 다음 커뮤니티를 통해 양립된 의견을 볼 수 있었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귀도 먹먹해지고 소음공해 밖에 안 되는 거 같다”, “그 거리를 피하기 위해 이전 정거장에서 하차한 후 걸어간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반면, “지나가면서 들으면 힐링된다”, “오랜만에 갔더니 보는 재미가 있다” 와 같은 긍정적인 반응도 있는 것으로 봐, 버스킹 피해 논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hsunn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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