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눈치보여 학보사에서 못 쓰는 기사, 이곳에서 쓴다?···대학 내 자유 언론 ‘대학알리’

입력 2019-10-24 19:59   수정 2019-11-03 20:01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김화영 대학생 기자] 각 대학교의 학보사는 학교의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자유로운 편집권을 갖지 못하기도 한다. 특히 교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겨난 대학 내 독립 자치언론은 비판과 지지의 다양한 시선 속에서 유지되고 있다. 학보사는 대학 독립 자치언론기구에 대해 같은 언론 기구로서 응원해주기도 하고 연합 취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는 학보사가 취재하지 못하는 사건을 제보해주기도 한다. 때로는 신뢰도 문제 때문에 학보사와 학우들의 걱정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학보사에서 편집권과 언론인이란

지난 2012년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외대)의 학보사인 ‘외대학보’는 총학생회 선거 관련 내용을 보도해 징계 압박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 외대 본부는 외대학보에 대한 예산 및 언론장학금을 무기로 강유나 편집장(당시 외대학보 편집장)의 해임을 압박했다. 이렇게 학보사에는 자유로운 편집권이 보장돼 있지 않다. 이러한 일은 비단 외대만의 일이 아니다.

다른 대학언론들도 편집권 침해에 대해 백지발행, 학보 예산을 둔 학교 본부의 압박, 편집장이나 기자의 해임 등을 겪었다. 이런 이유로 안전한 기사 주제를 찾게 되고 이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결국 학보사에서 편집권과 언론인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고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꿈꾸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대학 내 알 권리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





△(위에서부터) ‘대학알리’ 로고, 소속 기자 일부 모습. (사진 제공=차종관 대학알리 대표)







학교 눈치 없이 기사를 써보자, ‘외대알리’부터 ‘대학알리’까지

2012년 강유나 편집장은 외대학보를 나오고 1년 후, ‘외대알리’를 창간했다. 학교의 편집권 침해 없이 기사를 쓰고 취재할 수 있는 외대의 독립 자치언론이 탄생한 것이다. 이로써 학우들의 알 권리까지 보장할 수 있게 됐다. 강 편집장의 창간 이후 편집권 침해가 없는 자유로운 언론인을 꿈꾸는 바람은 타 대학에도 전파되며 ‘N대알리’라는 개념이 여러 대학에 자리 잡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창간된 각 학교의 N대알리는 기성 언론이 주목하지 못하는 부분을 다루는 것을 목표로 나아간다. 대학과 청년 사회의 문제점을 청년의 시작으로 바라보고 비판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의제를 놓지 않는다. 아울러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식의 기사를 쓰기도 하고, 사회 고발 기사를 통해 청년 사회 내 공론의 장 마련을 추구한다.

‘N대알리’를 통합해 ‘대학알리’도 만들어졌다. 올 9월부터 차종관(25) 대학알리 대표는 여러 학교의 ‘N대알리’를 대표하는 사무국과 편집국을 갖춘 비영리 독립언론 대학알리를 개설했다. 대학알리는 학교 내 N대알리, 즉, 로컬알리 창간을 지원한다. 각 대학의 취재팀을 구성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대학 독립 자치언론을 프랜차이즈 식으로 다양한 대학교에 존재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창간된 여러 N대알리는 대학알리 내에서 자치적인 편집권과 의결권을 가진 취재팀이 되고, 사람을 모집해 취재, 편집을 진행하는데 자유롭다. 이를 위한 최소한의 인프라만 구축돼 있으면 가능하다. 구체적으로 사무국과 편집국은 대학알리 운영 및 교육, 대학언론 간 네트워킹을 주관해 학생 기자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대학알리는 학교의 지원을 받지 않아서 자유로운 편집권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은 성장하는 단계다. 자생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알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고 함께할 기자들을 항상 기다리고 있다. 대학알리는 사회에서 누구보다 역동적일 수 있는 청년들의 움직임이다.





△(왼쪽부터)‘대학알리’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메인화면.

많은 대학에 있던 N대알리는 전국 대학 9곳에 창간됐으나 지속성과 자생력 부족으로 인해 현재는 한국외대, 성공회대, 전남대, 한림대에서만 발행되고 있다. 각 N대알리는 자기들만의 정체성을 보이며 학내 문제에 집중하거나 에세이를 내기도 한다. 학내 문제를 빠르게 알리고 정치적인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데도 노력한다. 각 취재팀에 소속된 기자들은 편집장과 사수에게 기획안과 기사를 송고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최종 완성된 기사는 ‘대학알리’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유통되며 지난달까지는 지면도 발행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매체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학보사가 아닌 ‘대학알리’라서 가능한 보도

이새롬(25)대학알리 기자는 “학보사와 달리 사회의 편견을 깨거나 관심이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기사를 쓰고자 한다. ‘대학알리’는 약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사와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끝없는 취재와 기사 발행이 가능한 곳이다. 또 다양한 학교의 기자들이 모인 만큼 학교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대학알리’라서 가능한 것들에 주목했고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아현(가톨릭대, 23)대학알리 기자 역시 가대알리를 창간하고 현재는 휴간 중에 있어서 ‘대학알리’ 본부에 집중하며 사무국 및 편집국에서 일하고 있다. 최 씨는 “대학알리는 정체성 자체가 독립언론이기 때문에 조금 더 다양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며 대학알리에 함께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차종관 대학알리 대표는 청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본래 기사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형식의 기사를 발행하는 중에 있다고 밝혔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어투에도 변화를 주며 연례 없는 기사를 만들고자 한다. 또 토론회와 스터디를 열며 청년들의 언론의 장을 만드는데도 힘쓰고 있다.



‘대학알리’에서 개최한 토론회 사진. (사진 제공=차종관 대학알리 대표)







대학알리를 통해서 본 독립 자치언론의 미래

차 대표는 “언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 청년 사회에 주목하고 대학알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한다면, 후원과 더불어 대학알리 기자로 함께 하길 바란다. 그리고 함께 대학의 언론자유를 실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많은 대학언론인은 일부 학보사에서 활동하면서 겪는 한계로 인해 독립자치언론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독립 자치언론은 현실적으로 자생력과 지속가능성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대학생 기자로 이뤄진 만큼 취업과 학업 때문에 장기간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그간 대학알리 외에 다양한 독립 자치언론이 있었지만, 장기간 지속되지 못했다. 유지하고 있더라도 휴간을 반복하며 힘겹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 대학알리는 대학언론인들의 희망을 가득 안고 그 마지막에 서있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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