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찬] 야구선수 출신 최초 대학 총장, 박노준 안양대 총장 “어릴 적부터 지고는 못 사는 승부근성 있어”

입력 2020-04-02 16:41   수정 2020-04-03 10:14

[청춘만찬] 야구선수 출신 최초 대학 총장, 박노준 안양대 총장 “어릴 적부터 지고는 못 사는 승부근성 있어”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 시작, “지고는 못살아, 승부 근성 강한 아이”

-중학교 1학년 시절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노력하면 된다” 깨우쳐

-선린상고 시절 투타 뛰어나 고교 야구의 전설로 불려

-‘기업 경영’에도 관심 많아, 체육학과 대신 고려대 경영학과 택해

-스포츠 아카데미 설립 꿈, “고교 졸업 운동선수들 활동 이어가게 하고 싶어”



[PROFILE]

박노준 안양대 총장

1962년생

2020.02 제11대 안양대 총장

2019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회장

2013 제2회 대한민국야구박람회 조직위원장

2012 JTBC 야구 해설위원, 우석대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2009 서울산업대 홍보대사

2008 우리 히어로즈 단장,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야구단 단장

2001~2007 SBS 야구 해설위원

1998~1999 미국 MLB 야구단 코치

프로경력 OB베어스(1986~1992), 해태타이거즈(1992), 쌍방울 레이더스(1993~1997)

고려대 경영학 학사, 호서대 대학원 벤처경영학과 박사

봉천초등-선린중-선린상고 졸업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박노준(58) 안양대 총장은 야구선수 출신 첫 대학 총장이다. 1980년대 초 선린상고 시절, 투수와 타자 둘 다 뛰어났던 그는 소녀팬들을 설레게 한 고교 야구의 전설이었다. 박 총장이 대학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남들보다 한 발짝 더 노력하면 된다’고 깨우친 덕이다. 박 총장은 “어린 시절부터 지는 걸 싫어하는 승부 근성이 여기까지 이끌었다”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뛰어난 운동 실력만큼 학업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 전공을 체육학과 대신 경영학과를 택했다. 박 총장은 야구선수 은퇴 후 미국 MLB 야구단 코치, 야구 해설가, 대한야구협회 기획·마케팅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그의 또 다른 최초 기록이 있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처음 맡은 야구단 단장이다. 우리 히어로즈(現 키움 히어로즈) 부사장 겸 단장을 맡아 야구단을 운영했다. 2019년 1월부터는 전·현직 국가대표 2만5000여명이 가입된 사단법인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3월 26일 안양대 총장실에서 박노준 총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개강을 맞았지만, 학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한산했다. 반면 박 총장 사무실은 10분 간격으로 잡혀있는 미팅으로 시끌벅적했다. 

박 총장의 임기는 2023년 2월까지다. 취임 한 달여를 보낸 그는 “장학금과 기부금을 잘 유치하는 ‘CEO형 총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안양대 측은 “유연한 소통능력과 뛰어난 추진력으로 학교의 내실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박 총장과의 인터뷰는 스포츠 스타 출신의 얼굴마담 총장이 아니라 안양대의 미래 발전을 위해 준비된 총장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첫 대학 총장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책임감이 크다. 운동선수 출신도 얼마든지 학계에서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안양대가 혁신적인 강소 대학으로 거듭나는데 일익을 감당할 수 있겠다 싶어 총장직을 수락했다. 전체 구성원들을 강력한 원팀으로 만들어 글로벌 명문대학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3년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안양대를 알리는 일이다. 안양대는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안양시에 위치해 수도권 대학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경쟁력 있는 학과와 역량 있는 교수들도 많다. 학생들이 안양대를 많이 알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교를 알리고 싶다. 동문 역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학교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3년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일이다.”





△선린상고 시절의 박노준 안양대 총장. 박 총장은 고교시절 투수와 타자 둘 다 뛰어났다.

야구는 언제 시작했나

“야구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했다. 지고는 못사는 성격으로 근성이 있었다. (웃음)”

학창시절 실력이 굉장했다

“중학교 1학년 때 남들보다 덜 자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혼자 깨우쳤다. (웃음) 행동으로 옮겼더니 실력도 많이 늘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연습을 더 많이 했다. 그때 노력하면 대가가 따른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 가치관이 운동을 그만두고도 코치, 해설가, 야구단 단장 그리고 총장까지 맡을 수 있게 이끈 것 같다.”

대학 입학 당시 경영학과를 택했다

“고교 시절 운동을 했지만 ‘기업 경영’에도 관심이 많았다. 훗날 회사를 경영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운동하면서도 틈틈이 책을 봤는데, 성공한 CEO 자서전을 많이 봤다. 경영학과를 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경영학을 공부하면 나중에 야구를 하지 않더라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려면 힘들었겠다

“그래서 학점이 높지는 않다. (웃음) 수업은 가능하면 참석하려고 마음먹었다. 과제 제출도 열심히 했다. 그때 공부하는 습관을 놓치지 않았던 것이 지금의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한 거라는 생각도 든다.”

선수 출신 최초로 야구단 단장도 맡았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의 초대 단장을 맡았다. 당시 우리 히어로즈는 공중분해의 위기에 놓인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했다. 존폐위기에 놓였던 구단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당시 우리 히어로즈는 국내 프로야구에는 없던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구단을 운영했다. 야구단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이 지원하고 그 기업의 이름을 선수들의 유니폼 등에 새겨 광고를 해주는 마케팅 방식이다. 팀 이름도 메인 후원 기업명으로 정했다. 당시 ‘우리 담배’에서 3년간 100억원씩 받고 헬멧, 유니폼 등에 이름을 붙였다. 기업은 140여 야구 경기에 기업 타이틀이 쓰인 유니폼을 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키움 히어로즈도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

“안양대를 글로벌 명문학교로 만들 자신 있어”

앞으로 안양대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마케팅에는 자신 있다. 마케팅을 잘해 기부금 등을 많이 유치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더 많이 주고 싶다. 안양대는 인천시 강화도에 10만평 부지의 제2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이곳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스포츠 분야에 강점을 가진 만큼 ‘스포츠 아카데미’와 체육대학 설립도 고려 중이다. 스포츠 마케팅, 스포츠 의학 등 스포츠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체육대학 학생들이 공부하며 운동도 계속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어떤 종목의 스포츠 아카데미인가

“안양대 스포츠 아카데미는 야구, 축구 등 하나의 특정 종목이 아니라 모든 종목을 아우르는 종합 아카데미로 설립할 것이다. 이곳에서 수강생들은 스포츠에 관계된 행정부터 마케팅, 해설, 총무, 심판, 기록 등 분야 전부를 배울 수 있다. 프로스포츠 단체들과 협약도 맺어 사회 진출도 도울 것이다. 선수 출신뿐만 아니라 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일반인들에게도 교육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운동을 포기해야 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겠다

“그렇다. 야구를 예를 들면 한해 80여개 고교에서 운동선수 1000여명이 졸업을 한다. 이들 중 100명만이 프로야구단에 들어가고, 400명은 대학을 간다. 나머지 500명은 운동을 포기해야 한다. 다른 종목들도 고교선수들은 프로진출이나 대학진학을 못 하면 운동을 포기한다. 아카데미를 통해 이들이 계속 운동 할 기회를 주고 싶다.”

학교 발전을 위해 또 무엇이 필요할까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쌓아온 정·재계 인사들과 더 적극적인 교류를 펼쳐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학교 운영에 대해 전권을 받은 만큼 임기 3년 동안 전력을 다하겠다.”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는 말도 있지 않나. 하지만 그 기회는 준비하고 있어야 잡을 수 있다. 운동한다고 공부를 못한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계속 공부를 했기에 총장이라는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었다. 청년들 역시 준비를 통해 본인에게 온 기회를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jinho2323@hankyung.com

[사진=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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