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여성혐오'로 얼룩진 한국외대, A명예교수 감싸기로 2차 가해 우려···동료 교수 “그렇게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분”

입력 2020-05-29 14:11   수정 2020-06-01 10:54


-한국외대 홍보실 관계자 초기 대응 부적절 “법적으로 문제없다”, “피해자 없어” A명예교수 옹호




-동료교수, 학생들에 메일 보내 ‘A명예교수가 강단에 서기에 부족한 분으로 생각하느냐’ 되묻기도




-한국외대 측, 29일 진상조사위원회 비공개로 열려






△한국외대 전경.(사진 출처=한경DB) 


[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내 딸도 야하게 자라길’, ‘아내는 순종하는 여자여야’, ‘불륜의 주범은 년’···. 한국외대 A명예교수의 여성혐오글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A교수의 글을 접한 한국외대 재학생 및 동문들은 “저게 딸한테 할 소리냐”, “내가 지금 뭘 본거지...”, “소름 돋는다”, “외대동문으로 쪽 팔린다”, “또 우리 학교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건의 발단은 A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수필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라는 과제를 부여하면서 시작됐다. A교수의 블로그에는 여성을 상품화하고 여성혐오적인 글이 다수 발견됐다. A교수의 글을 본 학생들은 부적절하다며 항의 메일을 보냈으나 A교수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라며 교수를 협박하지 말라고 답변했다. 

논란이 된 한국외대 A명예교수의 블로그 中


“하나만 벗으라 했는데 둘을 벗는다. 허리를 세우며 이미 풍만한 가슴을 더 밀어냈다.

“이렇게요? 더 벗어요?”

수줍은 표정, 그러나 말만 떨어지면 다 벗어던질 눈치다. 

“아뇨. 됐습니다. 안 벗어도 다 보이네요. 하하하”

이번 사태가 16일 한국외대 독립 언론 ‘외대알리’에 알려지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공론화됐고, 22일 캠퍼스 잡앤조이에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하지만 사건이 세상에 퍼지기 전 무마할 수 있었던 기회는 있었다. A교수의 강의를 수강 중인 B학생이 감상문 과제 확인 후 A교수에게 <‘교수님 수필 읽고 감상문 제출’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B학생은 메일을 통해 “객관적으로 소감문을 작성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댓글 달기처럼 누가 더 아부를 잘 하나로 변질될 것 같아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 이어 “창녀촌 거리를 구경한 이야기, 개 짖는 소리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불륜의 원죄는 여자에게 있다는 이야기 등 학교 성평등 센터에 문의해 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자신의 생각을 적은 글들이기에, 그리고 저에게 불이익이 올까 무서운 마음에 혼자 불쾌함만 느끼고 있습니다”라는 메일을 보냈다.  

B학생이 보낸 메일에 A교수의 답장은 의아했다. A교수는 “하하하하하 그런 글들까지 왜 굳이 찾아 읽었을까~~? 불쾌했다면 미안! (중략) 많은 사람들이 내 수필집 책을 읽고 그리 평가했듯이 대부분 ‘아내 예찬론’인데?? 내 아내가 교회 목사님 포함해서 아는 사람에게도 많이 뿌린 책이었는데?(참! 성평등센터 문의는 해도 좋음! ‘교수에게 협박’이 아니었길!!!)”이라고 응수했다. 

A교수가 B학생의 항의 메일을 받고 사과했더라면 사건은 일단락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A교수의 답변 메일을 본 한 학생은 “솔직히 전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전혀 설득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지친다”고 토로했다. 

동료 교수 및 학교 관계자 2차 가해 우려

학교 측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22일 A교수 관련 기사가 보도된 이후 한국외대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법적으로 문제되진 않는다”며 “피해자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10년 전 농담 삼아 삶을 어떻게 살지 성찰하는 글을 뒤져서 문제제기해서 되겠느냐”라며 A교수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A명예교수의 동료 교수가 A교수의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냈다.(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처화면)


한국외대 경영대학 C교수는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A교수에게) 간혹 연락드릴 때면, 한 주에 10시간씩 강의 준비를 하신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교수님께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온라인 강의가 될지 몰라 더욱 열정적으로 강의하다보면 밤을 자주 지새우게 된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언급했다. 이어 C교수는 A교수가 해당 과목의 교육에 있어서 과연 부족함이 있었는지, 책임감 없는 원격 강의를 진행시켜왔는지, 언론의 보도나 총학의 요구처럼 강단에 서기에 부족한 분으로 생각하는지를 학생들에게 물었다. C교수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평가되어서는 안 되는 분이라고 확신한다”며 “학교의 진상 조사위원회 개최가 임박하다고 하니, 신속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라도 여러분의 용기 있는 의견이 절실하다. 여러분의 진솔한 의견을 이메일 답장으로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외대 측은 29일 A교수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 쯤 A교수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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