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스니커 테크’…인기 요인은?

입력 2020-07-14 09:12  


[한경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장준서 대학생 기자] ‘나이키 톰 삭스 마스야드 팝니다. 미착용이고 한정 수량임을 고려해서 500만원입니다’,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팔아요. 현재 나오지 않는 제품으로 50만원에 저렴하게 넘겨드려요’



△최근 중고장터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물품 중 하나는 신발이다. (사진 출처=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

한정판 운동화를 리셀(재판매)하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지난해 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국내 최대 스니커즈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나이키 매니아’의 경우, 그 회원 수가 86만 명에 달한다. 신발을 되팔면서 시세차익으로 이익을 보는 ‘스니커 테크’라는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다. 과거엔 단순히 신발의 한 종류였던 운동화가,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일까.



△ 최근 재발매를 선착순으로 진행한 아디다스의 인기 제품 중 하나인 ‘이지 부스트 지브라’. (사진 출처=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









주목받는 운동화 시장, 리셀 시장도 덩달아 성장

2016년, 넓은 발볼과 투박한 실루엣을 가진 운동화를 뜻하는 어글리 슈즈 열풍이 불었다. 이후 운동화는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구찌, 발렌시아가 등도 어글리 슈즈 대란에 참여하면서 운동화 시장은 그 파이를 넓혀갔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캐주얼 브랜드도 심미적인 측면에 집중한 신발을 발매하면서, 운동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중의 관심과 함께 다양한 신발들이 한정판으로 출시하면서 리셀 시장도 동시에 커졌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희소성 있는 제품의 경우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히 크다. 리셀러들은 그 차이를 이용해서 손쉽게 이득을 챙긴다. 사례에서 등장한 ‘이지 부스트’나 나이키의 ‘조던’ 시리즈 같이 인기 있는 신발들은 선착순이나 추첨을 통해 발매가 진행된다. 당첨되지 못한 사람들은 중고장터를 통해 웃돈을 얹어가며 구매할 수밖에 없다. 타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들은 더욱 수량이 적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컨버스와 J.W.앤더슨이 콜라보한 ‘런스타 하이크’는 발매가가 16만원이었지만, 현재 중고장터에서 50만원가량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나이키가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벤앤제리스’와 협업해 발매한 ‘청키덩키’는 발매가 대비 10배 이상 값이 올랐다.

대학생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를 추구하면서 그 트렌드는 스니커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들은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신발을 얻으려 한다. 특히 아티스트와 콜라보한 신발은 애정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도 이용되기도 해 심리적 만족감을 더욱 높여준다. 2019년 말 나이키와 지드래곤이 협업한 신발은 현재까지도 발매가 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으며,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실제로 한정판 신발을 리셀 시장에서 구한 윤민(고려대 행정학과·24)씨는 “비싸게 구하긴 했지만,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신발을 신을 땐 덩달아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셀러들은 판매의 목적으로 신발을 구매한다.

정보 비대칭성, 투기…리셀의 이면

리셀 자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구매자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정보 비대칭성이 큰 거래이기 때문이다. 구매자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믿을 수밖에 없다. 제품의 불량이나 훼손 여부를 판매자가 감췄다면 소비자는 이를 모른 채 구매하게 된다. 이를 보호할 규제도 부족하다. 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조정하는 곳은 한국소비자원이다. 하지만 사업자와 개인 간의 분쟁을 중재하는 곳으로 원칙상 개인 간 거래는 개입이 제한된다.

신발을 되파는 것이 큰 시세차익을 남기면서 전문 리셀꾼이 등장했다. 이들은 처음부터 판매를 목적으로 다중계정이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추첨에 응모한다. 이후 한정판 신발이 리셀꾼을 거치면서 가격은 더욱 뛰게 된다. 즉,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하는 것이다. 또한 당첨 확률도 더 낮아지면서, 운동화를 진정으로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리셀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크림은 즉시 구매가와 판매가, 한 달간의 시세를 보여줘 소비자에게 도움을 준다. (사진 출처=크림 캡처)

리셀 앱의 등장, 안전한 거래 방식에 소비자 몰려

스니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안정적인 리셀 문화를 위해 기업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발매했다. 기존의 국내 리셀 시장은 스타트업 기업인 ‘프로그’나 서울옥션블루가 운영하는 ‘XXblue’등 중소업체들 위주로 진행됐다. 하지만 네이버와 무신사가 올해 각각 ‘크림(KREAM)’과 ‘솔드아웃(soldout_)’을 출시하면서 대기업의 참전을 알렸다. 특히 네이버가 출시한 크림은 수수료와 배송료를 없애면서 경쟁업체와의 우위를 선점하려 했다. 또한 나이키 매니아와 독점 광고 계약을 맺어 카페 내 타 업체 언급을 금지하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취했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일반 중고 거래와 다른 품질 보증 시스템과 전문적인 검수 과정이다. 판매자가 보낸 신발의 오염과 훼손, 위조품 여부가 면밀히 검토된 후 통과해야만 상품으로 등록될 수 있다. 백진우(한양대 경영학과·24) 씨는 “전문적인 리셀 앱을 더 자주 애용한다. 비싼 돈 주고 사는 신발인데 흠집이 있거나 가짜면 속상하기 때문”이라며 앱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또한 안정적인 시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시간 변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판매자의 희망 가격이 일치할 때 거래가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가격에 거래가 진행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코웬앤드컴퍼니는 세계 스니커 리셀 시장이 2025년까지 약 6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 발표했다. 국내 또한 스니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안전한 중고거래가 가능한 리셀 앱의 등장은 건전한 리셀 문화 정착의 계기가 될 것이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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