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은 문과생의 인턴 합격기 “전공 한계 느낄 필요 없어… 능력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

입력 2020-08-04 13:36   수정 2020-08-14 11:05


[한경 잡앤조이=이도희 기자/한수연 대학생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일상생활의 모습이 바뀐 지 반년이 넘은 현재, 대학생들이 겪는 대표적 문제가 ‘취업난’이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대졸 신입직 구직자 중 27.0%만이 최종 입사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이는 작년의 37.7%보다 10.7% 감소한 수치다. 취업자 중 전공별로는 이공계열이 31.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를 29.0%로 경상계열이었다. 두 전공의 취업 성공률을 합한 비율은 60%를 넘는다. 이는 인문계열, 예체능계열, 사범계열 등 타 전공자들의 취업률을 모두 합한 비율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0%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양대 에브리타임.


“취업, 이공계열과 경상계열만 유리?”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통과하기 어려워진 취업 문을 이공계열과 경상계열이 아님에도 통과한 두 학생이 있다. 대학생 김가영(가명·서울 소재 대학 영어영문, 21) 씨와 박영민(가명·상명대 무대미술, 22) 씨를 만나 인문계열, 혹은 예체능계열로서 인턴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합격한 인턴 직무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김가영: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트렌드 리서치를 비롯한 시장조사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박영민: 공연예술 프로덕션 매니지먼트에서 동선 및 큐시트 정리, 출연진 케어 업무 등을 하며 무대감독과 무대 디자이너의 서포트를 맡고 있다.

해당 직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가영: 최종적으로 온라인 유통업계를 선택한 이유는 나의 성격과 큰 관련이 있다. 본 업계는 멀티 플레이어여야 한다. 그동안 나의 경험과 성격을 보았을 때, 하나를 집중적으로 하는 전문가보다는 멀티 플레이어의 성격이 강했다. 이러한 성격이 본 업계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선택했다.”

박영민: 평소에 연극과 뮤지컬 등 극장 공연에 관심이 많았고, 또 자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미술 쪽 직무를 생각했다. 결정적으로, 대학에서 여러 이론과 실습을 경험하면서 공모전 등 관련 활동을 많이 해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인턴 합격을 위해서 대학 생활 중에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가

김가영: 일단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지원했다. 도움을 많이 받았던 선배의 말로는, 문과 학생은 보통 취업 준비를 할 때 100개가 넘는 기업에 지원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적어도 몇십 개의 이력서를 넣어야 인턴에 합격할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웃음) 또 중요한 것이 ‘나’와 회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나의 특장점과 경험들은 물론이고 회사의 특징과 인재상, 지원한 직무의 주요 업무를 엑셀 파일에 정리하였다. 자기소개서는 그동안 내가 찍어온 점들을 잇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리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박영민: 방학 때는 GTQ, CAD, 스케치 업, 3D MAX 등 도면 작성 및 3D 프로그램을 학습했다. 또, 작년 겨울에는 친구들과 모션 그래픽 공모전에 참가하였고 현재는 건축 디자인 공모전을 준비 중이다. 학기 중에는 학교나 학교 연계 기업에서 진행하는 연극, 영화 세트 작업에 크루나 어시스턴트로 참여해왔다.” 



B 씨가 크루로 활동하며 제작했던 세트

인턴 준비 당시 자주 참고했던 사이트나 카페 등이 있는지

김가영: 학교 커뮤니티 내 취업 게시판과 관련 책도 많이 보았다. 외국계 기업을 쓸 때는 레쥬메와 커버 레터를 작성해야 했는데, 규격화된 형식이 있어 책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박영민: 학교 연계 기업이어서, 특정 사이트가 아닌 평소 학생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시는 교수님의 추천으로 이번 인턴을 지원하게 되었다.



△ 외국계 기업에 지원할 때 참고했던 책

이번 인턴 합격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가영: 관련 경험이 많지는 않지만, 그 경험 내에서도 연관성을 찾아내어 그것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냈던 것이 중요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 일례로, 저학년 때 그저 공연이 좋아서 교내 공연 동아리를 했었다. 돌이켜보니 협력 및 갈등 해결 등 해당 활동에서 배운 점이 많아, 직무와 관련이 없더라도 자기소개서에서 풀어낼 이야기가 많았다. 무엇을 했든, 그 속에서 진정으로 배운 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박영민: 공연 현장에 참여하는 일인 만큼 작업경험과 전공학점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 현장 경험이 있으므로, 공연의 전체적인 진행 루트나 세팅 방법을 어느 정도 숙지한 상태이다. 이러한 경험이 인턴 합격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된다. 또, 전공과 밀접한 직무이므로 높은 전공학점이 직무 수행 능력의 판단 기준이 된 것 같다.



흔히들 취업이 쉽다고 생각하는 전공이 아니다. 그럼에도 인문계열 혹은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차별점을 두기 위해 갖춰야 할 소양이나 요소가 있는지

김가영: 분석적 사고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교수님께 들었던 말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다. 바로 분석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분석한 내용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었을 당시에는 와닿지 않았는데, 인턴을 준비하면서 절감하게 되었다.

박영민: 미술 쪽은 이론 공부만으로는 학습에 한계가 있으므로 앞서 말했듯 현장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공 관련 프로그램을 배워두면 취업의 폭이 넓어진다. 디자인 관련 프로그램 중,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분야의 프로그램을 5개 이상 전문적으로 다룬다면 취업 시장에서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미술대학 학생들은 자격증은 기본적으로 취득하고, 공모전 수상 경험을 쌓으며 외부작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인문계 혹은 예체능계 학생이기 때문에 이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있는지

김가영: 전공 때문인지, 어학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평소에 가장 열심히 준비했었다. 높은 토익 점수를 비롯하여 중급 정도 되는 제2외국어 실력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박영민: 어떠한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 독특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재료나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되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열심히 인턴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김가영: 인턴을 구할 때 제일 힘든 것이 불합격의 반복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약 이 회사에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데 쏟을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인턴 지원 자체가 의미 없다고 느껴졌고, 자존감도 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나서 멘탈을 잡고 계속 정진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영민: 무대, 공연 등 예술 관련 직종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리 두기 공연, 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라이브 공연 등으로 새롭게 대중들에게 문화와 여가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어떠한 형태로든 관객들에게 양질의 공연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이는 예체능계열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필수적으로 생기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다시 오프라인 공연이 성행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다들 포기하지 않고 힘내셨으면 좋겠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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