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e커머스가 사랑한 IT인재] "테크직군 입사자 전원 5천만원 보너스···개발자 얼마든지 더 뽑을 것" 전준희 쿠팡 부사장

입력 2020-08-12 11:42  

[뜨는 e커머스가 사랑한 IT인재] "테크직군 입사자 전원 5천만원 보너스···개발자 얼마든지 더 뽑을 것" 전준희 쿠팡 부사장


[한경 잡앤조이=이진이 기자] 이커머스 업계의 인재 모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쿠팡은 지난 6월 대규모 테크직군 경력 공채에 나서며 입사자 전원에게 5000만원의 사이닝 보너스를 지급하는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었다.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 개발총괄에 전준희 신임 부사장을 영입하며 혁신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전준희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이 힘들어하는 상황 속에서 로켓배송이라는 혁신 서비스에 주목했다. 국내 유명 IT기업 창업부터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구글(Google), 우버(Uber) 등 글로벌 기업까지 다양한 개발환경을 두루 경험한 컴퓨터 사이언스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가인 그가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다. 

지난 8월 1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본사에서 만난 전준희 부사장은 “뛰어난 개발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더 뽑겠다”며 경력직 상시 채용 통해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신입 개발자 채용도 예고했다. 



쿠팡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구글을 나올 때가 터닝포인트였다. 그 전에는 온라인이라는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서비스를 많이 만들었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온라인 버블이 커졌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닷컴이 다 나왔다. 혁명은 끝났고 다음에 인류가 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사람들의 실생활에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우버를 선택했다. 어떻게 보면 교통수단이 없어서 일을 못하거나 사람을 못 만나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퍼졌다. 트랜스포테이션 마켓을 비롯해 호텔, 외식업 등이 다 어려워졌다. 바이러스에서 벗어나 정상궤도가 될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지만 이걸 기회로 삼아 원래 생각했던 오프라인 비즈니스 중에 임팩트가 있을 만한 걸 고민하다가 쿠팡이 눈에 띄었다. 커리어패스(Career Path)로 삼았던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나아가 한국 IT 업계에도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개발자가 갖춰야 하는 자질은 무엇인가

“세가지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개발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여러 프로젝트를 단시간에 많이 하기보다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솔루션인지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빨리 구현해서 만들고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가는 것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많은 프로젝트를 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동작을 빠르게 할지, 비용을 적게 들일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지 등 하이퀄리티를 구현하는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협업 능력이다. 큰 프로젝트를 할수록 점점 많은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 뛰어난 개발자일수록 아집이 생기다보니 스스로 일을 망치기도 한다. 나 역시 한국에서 잘한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 1000명 규모의 회사를 다닐 때도 톱5 안에 드니 잘하는 줄 알았다. 구글에 들어갔더니 천재들이 많더라. 경력 6년차의 나보다 열 살 어린 친구가 15년차인 나와 비슷한 레벨인 걸보면서 겸손함을 배웠다. 결국 오픈 마인드가 자신을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비즈니스 마인드다. 앞에 두 가지를 아무리 잘해도 매번 망치는 프로젝트만 맡으면 세상에 큰 업적을 남길 수 없다. 엔지니어들은 보통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지만 최상급 엔지니어들은 ‘뭘’ 만들지 고민한다. 뭘 만들어야 성공할까, 뭘 만들어야 사용자들이 편리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시니어 매니저 이상으로 가려면 회사 전체에서 알아줄 만한 임팩트 있는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 최소한 그걸 선택할 수 있는 눈이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신입과 경력의 평가의 기준도 달라질 것 같다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신입은 당연히 얼마나 개발을 잘 하는지, 주어진 과업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달성했는지가 중요하다. 5년차 정도 되면 얼마나 실력이 있는지, 얼마나 어려운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가 평가의 기준이 된다. 10년차라면 팀을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십을 가지고 팀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느냐가 중요하다. 15년, 20년차라면 명확한 성과가 뒷받침 돼야 한다. 회사의 선택을 바로 잡아 이만큼 트래픽을 냈거나,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용을 줄이는 등 성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개발자 채용이 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는가

“IT 업계가 발전하면서 각 시대마다 그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거대한 트렌드가 생긴다. 예를 들어 1990년대 PC 보급에 따른 디지털 혁명과 워드프로세서 대전, 그다음 인터넷 보급 확장에 따른 2000년대 인터넷 포털 경쟁, 2000년대 말부터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소셜네트워크 및 메신저 경쟁 등이다. 이커머스 업계도 2010년 이후 점차 사람들의 구매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이미 커다란 트렌드를 생성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의 구매 행동이 온라인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하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급성장하게 됐고, 당연히 그 성장을 뒷받침할 엔지니어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채용도 늘었다. 그러나 전체 소비자의 구매 행동 중 이커머스는 여전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커머스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앞으로 수년 혹은 그 이상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쿠팡 테크직군 인원 구성은 어떻게 되나

“2000명이 좀 넘는다. 지난해까지 쿠팡의 테크직군 인재 채용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이뤄졌다. 국내뿐 아니라 실리콘밸리, 시애틀, 상하이, 베이징 등 해외 곳곳에 오피스를 열어두고 채용했다. 국적에 상관없이 우수한 개발 인력을 채용을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국내에서 뛰어난 인재를 많이 뽑으려고 한다. 쿠팡의 서비스를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 개발하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향후 채용 계획이 궁금하다

“상반기 테크직군에서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향후 인원에 상관없이 뛰어난 개발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더 뽑을 생각이다. 신입 채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앞으로는 머신러닝,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분야의 채용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쿠팡 테크직군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해외 오피스에서 일하는 인원이 많다보니 영어를 공통으로 사용한다. 영어는 존댓말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평등한 마인드가 생긴다. 직급에 상관없이 의견을 내면 동등하게 견주는 기업문화가 자리 잡았다. 오래 일한다고 직급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실력에 따른 승진 체계도 갖춰졌다. 그리고 쿠팡의 모든 직원이 갖춰야할 여러 덕목 중에 가장 상위에 있는 덕목은 ‘고객감동’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도 고객감동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실행 속도가 빠른 것도 큰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쿠팡의 로켓배송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주고 있다.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는 사람들의 일상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내가 만든 서비스를 주위 사람들이 사용하고 좋다고 평가할 때 개발자로서 성취감이 훨씬 크다.”

쿠팡과 아마존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마존이 세계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업체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서비스 퀄리티를 비교하면 쿠팡이 아마존을 능가한다. 물론 쿠팡이 열심히 노력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마켓 특성도 있다. 한국인들의 기준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쉽게 만족하지 않는다. 회사들이 그 기준을 맞추다 보니 서비스 퀄리티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쿠팡의 서비스는 아마존보다 훨씬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특히 이커머스 딜리버리 로지스틱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것은 재미없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어떤 기업이 나와서 베트남의 쿠팡이 되고 싶다’처럼 어디서든 쿠팡이 서비스하는 마켓에서는 쿠팡하다동사가 될만큼 뛰어난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싶다.”

쿠팡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쿠팡의 기업문화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 문화를 알리고 발전시켜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글로벌 최고가 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펼치고 충분한 대우를 받게 하고 싶다. 예전에 구글이 5년 연속 엔지니어스쿨을 나온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로 꼽혔다. 이처럼 쿠팡이 한국의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 입사 후에는 오래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게끔 하고 싶다. 쿠팡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는 것 같다. IT나 물류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규모와 임팩트를 자랑하는 회사가 될 때까지 키우고 싶다.” 

개발자를 희망하는 취준생에게 조언 한 마디

“쿠팡이 하는 이커머스 비즈니스와 로지스틱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가까운 형태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이를 활용해 최대한 효율화, 최적화하는 게 저희의 과업이다. 정말 뛰어난 미래 기술을 배우고 기르는데 쿠팡만큼 좋은 회사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zinysoul@hankyung.com

사진=김기남 기자

< 저작권자(c) 캠퍼스 잡앤조이,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