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상력 풍부한 소녀 '빨간머리 앤'의 성장기… 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입력 2013-01-05 12:17  


[윤혜영 기자]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

1908년 캐나다의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린 영화 '빨간머리 앤-그린 게이블로 가는 길'이 1월4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1986년 TV시리즈로 국내 관객을 찾고 27년 만에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온 '빨간머리 앤'은 빠르고 화려한 3D에 익숙해지려는 우리에게 다시금 아날로그 풍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제가 예뻤다면 절 고아원으로 돌려보내지 않으셨을까요?"
이번 '그린 게이블로 가는 길'은 전 50화인 TV시리즈의 1화부터 6화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아원을 떠나 캐나다의 한 시골마을에 위치한 초록색 지붕집 '그린 게이블'의 남매 매튜, 마릴라에게 입양 온 10살 소녀 앤 셜리가 파양될 위기를 이겨내고 함께 한 가족으로 살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사실 이야기는 극초반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앤의 둘도 없는 단짝친구 다이애나 베리와의 우정이나 빨간머리를 보고 '홍당무'라고 놀려대던 길버트 블라이스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아직 다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앤의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시골마을의 그림 같은 배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지고 다소 수다스럽지만 항상 희망을 갖고 사는 앤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띄게 된다. 

조용한 순간을 조금도 참지 못하는 듯 보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말하는 앤은 "코델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만 굳이 앤으로 부르고 싶다면 e가 붙어 있는 앤으로 불러달라"며 당당하게(?) 요구하는가 하면 울고 싶을 때는 눈물을 펑펑 쏟으며 옷도 막무가내로 아무렇게나 벗어놓는 등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앤의 성격은 "우린 여자아이가 아니라 오라버니의 일을 도와줄 남자아이가 필요하다"며 이성적이며 꽤나 완고하던 마릴라를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하고 여자라면 수줍어서 말도 못하는 매튜 역시 무작정 달려나와 품에 안기는 앤에게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어른에게는 향수를 아이에게는 긍정을… "당신의 소녀가 극장에 찾아옵니다"
'빨간머리 앤'은 소녀일 때부터 방송시간마다 TV 앞에서 챙겨보며 앤과 함께 자란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앤에 감정이입했던 그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손그림'은 잠들었던 감수성을 깨워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작은 브라운관에서 만나던 앤을 커다란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가슴을 뛰게 만든다.

여기에 앤은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라며 무한 긍정의 힘을 전하는 등 어리지만 어른에게도 큰 깨달음을 준다.

하지만 이번 영화 속에서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앤~"으로 시작하는 우리 귀에 익숙한 주제가가 아닌 일본어로 된 노래가 나와 추억 회상 측면으로 볼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앤 셜리'와 루시 모드 몽고메리 그리고 다카하타 이사오&미야자키 하야오 콤비
100여 년의 세월 동안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으며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한 '빨간머리 앤'은 19세기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던 시대 속에서도 항상 깨어 있고자 했던 작가 몽고메리의 강한 자의식이 그대로 투영돼 탄생한 캐릭터다.

이러한 원작의 매력은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가 섬세한 손길로 구석구석까지 디테일을 살려내며 감동을 이어갔다.

1979년 제작 당시, 이미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의 성공적인 애니메이션화로 그 재능을 인정 받은 선배 다카하타 이사오 밑에서 실력을 쌓고 있던 미야자키 하야오는 '빨간머리 앤'에서도 원작의 배경이 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광을 스크린 위에 그대로 옮겨냈다.

사실 TV시리즈 '빨간머리 앤'의 제작 스케줄은 너무나 가혹하기로 유명해서 소문만으로도 스태프로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 애니메이터도 있었다고. 하지만 '긍정의 아이콘' 앤처럼 이들도 극한 제작환경 속에서 작품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며 명작을 만들어냈다.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풍부한 상상력으로 교사와 작가, 한 가정의 어머니까지 사랑스럽고도 개성 강한 소녀 앤(Anne)의 성장기, 그 시작을 다룬 '빨간머리 앤-그린 게이블로 가는 길'은 1월10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0분. (사진제공: 얼리버드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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