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대기업으로 크고 싶지 않은 이유는…

입력 2013-01-11 09:30  

'피터팬 신드롬'과 中企 육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9일 “‘피터팬 신드롬’은 중소기업의 잘못이라기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면서 지원이 줄고 규제가 늘어나는 전형적인 칸막이 현상으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국 상공인 대표단과 한 간담회에서다.

-1월10일 연합뉴스


☞‘피터팬(Peter Pan)’은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피터팬이 요정 팅커벨 등과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나라 네버랜드(Neverland)로의 여행을 그린 동화이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제임스 매튜 배리가 1911년 발표한 이 동화는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지는 등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피터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피터팬 증후군)’은 나이는 이미 성인이 됐는데 행동은 피터팬처럼 여전히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현상을 뜻한다. “내가 열한살이었을 때, 세상이 아름다운 줄만 알았어. 이대로 멈춰 버렸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 없었어. 하지만 난 조금씩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어갔네….” 남성 그룹 E9이 부른 이 노래 가사는 ‘피터팬 증후군’을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밝힌 중소기업의 ‘피터팬 신드롬’은 중소기업이 열심히 노력해 중견기업이 되고 대기업으로 커가려고 해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 않고 중소기업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나아가 대기업으로 커가려고 하지 않는 걸까? 그 이유는 중소기업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중견기업이 되면 정부의 혜택은 크게 줄어들고 규제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인지 아닌지는 상시 근로자 수, 자본금, 매출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업종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중소기업기본법에 따르면 제조업의 경우 상시 근로자 수가 300명 미만이거나 자본금이 80억원 이하이면 중소기업으로 분류된다. 건설업은 상시 근로자 수 300명 미만 혹은 자본금 30억원 이하, 도소매업은 200명 미만 또는 매출 200억원 이하가 중소기업이다. 단 이 기준에 해당되더라도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재벌)에 속해 있으면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 업종에 관계없이 상시 근로자 수가 1000명 이상이거나 자기자본이 1000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중소기업이 아니다.

중소기업엔 정부의 정책자금과 경영안정자금 등 각종 자금이 지원되고 신용보증기금 등 공기업의 보증으로 사업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연구·개발(R&D) 자금, 제품과 회사 홍보, 창업, 컨설팅 등 여러 분야에서 정부 지원을 받고 세금도 적게 낸다. 중소기업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가 이처럼 지원해주는 사업은 무려 160가지에 이른다.

하지만 중소기업이 성장해서 상시 근로자 수가 300명 이상(제조업 기준)이 되거나 매출이 200억원 이상(도·소매업 기준)이 되는 순간 중소기업에서 졸업하고 이런 지원은 사라진다. 대신 거꾸로 190가지 규제가 가해진다. 이러니 중소기업인들이 ‘어른’(중견기업)이 되지 않고 ‘피터팬’(중소기업)으로 남으려 하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의 이 같은 ‘피터팬 증후군’을 막을 수 있을까? 중견기업에 가해지는 규제 중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게 우선 할 일이다. 규제 가운데는 기업가정신을 가로막는 게 적지 않다. 또 중소기업을 졸업해도 꼭 필요한 지원은 이어져야 한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9%, 일자리(고용)의 88%를 차지한다. ‘9988’ 중소기업의 활성화는 성장률의 급격한 하락과 일자리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이 더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지원하는 ‘희망의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소기업 육성이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확대하는 식이 돼선 곤란하다. 중소기업만이 할 수 있는 업종을 정부가 지정하는 것은 기업 간 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들이 품질 나쁜 제품을 비싸게 사야 하는 결과만 초래한다.

일본과 독일은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은 나라로 유명하다.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세계 최고 제품과 핵심 부품을 만드는 까닭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당히 어깨를 겨룬다. 독일 경제가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큰 흔들림이 없는 것은 많은 튼튼한 중소기업이 버티고 있는 덕분이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도 대기업을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동반성장이 가능하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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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거리에 일본 관광객 갑자기 왜 줄었지?

엔저 태풍

“이랏샤이마세, 미테 구다사이(어서오세요. 보고 가세요).” 9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에서는 여느 때처럼 일본인 관광객을 부르는 매장 점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일본인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요즘 명동을 지나다니는 일본인 수가 작년의 절반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강추위에 엔저(低)와 한·일 관계 악화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마저 급감하면서 유통·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월10일 한국경제신문

☞최근 한국 경제가 일본처럼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런 와중에 또 하나의 악재가 출현했다. 바로 엔화 가치의 약세(엔저)다.

엔화 가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 달러당 70엔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그러던 게 지난해 12월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고 아베 신조가 총리가 되면서 급격히 약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환율은 달러당 80엔대 후반이다. 원화와 비교해보면 지난해 초 100엔당 1500원대에서 지금은 1250원대 중반으로 엔화 가치가 떨어진(원화 가치는 올라간) 상태다. 최근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0%, 엔화 대비로는 22%가량 급등했다.

한 나라의 통화가치는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엔화가 100엔당 1500원에서 1200원이 됐다고 해보자. 그러면 한국에서 팔리는 일본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20% 정도 올라간다. 가령 도요타가 렉서스 자동차를 한국에 대당 500만엔에 수출한다고 하자. 100엔당 1500원의 환율일 때는 한국 판매가격은 7500만원이 된다. 하지만 엔화 환율이 100엔당 1200원이 되면 한국내 판매가격은 6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도요타 자동차를 더 찾게 될 것이다.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등 세계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엔저로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일본은 자동차는 물론 전자 선박 석유화학 철강 섬유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놓고 한국과 경쟁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 한국 제품의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가뜩이나 수출 여건이 좋지 않은 때 엔저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엔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아베 총리가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기 위해 엔화를 무차별적으로 풀겠다고 선언한 영향이 크다. 중앙은행(일본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돈을 풀어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는 뜻이다. 이렇게 엔화가 많이 풀리면 엔화의 돈 값(엔화 가치)은 떨어지게 된다. 엔화 약세는 일본 국민의 해외 구매력을 약화시켜 해외 여행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원화 가치는 엔화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달러화에 대해서도 최근 급격히 올랐다(환율 하락). 엔화 가치가 달러당 1엔 하락할 때마다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350억엔(약 426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현대차의 이익은 줄어든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우리 상품의 대외 경쟁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원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도 새 정부에 던져진 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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