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대학생 취업 디딤돌] 문학을 사랑한 화학도, 'HR' 에 꽂히다

입력 2013-01-21 16:13   수정 2013-01-22 05:34

LG하우시스 신입사원 김영동 씨

대학 합격 기쁨도 잠시…전공보다 문학·역사 심취
LG하우시스 채용설명회서 작은 만남이 진로 바꿔
미래 인재 뽑는 사람이 돼보자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지난해 LG하우시스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김영동 씨(31)는 아직도 생생히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2012년 8월23일. 잇단 변리사 시험 불합격으로 진로를 고민하던 중 찾은 LG하우시스 채용설명회. 그리고 서철원 인사과장과의 만남으로 그의 진로가 바뀌었다.

현재 LG하우시스 안양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 인력 채용업무에 대한 연수를 받고 있는 김씨는 서 과장을 잡 인터뷰 덕에 다시 만났다. 둘은 이번주 미주 R&D 인재 채용을 위한 현지 설명회에 동행할 예정이다. 서 과장은 “10년 전 나를 이끌어 주던 선배와 미주 현지 채용설명회를 갔었는데 이젠 내가 그 위치가 됐다”며 김씨의 손을 꼭 잡았다.

인터뷰는 지난 16일 여의도 One IFC빌딩 15층에서 진행됐다. 2011년 10월 이곳으로 본사를 옮긴 LG하우시스는 15층에 지인(Z:IN)카페와 회의실을, 16~19층은 사무실로 사용 중이다.

○문학과 역사에 심취한 화학도

공주 한일고 3학년 말. 그 힘들었던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절친 5명이 학교 뒷마당 나무 아래에 모였다. 미래의 꿈을 적고, 그동안 동고동락했던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서 타임캡슐에 봉했다. 20년 뒤 어른이 되어 다시 이곳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김씨는 “그때는 한국을 빛낼 화학자가 되겠노라고 다짐했는데 지금은 LG하우시스의 미래를 짊어질 인재를 뽑는 사람이 됐다”고 웃었다. 이후 서울대 화학과에 들어간 김씨는 전공보다 문학과 역사책에 심취했다. 평소 사람과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이 때 읽은 책들이 지금 HR(인력자원) 업무를 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한 대학생활을 후회하기도 했다. 김씨는 “대학 4년은 자신을 만드는 시간인 것 같아요. 주제를 잡고 책을 본다든지, 목적을 정하고 여행을 한다든지 스스로 온전한 한 인격체를 만드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면 합니다”고 대학생들에게 당부했다.

대학졸업 후 4년간 변리사 준비로 지쳐있던 그때, 김씨는 우연히 들른 LG하우시스 채용설명회에서 국가고시 대신 취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이가 많은데다 학점도 안좋고 오랜 고시생활을 했던 내가 과연 회사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도 두려웠어요. 하지만 서 과장님과 두 번의 만남을 통해 희망을 얻었습니다.”

서 과장도 김씨와의 만남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화학전공자이기에 연구소 사람과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랜 변리사 준비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답해줬죠. 하지만 나이는 약점이 될 수 있다며 공백 기간을 묻는 질문에 대답할 준비를 하라고 조언했어요. 영어는 입사 후부터 하면 되니 염려말라고 격려해 줬습니다.”

○LG하우시스 채용담당자 되다

김씨는 이후 다른 기업 채용설명회도 가봤지만 LG하우시스만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서 과장과의 만남 후 HR직무에 지원하기로 마음 먹고 관련 책을 사서 읽고 또 읽으며 준비했다. 입사의 첫 관문인 자기소개서 쓰기를 앞두고 김씨는 “참된 나를 표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쓴 자소서는 안 봤어요. 솔직한 내 모습을 담고 싶었습니다”며 당시의 생각을 떠올렸다.

서 과장은 자소서 2가지 문항 중 ‘관심분야·희망직무’란 작성에 비중을 둘 것을 취업준비생에게 당부했다. LG그룹 공통 인성검사인 ‘LG Way Fit Test’는 많은 생각보다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지원자의 실무능력을 평가하는 1차 면접은 A4용지 8쪽 분량의 문제를 2시간 동안 분석한 뒤 파워포인트로 면접관 앞에서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HR지원 분야의 문제를 요약하면 ‘각각 성격, 능력, 전공이 다른 해외 박사급 인재 A, B, C, D, E가 있다. 우리 회사가 원하는 적합한 인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였다.

기자가 지난해 시험을 본 김씨에게 면접 팁을 알려달라고 하자 김씨는 “문제 안에 답이 있다”며 문제를 꼼꼼히 읽어볼 것을 권했다. 2년에 걸쳐 분석-토론면접법(BAS-DMS)을 개발한 서 과장은 “자신이 도출한 솔루션과 함께 논리적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습관을 키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22일 첫 출근한 김씨의 합격 기쁨은 어땠을까. “솔직히 제가 업무를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아침마다 나 자신에게 ‘난 잘 할 수 있어’라는 주문을 외우곤 합니다.”

자기소개서 사진보다 얼굴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늦게 입사하다보니 남보다 더 노력해야 할 게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김씨는 답했다.

인터뷰하는 날이 입사 후 87일째라고 말하는 김씨는 “펜팔을 통해 만난 중학교 동창과 12년 교제 끝에 지난해 결혼했다”며 “사랑도 취업도 목표를 정하고 우직하리 만큼 꾸준히 한다면 결국 기업도 사람도 감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창 신혼의 단꿈을 꾸고 있는 김씨에게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물었다. “회사에선 LG하우시스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뽑아 그들을 성장시켜주고 싶어요. 그리고 가정에선 10년, 20년, 30년 뒤에도 아내에게 인정받는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LG하우시스는

LG하우시스는 2009년 LG화학에서 분할한 신설법인으로, 국내 최대의 건축장식자재 기업이다. 1958년 비닐장판 생산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플라스틱 창호인 ‘하이샤시’,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의 고광택시트 등 제품을 생산해왔다. 최근엔 고단열성 창호, 기능성 유리, 친환경 건축장식재, 기능성 점착필름, 고효율 진공단열재 등 성장동력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등 해외에 2개 생산법인, 5개 판매법인, 6개 지사가 있다. 임직원 수는 2843명(2012년 말 기준)이며, 지난해는 1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LG하우시스 실무 면접

○BAS(Business Analysis Session)면접= 피면접자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제시된 사례에 적용해야 한다. 피면접자가 어떠한 가설을 세우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도출해 발표하고, 면접위원들은 피면접자의 논리력과 창의력을 평가한다.

○DMS(Decision Making Session)면접= LG하우시스만의 특화된 면접. 피면접자 개인별로 실제 업무현장에서 벌어질 수도 있을 듯한 상황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사례를 통해 제시된다. 피면접자는 주어진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이에 대한 근거와 논리를 면접위원들에게 제시한 뒤 면접위원들과 토론을 하게 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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