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국법인은 말로만 '제2 본사'

입력 2013-01-21 17:01   수정 2013-01-22 00:04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요즘 베이징에 있는 한국 기업 주재원들은 우울하다. 많은 동료들이 한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짐을 싸고 있어서다. 이들을 대신할 새로운 사람이 오는 것도 아니다. 한국 기업들은 조직의 효율화, 현지화 전략의 일환이라고 둘러대지만 실적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 성격이 짙다. LG전자 SK 두산인프라코어 등 많은 대기업이 지난해 중국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아예 중국에서 철수하는 기업도 많다. 한 한국인 변호사는 “기존 설비를 중국 기업에 매각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의 구조조정 시장이 로펌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나 인력 구조조정과 철수만이 능사는 아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성장률이 7.8%로 주춤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훨씬 높다. 올해는 다시 8%대로 회복할 전망이다. 매년 14~15%씩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인들의 소비는 최소한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많은 사람은 “중국이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말한다.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의 중국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중국의 한 언론은 한국 A사의 실적 부진에 대해 “여전히 한국 본사가 정책결정권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시장의 대응속도가 늦어져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많은 한국 기업이 ‘제2의 본사’를 중국에 세운다고 했지만, 중국법인은 규모만 커졌을 뿐 한국 본사의 지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국 기업인은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면 ‘그건 본사에서 결정할 일’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며 “통제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한국 기업 사이에서 중국 법인의 최고경영자(CEO)는 ‘무덤’으로도 불린다. 대부분 임기를 못 채우거나, 채우더라도 영전하기보다는 현직에서 물러나는 게 보통이다. 최근에는 LG전자 중국법인과 베이징현대자동차 CEO가 취임 1년여 만에 퇴진했다.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 시장을 안이하게 보는 한국 기업들을 보면 앞날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지금이라도 중국에 최고의 실세와 최고의 인재를 배치해 다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그의 충고가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김태완 베이징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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