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실물경제 못따라가는 한국 금융 등

입력 2013-01-25 10:20  

신문의 칼럼이나 사설을 읽는 것은 글쓰기와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는 아주 좋은 습관입니다. 칼럼이나 사설을 읽고 각각 500~700자 정도로 글을 요약하는 연습을 하면 대학입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산칼럼] 실물경제 못따라가는 한국 금융

경제는 10위권…톱 은행은 70위    
금융규제 걷어내 자율성 높여야 경제대국 걸맞은 금융강국 가능

우리 집엔 아이들 돌반지나 결혼기념 금 목걸이가 없다. 15년 전 겨울 죄다 은행에 가져가 한 돈당 5만원가량에 팔았다. 팔 당시에는 100여년 전 우리 할머니와 할아버지들께서 국채보상운동을 할 때의 심정이었지만 지금 금값이 한 돈에 얼마인가 생각하면 아쉬운 생각도 든다. 하지만 비슷한 상황이 또 온다면 금모으기 운동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다.

지금도 1997년 외환위기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우리 금융시장은 100년 전 그때처럼 외국인투자자에게 활짝 문호를 개방했고 기업들은 뼈아픈 구조조정을 해야 했다. 세월이 흘러 기업구조조정에 쓰려고 만들었던 부실채권정리기금이 다음달 22일 청산절차를 밟는다. 그동안 세 정권을 거쳐 구조조정의 임무를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지만 단군 이래 최대라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살려놓은 금융산업은 무엇을 우리에게 남겼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긴 지 4년이 지났다. 회복이라 보긴 어렵지만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 금융의 발전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외환위기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친 데다, 저축은행 사태 등 불미스런 일이 터져서 사태수습에만 급급했다. 경기침체와 양극화로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하라는 정치사회적 압력은 커져만 갔다. 발전방안을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듯싶다. 이제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금융의 발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해결해야 하고 저성장 저금리 시대라는 한 번도 겪지 못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금융업은 ‘제조업의 시녀’란 소리를 들으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 선진국 금융산업은 1970년대 이후 탈규제시대로 접어들면서 발전을 거듭하다 지나친 탐욕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고 규제의 된서리를 맞았다.

하지만 한국의 금융산업은 제대로 꽃 한 번 펴보지도 못했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었고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이뤘으며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금융산업의 모습은 여전히 초라하다. 그나마 잘나간다는 은행권이 세계 70위 수준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축소지향적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커져가는 금융리스크와 도덕적 해이를 막는 방향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건 맞지만 지금처럼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금융업무와 영업행위에 대해 시시콜콜 들여다보고 감독해선 안된다. 우리 금융은 한 번도 영미권 금융산업처럼 시장 만능주의에 빠져본 적이 없지 않은가. 건전성 규제나 소비자 보호는 더 총체적으로 강화돼야 하지만 금융산업의 자율성은 더 높아져야 한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사이 세계 금융산업에 재규제가 가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일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회사가 머뭇거릴 바로 이때가 우리의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선 우리 금융산업에 대한 처절한 반성과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있어야 한다. 진부하지만 진실인 것은 금융과 실물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이다. 우리 금융이 규모와 경쟁력에서 실물경제 수준과 맞먹게 커야 절름발이 경제를 면할 수 있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의 제조업을 대표하는 기업의 광고 전광판이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 은행은 우리 기업이 다국적화하는 순간 그 기업과 거래가 끝나버린다. 자금 조달력이나 네트워크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요국이 양적완화를 선언했고 실행에 들어갔다. 중국은 자본유입을 막고 있어 피해가 적을 것이지만 보호막 없이 가장 피해를 볼 나라가 한국이다. 불행히도 새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개편안에 금융산업발전에 대한 고민은 아직까지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 간다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글로벌 경제에 걸맞은 우리 식의 역동적 금융산업 전반의 발전방향이 나와야 한다. 국민들이 한 생애에 두 번씩이나 금붙이를 내놓을 걸 기대해선 안된다.   ☞한국경제신문 1월23일자 A34면

이인실 <서강대 교수·경제학>

--------------------------------------------------------------------------------

[사설] 불타는 환율전쟁, 남의 일 아니건만…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일본 정부의 중앙은행 개입을 비판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의 가능성을 우려했다고 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일본의 과도한 통화정책이 세계 경제 안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자칫 경쟁력을 떨어뜨릴까봐 야단인 독일이다. 금방이라도 유럽의회를 소집해 유로화를 무한정 방출할 태세다. 이런 분위기에 호응하듯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유로화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군불을 땐다.

최근의 환율전쟁을 격발시킨 일본은 한술 더 뜬다. 일본은행은 내년부터 장·단기 국채 등을 매월 13조엔씩 무기한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어제 발표했다. 통화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지난 20년의 장기불황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일본 정부다. 중국 위안화와 원화 등이 과소평가되는 상황에서 엔화만이 나홀로 상승했다고 불평한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의 “이제 엔화가 국제 시장에서 제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는 발언에서 일본의 속내가 충분히 읽힌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갈수록 확산되는 환율전쟁이다. 근린궁핍화 정책은 모두를 절벽으로 몰아간다. 이미 글로벌 사채 발행액이 역사 이래 최고인 2조달러를 넘어선 마당이다. 사채 금리도 2% 안팎이다. 저금리에다 싸구려 통화라는 독약이 경제를 죽이고 좀비기업만 양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한다. 환율전쟁에서 신흥국들만 새우등 터지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우려한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일본에 대해 “이웃나라 거지 만들기”라고 비판한다. 통화전쟁은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 게임처럼 작동하고 있다. 모두가 죽을 줄 알지만 상대가 먼저 죽기를 바랄 뿐이라는 식이다. 그것이 경쟁적인 통화전쟁을 만들어내고 그래야만 손해가 적다고 생각하는 비극적 구조다.

한국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구 정부도 신 정부도 오불관언인 것 같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마저 “세계 경제가 (위기수습 단계에서) 한걸음 나아갔다”며 낙관론을 펴는 실정이다. 책임질 만한 그 누가 과연 환율문제를 주시하고나 있는지 걱정스럽다. 권력이행 문제에만 넋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1월23일자 A35면

--------------------------------------------------------------------------------

[사설] 청년들이 저축을 더 모른다는 한국

한국은행이 저축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도가 매우 낮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18~79세 성인 1068명을 대상으로 국민의 금융이해력을 측정해 14개국과 비교 분석한 결과치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돈은 쓰기 위해 있는 것이다(12위)’, ‘저축보다 소비에 더 만족감을 느낀다(10위)’, ‘오늘을 위해 살고 미래는 걱정하지 않는다(9위)’ 등 재화와 저축에 대한 인식이 비교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이 중·장년층에 비해 저축 의식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는 것은 심히 걱정스럽다.

이미 총저축률이 30.4%(지난해 3분기 기준)로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있는 마당이다. 더욱이 개인저축률은 4.3%(2011년 기준)까지 하락했다. 총저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5%밖에 되지 않는다. 30년 전 40%를 웃돌던 당시와는 금석지감이 든다고 할 정도다. 저축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하락하면서 최하위권으로 떨어진 지 이미 오래다. 더구나 지난해 전국 가구의 평균 소득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데 비해 부채는 5.1%나 늘어났다. 가계부채가 늘고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요 저축은 떨어진다.

최근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개인저축률이 0%대에서 4%로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였을 당시 미국의 저축률은 16.8%, 영국은 16.1%, 독일 23.3%였다고 한다. 한국이 오히려 문제다. 절제와 고통이 따르는 저축은 외면하고 카드 소비를 결코 겁내지 않는다. 저축은 개인이든 국가든 장래의 밑거름이다.

지금에 와서 전국민 통장갖기 식의 캠페인을 벌일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2만달러 수준의 사회다. 저축 아닌 소비가 미덕처럼 인식되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청년층에서 저축의식이 더 낮다는 것이 실로 걱정된다.   ☞한국경제신문 1월22일자 A 35면


▶ 소유진 남편, 연대 나왔는데 17억 빚 떠안고…

▶ '개콘' 김대희, 족발집 '몰빵' 한달 챙기는 돈이

▶ 박신양이 자랑한 '7천만원대' 신혼집 보니

▶ 20대男 "부킹女와 모텔 갔지만…" 대반전

▶ 완벽 미모女 "남편이 시도 때도 없이…"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