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역 독점한 '스토리웨이'…대기업 편의점 프랜차이즈 뺨치네

입력 2013-02-04 08:12   수정 2013-02-05 09:39


편의점 박 터지게 시장경쟁 할 때 홀로 독점성장
수익 대부분 본사가 갖는 구조…가맹점주 힘들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시장의 마지막 '진입 장벽'은 어딜까. 바로 코레일이 운영하는 전국 622개 철도와 전철 역사다. 코레일유통이 자체 편의점 브랜드 '스토리웨이'를 통해 역사 내 편의점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5일 코레일유통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리웨이의 매출은 1300억 원을 돌파했다. 스토리웨이는 2009년 900억 원, 2010년 1000억 원, 2011년 11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역무 시설이 한정된 탓에 점포는 단 3곳 증가했다. 총 점포 수는 작년 12월 기준 318개.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상위 4개 업체는 지난해 점포를 16% 늘려 매출이 20% 가량 증가했다. 반면 스토리웨이의 점포는 1%도 증가하지 않았지만 매출은 14% 늘어났다.

주요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공격적인 출점과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여온 것과 달리 스토리웨이는 역사 상권 독점을 통해 성장했다. 코레일유통은 모회사인 코레일로부터 편의점 독점 사업권을 부여 받아 간이역 등을 제외한 전국 212개 역사에서 스토리웨이를 운영중이다.

◆ 스토리웨이 '효자' 노릇…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비판도

코레일유통은 코레일이 2004년 수익구조 다각화 및 경영적자 개선을 위해 세운 유통·광고 전문 계열사. 코레일유통은 철도 차량 및 철도역 구내 광고 사업, 자판기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이 중 편의점 사업이 '효자 사업'으로 꼽힌다. 스토리웨이가 코레일유통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다.

서울역, 부산역 등 주요 역사의 대합실, 개찰구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아 편의점 입지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게다가 철도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락, 생수, 휴지 등은 편의점 취급 물품이다. 코레일유통이 빵집, 서점, 꽃가게 등의 업종에 대해선 점포 임대를 통해 수익을 얻지만 편의점만큼은 자체 브랜드로 사업을 운영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코레일유통이 편의점 사업 독점으로 경쟁 원리를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레일이 지나치게 계열사 이익만 보장해주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민간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서울메트로, 5678서울도시철도 등은 공개 입찰을 통해 편의점 사업자를 모집하지만 코레일은 계열사인 코레일유통에만 사업권을 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경쟁 체제가 아니어서 점포 공간의 활용성이나 소비자 대응 효율성도 다른 업체보다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적어 평균 월 매출이 500만 원 밖에 안 되는 매장도 공공성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며 "코레일 밑에서 편하게 사업하고 있다는 외부의 편견과 달리 온라인몰 개설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민간 대기업 못지않은 공기업 프랜차이즈

"같은 역사 내에서도 목 좋은 자리는 직영점이고 나머지는 영세한 매장이 대부분입니다. 한달 이익의 90%를 본사가 가져가고 나면 남는 것은 실제로 최저임금 수준도 안 됩니다."(스토리웨이 점주 김모 씨)

전체 스토리웨이 318개 매장 가운데 16개 직영점을 제외한 302곳은 가맹점 또는 위탁 가맹점이다. 이들 가맹점이 전체 매출액에서 수취하는 비중은 9~13% 정도.

반면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주요 업체의 경우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총이익 중 35% 정도를 본사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수익 배분이 이뤄진다. 업체 관계자는 "매출로 배분 비율을 따지는 게 정확하진 않지만 통상 매출의 약 10%를 본사가 가져간다고 보면 된다" 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체들이 대부분 매출의 90%를 가맹점주가 가져가는 데 비해 스토리웨이는 본사가 매출의 90% 정도를 갖는 '정반대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유통 측은 "스토리웨이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가맹점 가입비, 인테리어 비용 등 투자 비용 없이 최대 3000만 원 정도의 보증금만으로 창업이 가능해 수익 배분만 놓고 불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 며 "매출이 적은 매장엔 오히려 매출에서 수취할 수 있는 비중을 높여줘 경영 리스크를 축소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가 가맹점에 설치한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방범용이 아니라 실제론 점주 감시용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가맹점주는 "다른 편의점과 달리 CCTV 녹화 장면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스토리웨이 매장에 없고 본사에만 있다" 며 "CCTV가 사실상 매출을 누락하는지 감시하는 용도 같아서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CCTV는 매장 관리 목적이 크다" 며 "매출 누락으로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해명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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