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서러운 사람들…그래도 희망은 있다

입력 2013-02-08 15:22   수정 2013-02-08 22:41

취업준비 대학생·공시족…귀성길 대신 도서관으로
얼굴 보여주는 것보다 합격 알리는 게 더 효도
결혼11년차 베트남 주부…명절땐 고향생각 더 간절



설을 맞아 다들 고향을 찾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대에 들떠 있지만 설 연휴가 오히려 서러운 이들도 적지 않다. 노량진 공시족, 취업 준비생, 무급휴직자, 결혼이민자 등이 그들이다. 반세기 만의 혹한 속에 이들은 고단한 설 연휴를 맞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기회를 찾고 있다.

○“합격 소식 알려드리는 게 효도죠”

“시험이 50일밖에 안 남았는데….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도 참아야죠.”

소방공무원 시험을 3년째 준비하고 있는 김경섭 씨(25). 그는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 연휴도 서울 노량진 공시촌(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가)에서 보낼 계획이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이 김씨의 귀향길을 막았다. 그는 “설 연휴 내내 공무원 학원 강의와 스터디 모임이 예정돼 있다”며 “설날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친구들을 만나 떡국 대신 조촐한 ‘과자 파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다음달 30일 시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열공’ 중이다. 모의고사 성적도 나쁘지 않아 여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다. 그는 “합격 소식을 집에 알리는 것이 설을 집에서 보내는 것보다 더 큰 효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쓸슬한 설…꼭 취직할 겁니다”

취업 준비생인 대학생 오화석 씨(27)는 부산에 있는 부모님과 설 연휴를 함께 보낼 생각을 일찌감치 접었다. 대신 귀향을 포기한 주변 친구들과 함께 설날 당일만 빼고 도서관에 모여 토익 스터디를 할 예정이다. 다음달 시작되는 기업 공개채용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영문학을 전공한 오씨는 외국계 기업 입사를 준비하고 있다. 소수 인원만 뽑는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입사가 쉽지는 않지만 오씨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오씨는 “지난 학기에는 학과 공부에 전념해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았다”며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걸 배웠기에 이번 설은 조금 쓸쓸하게 보내더라도 원하는 기업에 취직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고향 그립지만…또 다른 가족이 위안”

“설 연휴 때 음식 준비하면서 고향 생각에 남몰래 눈물 흘린 적도 여러 번 있었죠.”

베트남에서 건너온 결혼이민자 김하희 씨(42)는 설날만 되면 고향 생각이 난다고 했다. 그는 1998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처음 온 뒤 2003년 결혼해 2008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베트남에서도 설은 최대 명절. 남편과 결혼 후 설을 쇤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향의 가족들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설 연휴 때 남편 가족들과 함께 보내면서 위안을 얻고 있다. “설 연휴 때 또 다른 가족들과 오순도순 모여 앉아 함께 음식을 먹으며 고향 생각을 잊곤 합니다.”

강경민/김우섭/부산=김태현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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