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데스크] "과학·수학이 좋았다"는 김종훈

입력 2013-02-20 17:05   수정 2013-02-20 21:20

김홍열 국제부 차장 comeon@hankyung.com


가난을 벗어나고픈 부모의 손에 이끌려 1975년 미국 땅을 밟은 중학교 2학년생 김종훈. 메릴랜드주 흑인 빈민촌에서 시작한 이민생활은 고달팠다. 하루 두세 시간 자며 죽기살기로 공부한 끝에 공대(존스홉킨스대 전기·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고, 32세 때인 1992년 벤처기업 유리시스템즈를 세웠다. 1998년엔 통신장비를 개발한 유리시스템즈를 약 1조800억원에 매각, 38세에 미국 400대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민 23년 만에 이룬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로 김종훈 미국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소장을 발탁했다. 그가 과거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아메리칸 드림’의 동력은 이랬다. “유일한 위로(희망)는 과학과 수학(공부)이었다”고. 그의 성공신화가 한국의 현실에서 더욱 강한 조명을 받는 이유다.

꿈을 잃은 한국 공대생들

한국 공학한림원이 작성한 ‘2012 공학기술계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조사결과 종합보고서’를 보라. 꿈은 고사하고 참담함 자체다. 보고서는 공학계 리더와 산업계 종사자, 공대 학생, 한림원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했다.

공대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순위에서 과학·공학자는 3.1%에 그친 반면 의사 및 한의사 15.8%, 공무원·금융인이 각각 11.7%에 달했다. 73.2%는 ‘공학도가 한국에서 사회적 존경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법조인(35.7%), 의사·한의사(14.9%), 고위 공무원(14.0%), 정치인(13.6%)에 훨씬 못 미치는 1.3%만이 과학·엔지니어가 대우받는 직업이라고 꼽았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윤종용 국가지식재산위원장이 “제대로 정책 지원을 받으려면 진작부터 공학계 내부에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 통합인재를 키웠어야 했다”고 토로한 게 무리는 아니다. 같은 대학과 학과를 나온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공계를 선택하는 우수 대학생에게 100% 장학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림원 회원들은 “기술 인력을 발탁승진시키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은 이민법 고쳐 인재 확보

25일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신설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고 한다. 한국을 먹여살릴 초대형 프로젝트든, 세계 시장을 휘어잡을 혁신기술이든 원천은 사람이다. 인적자원이 핵심 성장동력이고, 수학·과학·공학 인재가 기초동력이다. 그런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며 관리·유지하는 일이 최우선이 돼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세계는 인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타계 8개월 전인 2011년 2월 실리콘밸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획기적 제안을 내놨다. 미국 내에서 공학 학위를 따는 외국 유학생들에게 영주권을 주자고 했다. 우수 두뇌들이 미국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붙잡아두고 활용하자는 취지였다.

2년 뒤 민주당과 공화당 중진 상원의원 8명은 잡스의 제안에 호응했다. 이들이 지난달 28일 마련한 이민법 개혁안의 4대 원칙 중 하나는 ‘세계 우수 인재 유치’다. 미국 대학에서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전공해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이공계 인재들에게 영주권을 준다는 내용이다.

김 후보는 ‘스트롱 코리아’를 이끌 장관직을 맡기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는 배수진을 쳤다. 그만큼 포부가 크겠지만, 장관직을 맡게 된다면 한국의 이공대부터 살려야 한다. 수학·과학공부 붐 조성은 그가 꾸는 ‘코리안 드림’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김홍열 국제부 차장 com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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