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135> 요약의 실제 (2)

입력 2013-02-22 13:38  

지난 시간에는 주어진 세 문장을 하나의 문장으로 합치는 방식을 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요약은 나오지 않았지요. 맞습니다. 흔히 답안지에 쓰는 방식인 ‘(가) 어쩌고’와 같은 방식은 아직 설명드리지 않았습니다. 그 과정 전에 문장 말고 줄글을 직접 요약하는 방식을 우선 알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훈련을 하기 전에 초보자라면 당연히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합니다.

① 이왕이면 하나의 주어와 하나의 동사가 좋다. (주격 조사 : 은/는 + 이/가)
② 하나의 주어마다 하나의 동사가 반드시 매치되어야 한다.
③ 주어와 동사는 그 형태가 정확하게 호응되어야 한다. (능동/피동/사동)
④ 명사는 명사끼리, 동사는 동사끼리 호응된다. ( A와 B / A가 아니라 B / A뿐만 아니라 B 등)

그럼 이제 추출되지 않은 형태의 원 제시문을 가지고 요약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문장은 제가 임의로 제시문에서 문장을 뽑은 것이었지요. 자, 여기부터는 제시문에서 직접 제시문을 뽑아야 하니까, 좀 더 정신을 차려야겠지요? 물론, 마찬가지로 핵심적인 결론 부분과 나머지 부연 부분을 나눠놓고 생각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처음엔 필요한 문장을 3~4개 정도로 뽑아놓고 시작합니다. 나중에 숙달이 되면 간단한 주어+동사만 머릿속에 메모했다가 합치는 방식을 쓰게 됩니다. 이제 본격적인 요약 훈련이로군요!



<문제> 다음 제시문을 두 문장으로 요약해보자.

① 우리 사회는 젊음을 광적으로 숭배하며, 늙음을 받아들여서는 안 될 추함으로 멀리하려 한다. 젊음과 늙음이란 단지 구분의 문제에 불과한 것이지만, 사람들은 늙음이란 딱지에 벌레라도 물린 듯 자신을 긁어내려고 한다. ② 하지만, 그 누군들 늙지 않겠는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변하지 않는 꽃은 없는 법. ③ 우리가 이렇게 젊음에 광분하여 시간을 되돌리려는 열풍에 시달리는 동안 정작 이미 ‘늙어 버린 이들’은 점점 더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만다. 젊음을 선의 영역으로, 늙음을 악의 영역으로 나누어 버리는 순간. 이미 늙은이들은 더 이상 우리들의 대화거리조차 되지 않는 것이다.



갑자기 두 문장이라고 해서 놀라진 않았지요? 기본적으로 논술의 제시문은 필자가 하고 싶은 말(핵심)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구분되겠지요. 그러므로, 실전 요약할 때도 그런 식으로 <근거와 주장> 두 문장이 등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문장으로 뽑는다면 저렇게 ①②③, 세 파트가 나옵니다. (내용이 크게 세 개란 거죠. 제가 미리 나눠놓았어요.) 물론 한 파트 안에서도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대개의 글은 어차피 이렇게 비슷한 의미들이 자주 반복됩니다. 그러므로, 같은 내용을 또 쓰는 바보 같은 짓은 피해야겠지요? 자, 그렇게 보면,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① 우리 사회는 젊음만을 좋아한다. (늙음을 싫어한다.)
②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③ 젊음만을 좋아하는 태도가 노인들을 소외시키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럼 이제 이걸 합치는 것이지요. 중간에 <하지만>과 같은 역접 구조가 들어갔으니, <불구하고>나 <달리><반면>을 쓸 수 있고요. 우선, 글쓴이가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아마도 ③번일 것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다, 이제 이걸 해결하자!”와 같은 전형적인 주장문장이 연상되지요? 그렇다면, ③번을 한 문장으로 처리하고, ①+②로 처리해보죠.


특정한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제시문의 경우 다음과 같은 구조가 자주 쓰입니다. ③번 문장은 이래서 만들어진 거죠. “(사태/행동/태도) 가 ~한 문제를 만든다 (발생시킨다.)”

아마 이렇게 생각한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별로예요! 우선, 지나치게 문학적 표현이 많이 들어갔고요. 논술과 같이 명확한 표현을 써야 하는 글에, 원글에 있는 문학적 표현을 지나치게 많이 베껴온 것이지요. 이런 것은, 채점자로부터 “뭐야, 글을 베낀 거 아냐? 제대로 못 이해한 거 아냐?”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위 문제와 유사한 실전 문제를 한번 풀어보도록 하지요.



<문제> 다음 제시문을 120자, 두 문장으로 요약해보자.

식물은 볼 수 있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서로 의사소통도 한다. 그뿐 아니라 미세한 접촉에도 반응하고 아주 정확하게 시간을 잴 수도 있다.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식물의 싹은 틈새로 새어 드는 한 줄기 빛을 향해 기어 나오기 시작한다. 식물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울타리꽃은 해질 녘에 서쪽을 향하고 있지만, 밤 동안에 얼굴을 동쪽으로 돌려 새벽 햇빛을 받는다. 식물은 시간을 잴 수 있기 때문이다. 파리지옥풀은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건드려야 닫히는데, 이는 수를 셀 수 있음을 뜻한다.

우리들이 이러한 식물들의 극적인 생활과 능력, 그리고 예민한 감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식물들이 우리와는 다른 시간 단위에 따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은 우리가 맨눈으로 보아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식물의 삶을 우리 자신의 시각이 아닌 그들의 척도에서 접하는 순간, 넓은 들이나 좁은 뜰에서 자라는 어떤 식물이든 전혀 다르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제시문은 두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크게 보아 2개의 문장이 추출되겠죠? 자, 우선 첫 번째 문단에는 예시가 상당히 많군요. ‘어둠 속에’로 시작되는 문장부터 모두 예시예요. 이 순간 학생들의 머릿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겠죠? ‘어라? 예시가 이렇게 많은데 이걸 다 어떻게 요약하지?’

이런 경우는 보통, 예시를 묶을 수 있는 포괄적 개념을 사용한답니다. 그런 걸 스스로 생각해냐고요? 아니요. 보통 이런 복수의 예시들이 사용되었을 경우에는, 글 속에 이를 받아주는 내용들이 있어요. 두 번째 문단의 <이러한>이라는 표현 보이나요? 여기서 <이러한>이란, 결국 앞의 예시를 받아온 표현인 셈이죠! 아하, 우리는 예시가 사용되었을 경우 이렇게 어디엔가 이를 표현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정리해보면, 첫 번째 문단은 <식물들이 극적인 생활과 능력, 그리고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 이걸 그냥 써야 할까요? 이걸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더 일반화된 표현 아닐까요? 대략 <식물은 살아 있다> 정도가 어떨까요?! 이것은 만드는 사람 맘이긴 합니다만, 전체 글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았을 때, 그것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도 생동하고 있다는 내용이므로,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로는 분명 식물은 흙에 파묻혀서 마치 죽은 듯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 문단에서 나오듯 그것은 그저 우리들만의 시각에서 보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보면, 식물에 대한 우리의 예상이나 추측은 ‘우물안 개구리’ 식의 판단에 불과한 것입니다.

자, 다시 정리하면 첫 번째 문단은 <식물은 살아 있다>라는 핵심내용을 가지고 있고요. (언어영역에서 제시문 정리하는 것과 달리, 논술에서는 항상 주어+동사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문단은 전형적인 not A but B 형태의 제시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A했던 것과는 달리 식물은 B한다>와 같은 것이지요. 다만, 여기는 문장구조가 조건식(if 가정구조)으로 되어 있다는 점! 당연히 이해하고 있어야겠지요? 계속 말하지만, 이런 구조를 재빨리 눈치챌 수 있는 능력이 곧 요약시간을 줄여주니까요. 즉, <A했기 때문에 못했을 뿐, B한다면 할 수 있다><A했기 때문에 못한 것과 달리, B한다면 할 수 있다>와 같은 구조인 셈입니다.

[첫째 문단] 그들의 극적인 생활과 능력, 감각에서 보이듯 식물들은 살아 있다.
[둘째 문단] 우리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식물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달리, 그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그들이 충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이렇게 요약해도 꽤나 깔끔하긴 하지만, 이왕이면 근거와 주장 형태로 구분짓는 것이, 즉 인과형태로 묶는 것이 채점자에게 제대로 된 독해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용이하겠지요. 더군다나 위의 문장들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잘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을 다시 인과적 관계로 짜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연히 이 구조가 훨씬 좋겠지요.


계속 문제를 풀다 보면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문장의 구조는 <인과구조>가 기본입니다. 자, 이렇게 하나 하나 세밀하게 다 풀어보면 좋겠지만, 지면 관계상 예시는 하나만 더 보여드리고 다음 시간부터는 본격적인 논술 답안형 요약을 배워야겠네요. 즉, ‘제시문 (가)’가 사용되는 요약이지요. 지난 시간과 이번 시간에 배운 내용을 깔끔하게 정리된 pdf 파일로 보고 싶으신 분들은 간단한 자기 소개와 함께 메일을 주세요. 지면관계상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들과 예시들도 볼 수 있답니다.



<문제> 다음 제시문을 두 문장으로 요약해보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대상, 연민과 동정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보살펴야 할 대상으로 노인 혹은 노인집단을 규정하는 그 순간, 그 의식 안에서 진짜 노인 문제가 발생한다. 일흔다섯의 나이에 세계가 놀랄 만한 영화를 만들어 낸 노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노인 문제는 뭘까? 깡패 노인이 있고 선량한 노인이 있다. 부자 노인이 있고 가난한 노인이 있다. 옹졸한 노인이 있고 너그러운 노인이 있다. 튼튼한 노인이 있고 병든 노인이 있다. 그들에게는 살아온 햇수가 많다는 것 말고는 노인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불리기에 마땅한 어떤 공통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노인은 없다.


이용준 S·논술선임연구원 sgsgno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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