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박인비…美LPGA 2주째 '한국 천하'

입력 2013-02-24 20:50   수정 2013-02-25 04:24

혼다LPGA타일랜드 행운의 극적 역전…시즌 첫승
선두 달리던 주탄우가롱, 18번홀 트리플보기 '와르르'



박인비가 미국 LPGA투어 혼다타일랜드(총상금 150만달러)에서 행운의 우승컵을 안았다.

박인비는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CC 파타야올드코스(파72·646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아리야 주탄우가롱(태국)에 1타차 역전 우승을 거뒀다. 통산 4승째.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인 박인비는 자신의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획득하며 상금왕 2연패 달성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주 신지애(미래에셋)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았다.

선두 주탄우가롱에 4타 뒤진 5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박인비는 2타 뒤진 채 경기를 마쳐 준우승에 그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주탄우가롱이 18번홀(파5)에서 예상치 못한 트리플보기를 범하면서 순식간에 우승자가 됐다.

1, 5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주탄우가롱은 8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뒤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로 앞조에서 플레이하며 1, 5, 7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박인비는 9번홀에서 3m 버디를 잡아내며 주탄우가롱을 1타차로 압박했다. 박인비는 가장 쉬운 홀인 10번홀(파5)에 가볍게 ‘2온’을 한 뒤 버디를 추가하며 공동선두가 됐고 11번홀(파4)에서 6m 버디 퍼트를 떨구며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주탄우가롱은 12번홀(파3·161야드)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1타차 선두로 복귀했다. 홀인원에 힘입어 상승세를 탄 주탄우가롱은 13번홀에서도 버디를 더해 2타차 선두가 되며 태국 선수 최초로 LPGA투어 우승을 눈앞에 뒀다.

2타차 간격은 막판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박인비는 15번홀(파4)에서 3m 버디를 놓쳤고 17번홀(파4)에서는 2m 버디퍼트가 홀 뒷벽을 맞고 돌아나오는 불운이 따르기도 했다.

만 17세3개월1일로 리디아 고(15세4개월2일)-렉시 톰슨(16세8개월8일)에 이어 투어 사상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컵을 안을 줄 알았던 주탄우가롱은 18번홀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참사를 당했다. 그의 두 번째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로 들어갔는데 희한한 상황에 처했다. 벙커 내 위쪽에 있는 바위와 벙커턱 사이에 볼이 박혀버린 것. 바위 때문에 볼 뒤를 쳐 꺼내는 것이 불가능했다.

경기위원을 부른 주탄우가롱은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했다. 1벌타를 받고 벙커 내에 드롭한 뒤 친 네 번째샷은 그린을 살짝 오버했다. 잘 붙여 보기로 막아도 여전히 우승이 가능했다. 그러나 프린지에서 친 5번째샷은 2m 정도 가는데 그쳐 그린에 오르지 못했다. 여섯 번째 샷은 그린 경사를 타고 홀을 90㎝가량 지나쳤다. 이 퍼트를 넣으면 연장전을 할 수 있었으나 이 퍼트마저 홀을 돌아 나오면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했다.

박인비는 우승 직후 “17번홀 퍼트를 놓치고 우승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첫 대회에서 우승을 선물로 받아 올해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이날 9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유소연(하나금융그룹),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베아트리스 레카리(스페인)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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