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비밀 편지 개봉한 거대한 금융권력 '민낯'을 드러내다

입력 2013-02-28 16:52   수정 2013-03-01 00:38

로스차일드家 직접 의뢰…가문 문서보관소 드나들며 사적인 편지까지 참조연구
유럽 금융계 장악한 과정…각색없이 풀어내

전설의 금융가문 로스차일드 1·2
니얼 퍼거슨 지음 / 윤영애·박지니 옮김 / 21세기북스 / 660·852쪽 / 3만5000원·3만8000원




세계적인 은행그룹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가 영국 런던에 상업은행을 설립해 올봄부터 영업을 시작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에드먼드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프랑스 지파로, 이 가문의 시조이자 화폐상인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의 막내 제임스가 프랑스 파리에 ‘로칠드(로스차일드) 프레르’라는 이름으로 세운 은행이다. 로스차일드 가문 사람들은 런던, 파리 등으로 정해진 각자의 구역에서만 책임 영업을 해온 탓에 파리 로스차일드 가문의 런던 진출을 놓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처럼 로스차일드는 지금도 세계의 관심사다. 1700년대 후반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마이어 암셸은 골동품 중개인으로 크게 성공한 뒤 핵심사업을 은행업으로 바꿨고, 다섯 아들을 프랑크푸르트와 런던, 빈, 나폴리, 파리로 보내 각자 금융기업을 만들게 했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전 세계 금융계를 장악한 유대계 최대의 금융가문이었던 로스차일드의 경제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1815년부터 100년 동안 로스차일드 은행은 세계 최대였다. 오늘날 세계 최대 국제은행도 전성기의 로스차일드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다. 나폴레옹전쟁, 워털루전투, 남북전쟁, 러일전쟁, 제1차·2차 세계대전 등 숱한 전쟁과 수에즈운하 건설, 산업혁명, 각국 중앙은행 설립에 관여했다.

때문에 이 가문이 어떻게 천문학적인 부를 쌓고 금융권력은 물론 주요 국가의 정치·외교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관심사요 숙제다. 그 깊고도 넓은 영향력 때문에 로스차일드 이야기는 흔히 신화적으로 각색되고 음모론에도 휩싸였다.

《전설의 금융가문 로스차일드》는 이처럼 불분명한 사실관계, 신화와 음모론 등이 뒤섞인 로스차일드 가문 이야기를 역사적 진실로 바꿔놓으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하버드대 역사학과와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니얼 퍼거슨은 1500쪽이 넘는 이 책에서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의 다섯 형제 중 셋째인 나탄 마이어가 영국에 도착한 1798년부터 1999년까지 이 가문의 200년 역사를 철저한 고증과 연구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다소 뜻밖인 것은 이 가문의 기업을 관리하는 NM로스차일드앤선즈의 에벌린 드 로스차일드 회장이 퍼거슨 교수에게 가문의 역사를 써달라고 의뢰했다는 점.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이 가문을 미화하기는커냥 신화로 각색된 부분을 벗겨내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부분도 적지 않다.

어쨌든 이런 덕분에 저자는 런던의 로스차일드 문서보관소에 있는 모든 자료와 개인문서 컬렉션까지 자유롭게 열람, 분석했다. 너무나 방대해서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자료들을 5년여에 걸쳐 뒤졌다. 특히 당시 은행파트너들의 1812년부터 한 세기에 걸친 사적인 편지 135상자 가운데 5000통을 참조한 것은 로스차일드를 다룬 다른 책과 비교된다. 이들 편지에는 정치 뉴스와 금융 정보, 사업상 질문과 답변 등 고급 정보는 물론 가족 간의 비밀스런 내용까지 담겨 있어서다.

저자는 그 결과 로스차일드 가문의 경제적 성공 이면에 놓인 비밀과 방대한 정치적 네트워크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근대 국제 채권시장을 형성하고 지배했다. 특히 전쟁과 전쟁 준비로 재정적자를 겪는 나라들에 대출해주거나 국공채에 투자해 어마어마한 재산을 형성했다. 전쟁과 국제정세 불안으로 인한 투자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들은 항상 최신 정치·경제 뉴스를 중요시했다. 때문에 정계 주요 인물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썼고, 금융시장에 정보망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내내 승승장구한 건 아니었다. 크림전쟁에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 반복되는 전쟁은 로스차일드 제국의 존속을 위협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이 가문의 지속에 마침표를 찍게 할 뻔했으나 은행은 여전히 살아남았다.

로스차일드의 성공 비결은 금융업 집중, 탁월한 정보력, 가족의 결속력이다. 이들은 근친혼을 선호했다. 가문의 자본을 계속 결집시키고 사위, 며느리 같은 외부인의 권리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유언장으로 사업의 지속과 성장을 보장했다. 이 가문의 또 다른 비결은 단합이다. 마이어 암셸이 다섯 아들에게 남긴 유언도 ‘흔들림 없는 단합’이었다.

워낙 방대해 긴 호흡으로 읽어야 할 책이지만 탁월한 역사가가 풀어내는 이야기 솜씨가 지루함을 덜어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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