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IT 버블 없었다면 '증시 큰손'도 없었다

입력 2013-03-11 17:07   수정 2013-03-12 00:04

슈퍼개미 등장 10년 (1) 슈퍼개미 특징



개인투자자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주식시장을 휘젓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1997년 말 외환위기와 2000년 초 ‘정보기술(IT) 버블’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엄청난 위기인 동시에 기회였다. 싼값에 주식을 쓸어담아 비싸게 팔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00억원대 주식 부자’ 박영옥 씨는 “외환위기와 2001년 ‘9·11 테러’가 없었다면 수천만원의 종잣돈으로 지금의 부(富)를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개미의 원조격인 ‘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 씨, ‘목포 세발낙지’ 장기철 씨, ‘전주투신’ 박기원 씨 등도 이때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전공’은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이었지만 현물시장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

입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슈퍼개미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03년부터다. 그해 5월 개인투자자라고 밝힌 김영만 씨는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 지분 7.09%를 ‘경영 참여’ 목적으로 매입한 사실을 공시했다. 김씨는 지분을 계속 늘렸고 적대적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김씨는 이듬해 코스맥스 지분율을 19.19%까지 끌어올린 뒤 차익을 남기고 팔았다.

이후 김씨와 비슷한 ‘경영참여형’ 슈퍼개미가 쏟아져 나왔다. 경대현·경규철 부자는 적대적 M&A를 시도하겠다며 서울식품공업 슈넬생명과학(옛 한국슈넬제약) 등의 지분을 사들인 뒤 주가가 급등하면 매각하는 방법으로 몇 달 만에 수십억원을 챙겼다. ‘먹튀’형 슈퍼개미는 이후 에프와이디 하우리 마담포라 대진공업 대상사료 남한제지 가로수닷컴 신화실업 등 여러 기업에서 등장했다. 슈퍼개미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면서 먹튀형 슈퍼개미는 크게 줄어들었다.

빈자리는 장기 투자형 슈퍼개미가 채우기 시작했다. ‘주식농부’ 박영옥 씨, 현대약품 등 제약주에 주로 투자한 ‘제약 큰손’ 박성득 씨, 일성신약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했던 표형식 씨 등은 특정 기업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썼다. 김수일 씨는 이 무렵 AJS(옛 아세아조인트)의 경영권을 확보, 슈퍼개미가 적대적 M&A를 성공시킨 첫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일부 슈퍼개미는 이즈음 ‘재야의 고수’에서 벗어나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윤강로 씨는 2000년대 중반 자신의 이름을 따 KR선물이란 투자회사를 만들었다. 파생상품 시장의 큰손이던 ‘슈퍼메기’ 선경래 씨는 2008년 속옷업체 좋은사람들을 인수, 상장사 오너가 됐다.

2~3년 전부터는 ‘상생’형 슈퍼개미도 나오고 있다. 경영진 및 근로자와 힘을 합쳐 회사를 키운 뒤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자는 사람들이다. 쌍용머티리얼에 투자했다가 발생한 이익 일부를 사내복지기금으로 출연한 한세희 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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