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첫 국무회의] 올 임기 만료 기관장 177명…경영성과 나쁜 '낙하산' 퇴출 1순위

입력 2013-03-11 21:01  

공기업 기관장 물갈이 대상 얼마나…

"일괄사표 방식보다는 선별적으로 판단"
강제 교체 없지만 금융공기업도 적용될 듯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회의 자리에서 공기업 기관장 인사와 관련,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낙하산 인사는 문제가 있다”는 식의 원칙론적 발언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303개에 달하는 공기업(기타 공공기관 포함) 기관장들은 이 발언의 의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해석하기에 따라선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것이어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3년 임기가 끝나는 기관장은 177명이며, 이사 감사 등을 포함하면 모두 367명에 달한다.

○일괄 교체는 아니지만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고위 인사는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소 오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무지막지하게 갈아치우는 식은 박 대통령의 생각과는 맞지 않다”며 “과거 정권 때 무리하게 낙하산으로 내려간 인사들 중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같이 가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선별적으로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낙하산 인사로 판단되는 사람들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접근해 판단할 것”이라며 “전문성도 있고 경영성과도 좋은데 무조건 갈아치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일괄사표’를 받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던 방식은 취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이런 방식으로 공기업 기관장 가운데 32%가 임기를 남겨두고 교체됐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기관장 인선은 기본적으로 소관 부처 장관이 책임지도록 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렇다고 장관에게만 전적으로 맡겨둔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협의해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날 취임 후 “문화예술계 산하 단체장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보장하겠다”면서도 “기관장의 공과는 엄격하게 재평가해 책임 지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기업 한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때 낙하산으로 임명된 기관장이나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둔 기관장은 아마 정부의 후속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당분간 잠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장들 거취에 촉각

박 대통령이 낙하산 공기업 기관장 교체 의사를 비치면서 당장 금융 관련 공기업 수장들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여서 한때 ‘4대 천황’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미 은퇴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 어 회장은 오는 7월 임기가 끝난다. KB금융지주는 공식적으로는 민간 금융사지만 뚜렷한 주인이 없다 보니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 회장은 최근에도 KB의 미래를 위해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지를 주변에 피력했지만, 워낙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 예측하기 힘들다”고 했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가 대주주인 산은금융지주의 두 회장은 각각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작년 6월 임명돼 아직 교체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산하 13개 금융 공공기관(자산관리공사 정책금융공사 등)과 6개 협회(은행연합회 등) 기관장들도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금융 공기업 기관장 교체 여부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워낙 민감한 문제라 현 단계에서 뭐라 얘기할 수 없다”며 “본인들이 알아서 그만둔다면 몰라도…”라고 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금융 공기업 기관장의 경우 스스로 자진 사퇴하지 않는 한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기류도 있다.

금융 공기업 기관장 외에도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7월 임기 만료), 이지송 LH 사장(9월 임기 만료),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10월 임기 만료),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10월 임기 만료) 등 올해 임기가 끝나는 일반 대형 공기업 기관장들도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금융 관련 기관장은 “박 대통령이 ‘원칙과 신뢰’를 강조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물갈이 없이 임기를 모두 지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가졌는데 슬슬 압박이 들어오는 것 같다”며 “전 정권 인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거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종태/이상은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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