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수술만큼 중요한 '멸균 관리'

입력 2013-03-21 17:23   수정 2013-03-21 21:47

우진하 <병원수술간호사 회장>



건강검진에 따른 조기진단이 늘면서 각종 질환의 수술 건수도 증가 추세다. 수술법이 발달해 수술 시간이 훨씬 짧아졌고 많은 병원에서 동일한 수술을 몇 건씩 연이어 진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고가인 수술 기구와 멸균 장비가 충분치 않은 병원들은 아직도 멸균과정 대신 소독과정만 적용하고 있다. ‘멸균’은 수술 기구에 묻어 있는 모든 세균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소독’보다 상위 개념이다. 멸균이 필요한 수술 기구를 소독만 해서 다시 사용한다는 것은 환자들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환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모대학병원에서 수술 기구 중 하나인 관절경이 오염돼 동일한 관절경으로 수술받은 환자들이 집단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더 많은 감염 사례들이 일선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0년 정부에서는 병원 감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질병관리본부 등의 기준에 맞춰 ‘의료기관 사용 기구 및 물품 소독지침’을 제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이 지침은 권장 사항에 지나지 않아 대다수 병원들이 지침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멸균이 필요한 기구임에도 한 단계 낮은 단계인 소독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멸균 관리는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도 철저하게 관리 감시되고 있는 의료정책이다. 보건복지부는 환자의 안전과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인증제’를 3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인증제에는 멸균 여부를 확인하는 정도만 포함돼 있다.

멸균 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은 병원에 위임했다. 멸균은 수술환자 감염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불필요한 의료비가 지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본이다. 의료기관 인증제의 평가 항목에 ‘제조사들이 정한 권장사항에 맞게 적절한 멸균 방식을 선택해 수술 기구를 멸균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포함시키고, 시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때다.

우진하 <병원수술간호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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