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이 변했다

입력 2013-04-04 17:15   수정 2013-04-04 21:30

100% 보급률·고령화로 수요 변화…가격상승에 초점 맞춘 대책 한계
부동산 수요 세분화한 정책 필요

진창하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부동산학>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부동산 대책이 지난 1일 발표됐다. 이번 대책은 금융위기 이후 지난 정부의 수차례에 걸친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했던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선 현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점은 지금의 부동산시장이 바로 과거 부동산시장과 같은 패러다임인가 하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오랜 시간에 걸친 기존 패러다임에 대한 반증의 축적과 이에 대한 저항의 과정을 거쳐서 기존 패러다임의 붕괴와 함께 등장하게 된다.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주택보급률이 100%에 육박하는 공급 상황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및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수요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과거와 같은 가격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따라서 주택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주택시장의 회복과 관련된 패러다임이 가격상승에만 포커스를 둔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 부동산 경기 회복을 가격 회복에만 초점을 둔 과거 패러다임으로의 회귀가 아닌, 수요와 공급이 창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주택의 소비와 공급주체를 세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이번 ‘4·1 대책’에서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계층과 신혼부부, 그리고 저소득층에 대한 내용은 바로 실수요자 중심의 배려가 포함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개선은 이런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상징성을 내포한 규제완화라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주택 거주자들이 시장의 실수요자로 재등장하기 위해 입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1기 신도시 위주의 리모델링이나 수직증축을 통한 수요창출 또한 수요를 세분화한 정책적 배려로 판단할 수 있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의 참여자를 각기 달리 바라보며 그들의 시장을 세부적으로 구분해 가격의 변화를 포함한 부동산 참여자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부동산은 실수요자 중심의 공간시장과 자본투자자 관점에서의 자산시장으로 구분된다. 한국은 후자의 비중이 큰 시장이다. 하지만 이제는 부동산시장을 이런 자산투자자로부터의 영향력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즉 사업이 자산시장의 한 부분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그 수익률은 임차인이 투자자의 관점에서 볼 때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월세전환율에 근간을 두고 있어야 한다.

민간 임대시장의 역할이 커진 상황에서 단계적으로 체계성이 확립된 시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 양도소득세 감면 등 1가구 다주택자들에 대한 혜택은 앞으로 민간 임대업자들을 향한 중장기적인 대책으로 발전돼야 한다. 또 캠코에서 인수하게 되는 주택자산을 이용해 시장에서 롤모델이 될 수 있는 구조를 시장에 제시, 바람직한 준공공 임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민간 임대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해 보금자리주택의 이면에 있는 기존 공급량과의 충돌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정책은 지속가능하며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도록 투명하고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 국토연구원에서 이번 대책으로 전국 주택거래량이 약 15% 증가하고 주택가격은 약 2%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이 같은 분석은 정치적 위험을 배제한 외부 충격이 없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의 바닥이 어디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 가격을 구성하는 수요와 공급의 상황이 예전과는 달라졌다. 또 이런 천편일률적인 논의를 하기에는 주택이 한 가구의 소비와 지출에서 자산효과로서 미치는 영향과 가치하락으로 인한 재정적인 제약을 가져오는 담보효과로서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다. 정치권에서의 순조로운 논의과정을 통해 각 주체의 필요에 따른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고 이에 따른 부동산 가격 연착륙을 실현시키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진창하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부동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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