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주기 짧아지는 '기술 표준'… 자만은 곧 몰락의 시작

입력 2013-04-19 15:37  


흥망성쇠는 역사의 진리다. 그 진리는 국가에도,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로마의 1000년 제국, 해가 지지 않는다던 대영제국도 흥망성쇠의 진리를 비켜가진 못했다. 휴대폰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노키아, 필름시장의 대명사였던 코닥, 전자왕국을 구축했던 소니 역시 기업의 부침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기업 흥망의 열쇠는 한마디로 기업가정신이 좌우한다. 지속적 기술개발, 창의적 아이디어, 경영자의 리더십, 시대흐름을 꿰뚫는 혜안, 종업원의 책임의식 등은 기업을 일으키고 흥(興)의 시대를 연장시킨다. 반면 자만이나 안주, 과욕은 기업을 몰락으로 이끄는 주범들이다. 기술 발달이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면서 기업 흥망성쇠의 주기도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흥한 기업이 몰락하기도 하지만 몰락한 기업이 다시 흥하는 것이 기업이란 생태계다.

#창조적 파괴로 진화해야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2002년 발표한 ‘메모리 신성장론’의 골자로, 그의 성을 따서 ‘황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앞서 1960년대 반도체 시대가 열리면서 인텔의 공동설립자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며 PC가 이를 주도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다. 실제로 당시 무어의 법칙과 비슷하게 메모리 용량이 향상됐다. 그러던 것이 불과 몇 십년 만에 ‘황의 법칙’으로 공식이 바뀐 것이다. 기술의 진화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조만간 ‘황의 법칙’을 대체할 또 다른 법칙이 나올 듯도 하다.

기술혁신을 얘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는 경제학자 슘페터가 기술 발달에 경제가 얼마나 잘 적응해 나가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한 개념이다. 그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창조적 혁신을 주창했으며, 특히 경제발전 과정에서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 행위를 강조하였다. 1912년에 발표한 <경제발전론>에서 슘페터는 이윤이 기업가의 혁신에서 발생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즉, 이윤은 혁신적인 기업가의 ‘창조적 파괴행위’로 인한 생산요소의 새로운 결합에서 파생되며, 이윤이란 바로 창조적 파괴행위를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가의 정당한 노력의 대가라는 것이다. 기술혁신으로 낡은 것을 파괴·도태시키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변혁을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 과정이 기업경제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는 100년 전에 나온 용어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21세기에 더 들어맞는 논리다.

#기업이 몰락하는'5단계'

기업이 몰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본적으로는 기술혁신에서 뒤지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는 것, 인재를 키우지 못하는 것, 직원 간의 화합을 이끌지 못하는 것, 유통의 효율성에서 뒤지는 것도 기업의 몰락을 초래하는 요인들이다. 노키아는 명성의 정점에서 자만으로 몰락했고, 코닥은 디지털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간과한 결과 존재감이 희미해졌고, 소니는 자신들의 표준에만 안주하다 추락의 길을 걸었다.

경영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저서에서 실증조사를 바탕으로 기업이 몰락하는 과정을 5단계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기업 몰락은 ‘성공으로부터 생겨나는 자만심’에서 시작된다. 그가 예로 든 모토로라는 1990년대 중반 10년 만에 연매출이 50억달러에서 270억달러로 급증하면서 겸손했던 회사에 자만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1995년 아날로그 기술에 기반한 세련된 디자인의 초소형 스타텍 휴대전화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기고만장한 경영진은 통신시장이 이미 디지털로 가고 있음을 간과했다. “4300만명의 아날로그 고객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자신감이 몰락의 서곡임을 경영진은 몰랐다. 2단계는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그는 현실안주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과욕이라고 지적한다. 3단계는 위험과 위기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 4단계는 구원자를 찾아 헤매는 것, 5단계는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짧아지는 흥망성쇠 주기

콜린스의 기업 몰락 5단계는 기술혁신보다는 자만, 위기부정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기술혁신은 기업생존의 필수다. 기술혁신은 정보기술(IT)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제조업, 유통업체, 금융업종에서도 얼마든지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혁신이 가능하다. 기술혁신이 기업 생존에 불가피한 것은 글로벌화로 시장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기술이나 마케팅 기법 등에 수시로 ‘진화’가 이뤄지면서 자만이나 안주는 바로 몰락의 신호인 셈이다. 기술은 단지 기계적 의미가 아닌, 기업을 이끄는 리더십의 총체다.

기술혁신의 시대는 기업에 두 가지 메시지를 준다. 하나는 명성의 절정에 선 기업도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추락한 기업도 혁신적 기술로 다시 정상에 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업 흥망성쇠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논술 포인트 >

기업 흥망성쇠의 요인을 토론해 보자. 짐 콜린스의 ‘기업몰락 5단계’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공부해보자. 슘페터가 주창한 ‘창조적 파괴’의 내용을 상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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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몰락은 핀란드에 축복 ?…스타트업 붐으로 위기극복

노키아가 몰락했지만 핀란드 경제가 휘청댄다는 뉴스는 많지 않다. 이유는 뭘까. 바로 스타트업(start up) 기업 덕이다. 스타트업 기업은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다.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은 창업기업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이전 단계라는 점에서 벤처와 차이가 있다.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로 창업붐이 일었을 때 생겨난 말로, 보통 고위험·고성장·고수익 가능성을 지닌 기술·인터넷 기반의 회사를 지칭한다.

핀란드에서 스타트업 기업이 급증한 것은 노키아 출신 기술자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핀란드 정부가 ‘노키아 살리기’보다는 우수 인력을 대거 활용한 ‘스타트업 붐’을 택한 것이다. 이런 전략은 상당히 주효했다는 평가다.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은 노키아 직원의 창업을 전문적으로 돕는 ‘이노베이션 밀’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이를 통해 노키아 퇴직자들이 세운 신생기업만 300개를 넘는다. 스마트게임 ‘앵그리버드’를 빅히트시킨 로비오도 이들 기업 중 하나다. 노키아의 위기가 신생기업들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노키아의 몰락 이유를 다양하게 분석하면서 “그것(노키아의 몰락)이 이 나라(핀란드)에 가장 잘된 일”이라는 말이 요즘 유행이라고 전했다.

노키아의 스타트업 붐은 나라나 기업에 있어 인재가 얼마나 중요한지와 국가지도자나 기업의 경영자가 시대 흐름을 놓치지 않는 혜안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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