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진 "손목 다친게 전화위복…쇼트게임 '눈' 떴죠"

입력 2013-04-25 17:11   수정 2013-04-25 23:17

겨울 한달내내 8시간씩 퍼팅·어프로치 연습만
메트라이프·한경대회 우승할 것…내년 日진출



많은 이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를 ‘화수분(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이라고 한다. 매년 끊임없이 새로운 강자와 스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 자리를 양수진(22·정관장)이 꿰찰 태세다. 양수진은 귀염성 있는 외모에다 톡톡 튀는 의상과 액세서리 등으로 이미 상당수 ‘삼촌팬’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화끈한 장타력을 주무기로 한 실력까지 갖춰 오래전부터 KLPGA를 평정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아왔다.

지난 21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초대 챔피언에 오른 양수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년간 기다려온 ‘넘버 원(국내 상금랭킹 1위)’을 올해는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평균 270~280야드로 동료 선수들보다 20~30야드 더 나가는 양수진은 올겨울 갑작스런 부상을 당했으나 오히려 골프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초 베트남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왼쪽 손목을 다쳐 2주간 깁스를 했어요. 깁스를 풀고도 2주가량 스윙을 할 수 없었어요. 남들은 라운드하고 스윙 연습할 때 저는 한 달 동안 하루 8시간씩 퍼팅과 쇼트게임만 연습했습니다. 그랬더니 쇼트게임이 눈에 띄게 좋아지더군요.”

대부분의 ‘장타자’들이 안고 있는 쇼트게임 부진을 극복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 결과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미션힐스월드레이디스에서 정상급 선수들인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박인비, 펑산산(중국)에 이어 4위에 올라 그 진가를 확인했다.

“당시 손목이 완쾌되지 않아 연습을 거의 안 한 채 대회를 뛰었지만 쇼트게임이 잘돼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어요. 전에는 이 퍼팅을 꼭 넣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불안해진 나머지 실수하곤 했지만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를 놓치지 않았죠.”

당시 마지막날 페테르센, 박인비와 동반 라운드를 한 양수진은 “박인비는 퍼팅 리듬이 18홀 내내 일정하다. 같이 치면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양수진은 올해 메인 스폰서(정관장)와 의류 후원사(파리게이츠)를 모두 바꿨다. 올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거두면서 스폰서들의 후원에 보답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골프계의 패셔니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화려한 꽃무늬 옷에다 다양한 색상으로 코디한 의상이 여성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파리게이츠 매장에는 양수진이 입었던 옷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신상품을 보내오면 제가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서 입어요. 워낙 튀는 것을 좋아해서 옷이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귀걸이나 팔찌 같은 액세서리는 지난해까지 후원을 받다가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직접 사서 쓰고 있습니다. 액세서리 구입 비용만 한 달에 200만~300만원 들어요.”

협찬받은 골프 의류만큼이나 직접 구입한 평상복도 많다. 양수진은 “엄마랑 저랑 쇼핑을 좋아해 백화점에서 1차로 구입한 뒤 색상이나 디자인이 다양하지 않으면 동대문시장을 뒤지고 다닌다”고 했다. 취미는 인터넷 게임, 친구들과 수다 떨기. 좋아하는 게임은 ‘서든 어택’이다. 세 가지 아이디로 계급이 준장, 대령, 중위라고 한다. 올해 5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를 묻자 “최고의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KLPGA챔피언십’”이라고 말했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 막판에 최혜정 언니에게 1타 차로 역전당했죠. 당시 최혜정 언니는 마지막날 10언더파 62타를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펼쳤습니다. 그때 전 마지막홀 그린에 올 때까지 제가 선두인 줄 알았어요. 내년에는 일본 투어에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거리가 먼 미국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 일본에 가고 싶어요.”

'장타왕'3 大비결은…머리 위치 잡아두고 그립 악력 일정하게…왼쪽 다리 버텨줘야

양수진은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장타랭킹 1위다. 그는 장타를 내는 비결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어드레스를 했을 때 머리 위치가 스윙 과정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는 “머리가 중심이라 이것만 잡아줘도 방향성이 좋아진다. 머리를 약간은 움직여도 되지만 너무 크게 움직이면 파워를 잃는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비결은 그립의 악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처음 어드레스를 했을 때 그립을 잡은 힘이 백스윙, 임팩트, 피니시까지 똑같아야 한다”는 얘기다.

세 번째 비결로는 왼쪽 다리가 벽을 세우며 버텨주는 것을 꼽았다. 그는 “임팩트 이후 폴로스루가 진행될 때까지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 다리가 무너지지 않게 잘 지지해줘야 장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수진은 집에서 할 수 있는 퍼팅 연습으로 스마트폰에 있는 ‘메트로놈 앱’을 내려받아 리듬에 맞춰 연습해보라고 권했다. 메트로놈은 음악의 빠르기를 측정하는 도구다.

“자신의 퍼팅 스피드와 메트로놈의 빠르기를 맞춘 뒤 ‘똑딱’ 하는 소리에 맞춰 퍼팅해보세요. 저는 대회장 연습그린에서 이어폰을 꽂고 이 연습을 하면서 저의 리듬감을 찾은 뒤 대회에 나갑니다. 모르는 분들은 제가 음악을 듣고 있는 줄 알지만 실제는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연습하고 있는 거죠.”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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