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환경학과만 나오면 됩니다"

입력 2013-05-13 17:03   수정 2013-05-14 03:47

LG전자, 경력 모집 공고…삼성은 경력이어 신입 공채
대학에 관련학과 적어…전문성 갖춘 인재뽑기 난항




‘산업·환경공학 관련 학과만 나오면 됩니다.’

LG전자가 지난 6일부터 산업 안전 분야 경력사원을 모집하면서 내건 지원자격이다. 으레 경력직 채용에 필수 사항으로 간주되는 ‘해당 분야 3년 이상 근무’ 같은 조건은 없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관련 자격증’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저 있으면 좋은 ‘우대 사항’일 뿐이다. 회계 부문 경력직을 뽑으면서 해당 경력과 자격증 소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관련 학과만 나오면 된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국내 대표 기업 중 하나인 LG전자가 이렇게 ‘저 자세’로 경력직을 채용하는 이유는 뭘까.

산업 안전 전문가들의 품귀 현상이 첫째 요인으로 꼽힌다. 인력 수급 여건이 빡빡한 것은 최근 들어 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안전 인력을 뽑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대형 사업장에서 각종 안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나면 해당 사업장에 매출 5%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는 ‘유해물질 관리법 개정안’이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기업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LG전자는 19일까지 환경안전 부문의 경력직 40~50명을 채용한다고 13일 발표했다. 2015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사업장 시설도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삼성전기 등 16개 삼성 계열사도 환경안전 분야 경력직 150명을 뽑아 다음달부터 현장에 투입한다.

삼성 LG 모두 산업 안전 경력직을 공채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은 이 분야 신입사원 150명도 추가로 선발한다. 삼성은 연내 총 600명의 안전 관리 전문가를 채용할 방침이다.

SK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안전 전담 조직이나 자문위원회를 설치하고 해당 인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문제는 시장에 안전 관리 전문가가 많지 않은 점이다. 현재 소방 방재나 안전학과를 개설한 4년제 대학은 22곳. 전체 197개 대학 중 11%에 불과하다. 이마저 최근에 2년제 대학에서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한 곳이 대부분이다.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환경공학과 역시 유명무실화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다. 환경공학과는 지원자 수 급감으로 1990년대 이후 건축공학과나 토목공학과와 통합됐다. 서울대와 한양대는 건설환경공학과(부)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고 고려대는 건축사회환경공학부로 관련 학과를 합쳤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최근 들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환경 관련 전공을 하는 학생이 늘기는 했지만 그동안 대부분 건축이나 토목 관련 회사에 취직해 전공과 관련없는 일을 해온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안전 인력 양성 교육도 전무하다. 현재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환경 관리 전문가 교육 과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연구원이 주관하는 ‘화학사고 대응과정’이 유일하다. 이 과정도 환경부, 국방부, 소방방재청에 있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어서 기업 임직원들은 수강할 수 없다.

이런 상황 탓에 안전 관리 전문가들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대형마트 안전관리 부문에서 대리급으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최근에 헤드헌팅 회사에서 연봉의 1.5배를 줄테니 회사를 옮기라는 전화를 계속 받고 있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부장은 “환경 안전 담당 직원들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인설/강현우/배석준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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