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종감염병 습격에 선제 대응해야

입력 2013-05-29 17:37   수정 2013-05-30 00:06

신종바이러스 위험은 현재진행형
감염경로 파악해 예방수칙 내고 백신 개발 등 체계적 투자 필요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wjkim@korea.ac.kr >



지난해 강원도 춘천에서 원인불명으로 사망한 여성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로 확인되면서 SFTS 바이러스 매개체인 야생진드기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에서 SFTS 의심환자 신고가 속출하고, 방충제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SFTS는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사망자만 연이어 확인되는 ‘살인 진드기병’으로 보도돼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중증 환자 위주로 확진돼 사망률이 높은 것 같은 착시현상을 보이지만 앞으로 경증 환자와 치료 회복 사례가 포함되면 실제 사망률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SFTS를 매개하는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에서 발견되지만 바이러스 보유율이 0.5%에 불과하고, 진드기에 물린다 하더라도 모두 발병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SFTS 환자는 앞으로도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중국의 한 산촌 마을에서 원인불명 괴질이 집단 발병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SFTS는 야산, 숲에 서식하는 작은소참진드기가 매개하는 신종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SFTS의 증상은 진드기에 물리고 1~2주 잠복기를 거쳐 갑작스러운 고열, 피로감, 식욕부진에 이은 오심, 구토, 설사 등 소화기증상이 특징이다. 특히 백혈구와 혈소판 감소, 간기능 이상을 보이며 출혈 소견,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고, 결국에는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중국에서 처음 환자가 보고됐을 때는 사망률이 30%에 이르렀지만, 최근에는 6%까지 떨어졌다. SFTS에 대한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없다보니 치료는 증상 및 장기 기능 이상에 대한 보조요법이 주가 된다. 수액 및 영양 공급, 호흡부전에 대한 인공호흡기 보조, 출혈에 대한 혈소판 수혈 등 현대 의료기술로도 사망률을 낮추고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SFTS는 백신이 없어 주 감염경로인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4~11월 사이에 진드기의 흡혈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이 시기 풀숲, 덤불이 우거진 곳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 발을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작업복 또는 노출된 피부에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귀가 뒤 진드기에 물린 곳이 없는지 온몸을 살펴보고, 샤워를 하며, 입었던 옷은 세탁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국에서는 SFTS 환자의 혈액 또는 체액에 직접 노출된 가족, 의료인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환자를 돌보는 사람은 손씻기 등 접촉감염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SFTS는 신종감염병으로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전국적 SFTS 감시체계를 능동적으로 가동해 발생 실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국내 확진환자를 바탕으로 추정컨대 산간지역의 농업, 목축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혈청역학조사를 벌여 실제 SFTS 감염률을 밝히는 것이 시급하다. 중국에서는 염소, 양, 소 등 가축의 SFTS 감염률을 30~80%로 보고하는 것으로 보아, 국내 가축과 야생동물의 SFTS 매개 진드기 오염률과 감염률 조사도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사자료를 바탕으로 SFTS 감염의 고위험군과 위험 요인을 밝혀 구체적인 예방수칙을 제시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인 SFTS 대책으로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장기 연구에 국가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올 들어 SFTS 이외 중국발 H5N9 조류인플루엔자, 중동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현재 진행형일 정도로 신종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교역과 여행이 보편화된 지금 지구촌은 국경없는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앞으로 신종감염병은 계속 출현할 텐데, 매번 감염에 대한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면 곧 잊어버리는 일과성 소동을 반복할 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한 국가적 신종감염병 대응체계를 갖춰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wjki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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