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프로듀서스] ⑦ ‘쇼앤아츠’ 한경아 대표

입력 2013-06-08 11:18  


[취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천범주 교수 / 편집 이선영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헐리우드 잉꼬 부부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상품 ‘점프’, 그리고 ‘브레이크 아웃’과 ‘The Puppet City’ 등 다양한 한국 공연 콘텐츠를 해외에 진출시키고 서울 드럼페스티벌과 Ocean Blast Fever 등을 통해 해외 아티스트 및 콘텐츠를 국내에 소개하며 세계와의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는 쇼앤아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9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대통령상을 수상한 문화유공자 쇼 프로듀서이자 쇼앤아츠의 수장 한경아 대표를 만났다. 화창한 봄날 붐비는 종로의 인파만큼 열정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한 대표와의 시간은 그야말로 익사이팅 그 자체였고 우리나라와 세계의 공연시장에 대해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쇼비즈니스의 게이트웨이 ‘쇼앤아츠’

Q. ‘쇼앤아츠’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가요?
A. 한국의 공연콘텐츠를 브랜드로 만드는 작업과 그 공연브랜드를 해외에 수출하며 이외에 공연 원소스를 기반으로 2,3차 저작물을 생산하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입니다. 공연을 해외에 마케팅, 홍보, 프로모션하는 퍼블리싱 및 공연을 유치하는 일들이죠.

Q. 쇼앤아츠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A. 일종의 에피소드인데요, 제가 세종문화회관에서 해외공연을 기획하고 유치하는 일을 담당 했었어요. 그런데 역으로 ‘국내 공연을 해외에 내보내는 일을 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런데 2000년도 초반 당시에는 해외에 내보낼만한 공연이 없었어요. 그래서 해외에 내 보낼만한 공연을 찾는 데서부터 일이 시작된 거죠.

Q. 쇼앤아츠와 예감의 관계는?
A. ‘예감’은 점프를 만들고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공연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창작하는 R&D연구소를 갖고 있는 회사예요. 특히 한국의 콘텐츠를 개발해서 작품화하는 일이 주된 업무죠. 저희 ‘쇼앤아츠’는 점프와 같은 작품을 유통하고 사업을 전개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등 해외에 퍼블리싱하거나 또는 전용관을 매칭 시키거나 하는 등 공연사업을 해외에 확장시켜나가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주 업무로 합니다.

꿈꾸는 사람들의 신념

Q. 쇼앤아츠의 기업 핵심 가치는?
A. 순수예술을 포함한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대중화, 상업화시키는 비교적 명확한 사업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회사의 모토는 ‘꿈꾸는 사람들’이고요. 꿈을 꾸는 사람들의 창작력과 상상력의 힘을 믿는 것입니다. 즉, 콘텐츠 비즈니스는 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 자체가 기획의 주체이기 때문에 유, 무형의 생각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Q. 그렇다면 콘텐츠 비즈니스에 있어서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겠다
A. 그럼요. 특히 콘텐츠사업은 100% 사람이 만들어 가는 일들이거든요. 시장을 여는(형성) 것부터, 마켓을 설계(조성)하는 일, 해당 작품을 2차 저작권 시장(가치형성 및 확대)으로 넘기는 일, 다른 기술이나 장르와 융합시키는 일 등 대부분 매번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답을 찾아가는 일, 아니 어쩜 정답을 만들어가는 일들을 하고 있는 거죠.

Q. 삼성, LG같은 대기업들도 근래에는 모두 사람이 소중하다고 한다. 다른 기업들과는 뭔가 좀 다른 조직문화가 있을까?
A. 일단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어요. 해외 업무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창의력이란 게 정해진 시간에 발생되는 게 아니잖아요. 본인이 직접 개발과 개선을 통해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보다 중요한 건 업무시간 이후라도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팀워크의 향상을 도모해요. 결국 결과에 대한 평가는 있지만 과정에 대한 통제는 없는 거죠.


상업적 예술을 지향하는 쇼프로듀서

Q. ‘쇼앤아츠’라는 기업명에 담긴 의미는?
A. 제가 순수예술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었는데 회사명을 만들 때 해외에 비해 국내에서의 순수예술은 경제적으로, 생활환경이나 공연환경이나 상대적으로 열악한 거예요. 그래서 예술로도 매출이 증대(돈이 되는)가 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했고 그래서 아트도 해야겠고 쇼도 해야겠고 해서 상업적 예술 즉, 대중적 컨템포러리를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Show & Arts’라고 이름 지었어요.

Q. 본인(쇼앤아츠 한경아 대표)이 하는 일에 대한 소개를 해 달라
A. 작품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아니고, 어떤 작품을 만들어야 된다고 시장을 먼저 읽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즉, 단순히 만들어진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닌 시장의 트렌드를 먼저 읽어서 시장의 수요를 예측한 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작품을 설계하는 일을 합니다. 이미 만들어진 작품들은 제가 보는 시장과 너무 다를 경우 시장에 진출을 시키거나 배급을 시키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시장에 맞게 설계되고 구성된 작품들은 비즈니스로 확장시키기에 위험이 적고 빠를 수 있거든요. 즉, 콘텐츠를 메이킹이나 컬렉션하는 것이 아닌 프로듀싱하는 콘텐츠 프로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쇼(아트) 매니지먼트’란 어떤 일인가?
A. 간단히 정리하면 공연을 잘 관리하고 브랜드를 유지시키는 일들을 합니다. 해외 업무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언어와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안목, 그리고 가장 중요한 능력이면서 육성이 절실하지만 어려운 비즈니스에 대한 능력인데, 단순 기획이 아닌 트레이드(사고팔고), 퍼블리싱(유통)도 하고 마케팅, 프로모션, 시장분석, 작품분석 등의 능력과 함께 그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 일과 콘텐츠에 대한 절실한 숙명적인 애정이 필요합니다. 비즈니스 기반의 콘텐츠 프로듀서, 가장 중요한 직종이면서 가장 부족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쇼, ‘점프’

Q. 점프의 탄생과 진화 과정에 대해
A. 2003년 점프와의 인연으로부터 본격적인 쇼 매니지먼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점프는 1999년 김경훈과 최철기가 아이디어 후 2003년 개발). 점프는 2005년에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한 달 동안 800석의 공연장을 전석 매진시키며 박스오피스 1위의 신화를 만들어 나갔고 이후 국내의 다른 공연들이 에딘버러 프린지페스티벌에 진출하는 계기를 만들게 되었죠. 2006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코미디 장르 최우수작품상, 판매상 등을 수상하고, 2007년 영국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3개월 장기공연을 성공으로 이끈 후 세계 공연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CAMI)’와 합작으로 오프 브로드웨이 유니언 스케어 극장에서 라이센스 공연(로열티 9%, 8천5백 달러의 고정 프로덕션 비용을 받는)으로 본격적인 뉴욕 진출이 시작되었어요. 그리고 2007년에는 한국무역협회 100만 달러 수출탑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09년 대한민국 대표 문화 브랜드 특별상, 2010년 서울관광대전 최우수 도시관광 프로그램상 수상 이외에도, 저에게 개인적으로도 2009년 한국 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에서 대통령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해준 작품이기도 해요. 2003년 초연 이후 2013년까지 약 54개국 90여개 도시에서 1,400회 가량의 공연을 하며 20여 만 명의 관객에게 점프를 통해 지금도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처음’이 전문인 쇼프로듀서 한경아

Q. 이 일을 하게 된 계기와 개인 경력에 대한 소개
A. 학부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는 음악교육을 전공했어요. 이후 우연한 계기로 세종문화회관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 성남아트센터에서 개관 기획을 약 1년 정도 했죠. 현재는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과 콘텐츠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 하고 있어요. 경력이 사실 간단한 편이고 한 분야에서 한발 한발 차분하게 성장한 것 같아요.

Q. 페스티벌 분야도 경험이 많나?
A. 서울시의 많은 행사를 기획했는데 ‘시민의 날 행사’, ‘하이서울페스티벌’, ‘한강불꽃축제’ 등 처음 하는 행사들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맡아서 하다 보니, 소속이었던 저로서도 처음 하는 행사를 많이 하게 되었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있는 행사는 ‘서울드럼페스티벌’이란 축제로 올해 15회째인데 2000년 1회부터 2005년까지 기획하고 만들었던 축제였고, 작년부터 다시 맡아서 기획하게 되었어요. 서울만의 축제가 아닌 세계인들이 다 같이 즐기는 브랜드로 만드는데 역점을 두고 있죠. 올해가 벌써 15회이고 100여 팀이 참가했던 나름 규모 있는 축제인데 대중화되지 못하고 행사로만 끝나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바라는 바는 세계의 드러머들이 축제에서 같이 즐기고 드럼을 통해 화합하는 쇼브랜드로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그리운 쇼비즈니스의 여성 마이더스

Q.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A. 솔직히 항상 힘들다고 생각해요. 특히 이쪽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많이 부족해요. 일을 혼자 할 수는 없잖아요? 그럴 때 같이 일할 수 있는 동료들이 필요한데 사람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을 때 그럴 때 힘들어요. 지금 사업을 책임지며 같이하는 친구들은 3명인데 10년 이상 같이 한 친구들이예요. 좋은 인재들이 정말 많이 필요해요.

Q. 실패 했던 경험은 없었나?
A. 2007년도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세계적인 회사 CAMI(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와 계약을 하고 막상 공연 개시 후 운영의 주체가 라이센서(상대방)이다 보니, 아닌 것 같은 상황이 있을 때나 상대방에게 뭔가 어필을 하고 싶어도 세무, 회계, 마케팅, 법률 등 현지 시스템이나 (전문)언어적 장애 등의 벽이 생각보다 높더라고요. 사실 정신적인 데미지가 있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1년의 공연계약이 끝난 후 연장을 하고 싶었지만 권한이 없었기에 연장을 하지 못했어요. 돈은 벌었을지 몰라도 지속성에 대한 보장이 없어서 속상했죠. 그 과정 중에 또 하나 힘들었던 것은 제가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엔터테인먼트 관련 전문 변호사가 없었던 거예요. 미국은 한집 걸러 있을 정도로 법률 부띠끄들이 많은데 비해 우리는 자문을 해주는 법률적 대리인인 Attorney가 보편화 되어 있지 않아서 일상의 비즈니스는 물론 법률적 충돌이나 문제가 생길 때도 사전에 전문가들에게 미리 어드바이스(advice)를 받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면서 실패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에서 뼈아픈 어려움을 겪었어요. 물론 그래서 외국인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전문용어 등 언어의 해석상에 문제가 있었죠.

Q. 쇼비즈니스를 하며 여성으로서의 제약은? 반대로 장점은?
A. 없다고 할 수 없죠. 무대를 장악해야 하는 프로듀서의 카리스마, 특히 배우나 스텝들은 일반사람들보다는 개성이나 의견이 강하고 민감하기도 하죠. 여성이기 때문에 감성적인 장점도 있었겠지만 무대를 장악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약점도 있었겠죠. 스텝들의 경우 남자들이 절대 다수이고 점프의 경우엔 배우들도 대부분 남자이다 보니 그들과 밀착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 같아요. 여성으로서의 장점은 성 정체성으로 보면 대립보다는 화합의 요소가 많았던 것 같고, ‘부드러운 것 같지만 결단은 냉정하다’는 이미지 메이킹을 추구합니다.


찾으려면 찾을 것이요, 구하려면 구할 것이다! 24개국 50여개 파트너

Q. 해외공연계 도대체 어떤 인맥들이?
A. 얼마 전 체크를 해보니 해외 24개국 50여개 파트너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더라고요. 지나가면 잊어버리는데 마켓이나 공연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네트워킹을 유지하고 있고 주로 파트너들은 해외 방송사, 신문사, 전문기획사, 매니지먼트, 극장, 유명프로듀서, 펀드매니저 등으로 구성되어 있죠.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콘텐츠사업자들에게 주로 해드리는 조언은 ‘무작정 진출보다는 올바른 프로모터와 올바른 장소(나라)에서 공연을 하기까지의 첫 번째 단추가 중요하지, 해외를 수십 번 나간들 이슈화가 되지 못한다면 브랜드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에요.

Q. 24개국 네트워크가 모두 영어권은 아닐 텐데
A. 쇼 비즈니스계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영어로 다 통해요. 그래서 회사에는 일본을 담당하는 친구가 따로 있죠.

Q. 해외 진출 시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 그 방법은?
A. 저 같은 경우는 해외를 나갈 때 에이전시를 쓰지 않아요. 직접 대면을 하는데 예를 들면, 에딘버러에 나가게 됐다고 할 때 영국과 에딘버러에 대해 시장조사를 해요. 어느 극장이 유명한지, 그 극장에서 어떤 공연을 올리는지, 그럼 그 공연에 대한 담당자나 프로듀서들이 나와요. 그러면 i.n.f.o로 먼저 메일을 보내 봐요. 그러면 답장이 오기도 안 오기도 하거든요. 연락이 오면 저나 저희 공연에 대해 소개를 하죠. 중요한 건 누구를? 왜? 라는 타겟팅을 하고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 있어요. 사실 세계 공연계가 되게 넓고 프로모터들이 되게 많은 것 같지만 마켓에 가면 만나고 다시 컨퍼런스 가면 만나고 되게 좁아요. 2~3년을 마켓에 대해 관심을 갖고 경험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런 구조가 보이게 되요. 전 세계 쇼비즈니스를 움직이는 메이저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메이저와 신뢰관계를 잘 형성하면 그 메이저를 통해 다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거죠.

순수예술과 상업적 프로듀서들이 만드는 대한민국 공연한류

익스트림 댄스 코미디 ‘브레이크아웃’

Q. ‘브레이크 아웃’은 어떤 공연인가?
A. 작품을 선택할 때 트렌드와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중요시하는데, 당시 국내외에서 우리나라의 비보이가 인정을 받을 때였던 거예요. ‘브레이크아웃’은 그런 비보이와 코미디를 접목시킨 익스트림 댄스 코미디예요.

Q. 작품마다 코미디 요소가 있나?
A. 상업적 장르에서는 넌버벌이란 특성상 심각하고 무거운 소재를 선택하긴 부담스럽잖아요? 그리고 코미디라는 요소는 언어가 없는 넌버벌이 세계인들 모두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가장 적합한 코드라서요.

Q. 브레이크 아웃의 성과는?
A. 2009년 서울에 전용관을 개설했고, 200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진출했었는데 ‘브레이크아웃’의 경우는 동남아에서 인기가 더 많아요. 싱가폴에서는 ‘점프’의 브랜드 이상이에요. 나라마다 편차가 심했는데 춤이라는 소재의 특성이 나이나 국가별로 타겟이 구분이 되는 것 같아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각광을 받은 작품 중의 하나예요.

Q. 우리나라의 비보잉은 해외에서 인정받는데 작품으로는 브레이크아웃만 해외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A. 비보이 아티스트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합니다. 개인이나 Crew들의 Competition이나 대회 등이 아닌 브레이크아웃은 댄스를 바탕으로 해서 종합적으로 구성된 작품이고 점프의 브랜드 파워를 어느 정도 업고 간 영향력도 있는 것 같아요.

Q. 그럼 쇼앤아츠의 선택을 받은 브레이크아웃이 행운이었던 걸까?
A. 그건 아니고요.(웃음) 실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 중의 하나예요. 아까 질문 중에 사업을 하며힘들거나 실패한 경험을 여쭤봤을 때 품고 있는 비전에 비해 같이 일할 수 있는 러닝파트너가 부족하다고 말씀드렸던 게 바로 이 지점인데, 점프가 2006년~2009년까지 해외에서 폭발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을 때 브레이크아웃이 탄생했는데 솔직히 점프만큼 시장을 파고들 여력이 없었죠. 또한 장르는 같지만 소재가 다르다 보니 시장도 다르게 형성이 되더라고요. 마샬아츠를 선호하는 프로모터와 댄스를 선호하는 프로모터의 분류가 다를 수 있었는데, 이를 찾아나서는 노력과 인프라가 부족하기도 했고, 때문에 좀 더 발전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좀 더 많은 맨 파워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기게 하네요.


블루오션 개척과 ‘The Puppet City’

Q. 현대인형극회(대표 조용석)의 ‘The Puppet City’는 어떤 공연인가?
A. 현대인형극회의 경우엔 2006년 에딘버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요. 당시에 점프를 관람하기 위해 관객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데 한국 공연팀이 리플렛을 가지고 홍보를 하고 있었고 그래서 관심을 갖고 보니 인형극을 하는 팀이더라고요. 제가 당시에 관심을 갖고 있던 콘텐츠 비즈니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puppet(인형, 꼭두각시)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The Puppet City’는 ‘현대인형극회’라고 예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뮤지컬 인형극이라 할 수 있는 ‘부리부리박사’ 등을 만든 단체로, 세계적인 인형공작소인 이 단체에서 만든 인형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멋진데요. 이런 인형들을 가지고 만드는 쇼예요. 이런 인형시장이 비록 돈이 되는 시장은 아니지만 해외를 순회하기에는 다양한 루트들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현대인형극회와 2011년, 12년 같이 해외 순회를 했었죠. 지금은 따님도 대를 이어서 같이하고 계시는데 조용석 대표님은 인형을 만드시는 장인이시고요. 이런 현대인형극회의 인형은 상당히 독특해서 사람 중키 정도의 크기에 모든 관절이 사람처럼 움직이고 더 중요한 건 보통의 인형극은 사람이 보이지 않고 극을 구성하는데 이 인형극은 움직이는 사람도 퍼포머로 인형과 함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거예요. 제 눈엔 그게 너무 독특해 느껴졌고 그래서 인형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었던 거죠.

Q. 현대인형극회는 순수예술단체이고 이런 단체들은 쇼앤아츠와 같은 회사를 만나는 게 서로 도움이 되겠다
A. 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콘텐츠 비즈니스지만 우리나라의 순수예술분야에서 중견 아티스트 배출이 아쉬워요. 외국의 경우는 여러 장르에서 아티스트들이 발굴되고 성장해나가는데 우리나라는 연출가, 프로덕션 등 해외로 진출하는 콘텐츠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Q. 쇼앤아츠가 잘 되는 공연을 해외에 유통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된 콘텐츠나 시장을 개발하는 역할도 하는 건가?
A. 아까 말씀 드렸다시피 쇼비즈니스라는게 비상업적인 것을 상업적인 것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항시 블루오션을 고민하는 것이죠. 인형극 같은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는 상업화 되거나 콘텐츠화 되는 경우가 많이 없잖아요.

Q. ‘The Puppet City’의 성과와 계획은?
A. 한국의 다양한 전통 소재들을 인형극 장르로 표현하는 작품으로 14회 체코 프라하 인형극축제에 초대, 7월 상해 ‘한국문화제’, 9월 불가리아 소피아 인형극축제, 10월 그리스 테살로니키 인형극축제, 내년 5월 터키 이스탄불 인형극축제 공연 등을 진행했습니다.

순수예술분야와 상업적 프로듀서들의 만남

Q. ‘안애순 무용단’에 대한 간략한 소개
A. 안애순 선생님은 개인적으론 굉장히 존경하는 안무가이시고 무용계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텐데 우리나라 무용은 전문기획자가 정말 많이 없어요. 발레던 클래식이던 재즈든 콘템포러리든 우리 아티스트들은 해외 거의 모든 콩쿨을 휩쓸며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콘텐츠가 되거나 프로듀싱되서 움직이는 것이 상당히 미약해요. 선생님과 아시안의 정서를 잘 표현한 ‘불쌍’이라는 작품을 예술경영지원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2011년 ‘뉴욕 APAP’라는 세계최고의 아츠마켓에 진출했었죠. 당시에 대만,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공연들만 올라가는 무대가 있었는데 관심을 많이 보여 주셨어요.

Q. 그렇게 반응이 있으면 마켓에서 세일즈와도 연결이 되는지?
A. 그게 참 중요한데요, ‘불쌍’이라는 작품은 대형으로 기획/제작을 했는데 해외 시장에서는 이런 형태는 처음부터 1천석 이상의 대형으로 진입하기 보다는 중소규모에 적합하거든요. 국내 연출가나 아티스들이 그런 마켓의 성질과 타겟을 사전에 기획에 반영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거죠. 그렇다고 이미 만든 작품을 줄여서 나가기에도 여건이 맞지 않는 거고요. 저도 진출할 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경험이 부족했고 그래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Q. 음악극 ‘바람곶’에 대한 간략한 소개
A. ‘바람곶’의 경우는 쇼앤아츠가 직접 기획을 해서 영국문화원과 함께 ‘South Bank’에 올렸었고 관객들은 호평을 했지만 전문 프로듀서들의 입장에선 한국 음악의 인지가 많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실은 한국음악의 인지에 대한 기반 등은 개별 기업보다는 국가차원에서의 홍보나 환경조성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정부에 좀 아쉬워요. 작품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장보다는 작품 자체에 몰입을 하기 마련이고 특히 순수예술분야는 전문 프로듀서나 마케터들과의 협업이 중요한데 아직은 그런 기회도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바람곶’은 이외에도 2010년 덴마크 WOMAX 개막식 참가, 2011년 콜롬비아 (메데진, 마니살레스), 네덜란드 <RASA 공연>등의 해외 경험을 갖고 있어요.


‘쇼앤아츠’의 다음 생각

Q. 쇼앤아츠에서 현재 기획 중인 또 다른 작품은?
A. 작년에 예감과 같이 태권도 진흥재단의 공모에서 대상을 수상해서 가칭 ‘라인’이라고 태권도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게 됐어요. 올해 공연을 오픈하게 되는데, 일본의 유명회사와 기술합작 등을 기획하고 있죠. 점프 이후 특화된 마샬아츠 작품을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Q. 쇼 이외에 다른 분야에 대한 사업계획은?
A. 전에 해외공연 소싱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라 작년 여수엑스포 때 ‘Ocean Blast Fever’이라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쇼를 수상무대 페스티벌로 했었어요. 그게 아마 최근의 외도가 아닌가 싶어요. 이외 근래에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소셜 컬쳐 마케팅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어요. 문화와 예술을 통한 사회공헌 프로젝트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Q. 사회공헌 프로젝트는 이미 한 적이 있지 않나?
A. 2009년 콜롬비아 보고타 등에서 ‘이베로 아메리카노’ 페스티발과 연계해서 ‘브레이크아웃’을 통해 마약과 폭력으로 상처받는 소외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하고 비보이 워크샵을 진행 했었죠.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서울 어디로?

Q. 브로드웨이 진출은 어떻게 해야 하나? (브레이크 아웃 사례 중심)
A. 처음엔 뉴욕을 가면 오픈런을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브로드웨이 시스템에 익숙해지니까 용도에 따라 브로드웨이를 활용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시스템은 있지만 틈새시장이라고 해야 하나요, 6,7월 비수기에 중국서커스는 트라이아웃 형태로 브로드웨이 극장을 활용한 후 투어를 떠나기도 하는 등 시장을 이해하면 활용할 수가 있는 거죠. 뉴욕을 진출하려는 분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뉴욕에 가려면 뉴요커처럼 되라’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연시장을 경험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기획을 하면 이상하거나 실패하는 것처럼 뉴욕도 역시 마찬가지란 거죠.

Q.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그리고 서울의 공연시장에 대해 비교를 한다면?
A. 뉴욕은 목요살이(하루살이의 은유)예요. 매주 목요일에 스텝, 배우, 알바 등 주급형태의 모든 체크발행(페이 지급)이 되요. 그리고 유니온(조합)에 대해 반드시 인식을 해야 해요. 예를 들어 반드시 고용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컴퍼니 매니저의 경우 제가 한국에 데려가고 싶어도 유니온에서 지정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는 조약이 있어서 그런 걸 잘 알아야 해요. 그리고 세 번째로 극장 빼고 마케팅, 홍보, Press 이 세 가지의 파트너는 잘 구해야 해요. 물론 처음에는 ‘CAMI’같이 큰 회사가 좋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큰 데는 나름의 장점이 있죠. 하지만 단점은 세세하게 프로덕션을 관리해주질 못해요. 그런데 이제 시작하는 팀들은 우리에게 올인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해당 프로듀서가 우리에겐 어떤 팀들이 맞을지 잘 판단해야 하는 거예요. 브로드웨이는 처음의 계약체결만 주의 깊게 잘 하면 그 다음부터는 정말 오차도, 변화도 없이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근래에는 프로듀서들이 체코, 독일, 웨스트엔드를 더 선호한다고 하는데 웨스트엔드는 공연시스템의 성질이 다른 것 같아요. 연극이나 중소형 넌버벌 등이 통용이 되는데, 브로드웨이의 경우는 온-오프가 극명하게 나뉘거든요. 499석까지는 오프고, 500석 이상부터 온-브로드웨이니까 좌석수로 입장료와 인건비 등 페이가 달라지는 거죠. 웨스트엔드는 한국적으로 프로듀서가 작품에 맞는 극장을 찾아서 공연을 하게 되는데, 뉴욕에 비하면 주당 샐러리도 아니고 유니온에 의한 복잡한 법률적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에서 공연 기획하는 것과 상당히 유사해요.

Q. 그럼 뉴욕이 훨씬 시스템적으로 진보가 되어 있는 건가?
A. 굉장히 진화되어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데 그 시스템이 프로듀서의 목을 조이기 시작하는 거죠. 그 시스템 안에서의 오퍼레이팅은 굉장히 잘되지만 그 시스템 안에 갇혀 버리게 되니까 융통성이 없다는 반작용이 있어요. 예를 들어 유니온 때문에 프로듀서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서 프로덕션 비용을 낮추고 싶어도 낮출 수가 없어요. 사람마다 단가가 다 책정이 되어 있으니까 협상의 여지가 없는 거죠. 거기에 비하면 웨스트엔드는 훨씬 열려있어요. 융통성이 있다는 거죠. 그러면서 합리적이고 저 같은 경우는 영국에서의 비즈니스가 가장 잘 맞았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클리어 하면서 너무 상업적이지도 않고 정도를 가는데 억측도 없이 즉, 젠틀맨 같아요.

Q. 한국의 제작자들은 뉴욕보다는 유럽이 훨씬 정서에 맞겠다
A.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뮤지컬 등의 오리진이 브로드웨이에서 시스템을 받아들여서 시작한 게 많잖아요? 그래서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거고 영국을 제외한 프랑스, 독일, 체코 등은 언어와 문화에 대한 장애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국가유공자이시네요?

Q. 2009년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 수상 이유와 소감을 회고한다면?
A.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09년도에 제1회 콘텐츠어워드를 개최했는데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해외수출유공자부분에서 해외 수출 실적을 이유로 대통령상을 받게 됐어요. 우리나라의 콘텐츠를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국가의 이미지를 제고하였다는 거죠.

세계적인 것을 만들어 세계와 같이하는 한류가 되길

Q.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아니라는 말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A.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 때 한국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편협되지 않은 좀더 수용적인) 것을 만들어야 세계적이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세상에서 최고인 콘텐츠가 만들어져야 결국 세계적인 콘텐츠가 된다는 의미에서 드린 말씀 입니다. ‘making Korea’가 아니라 ‘leading Korea’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Q. 현재는 K-POP이 한류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한류는?
A. 근래에 해외에 나가면 뮤지컬부터 넌버벌, 연극 등 정말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많이 만납니다. 현재는 K-POP이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이러한 다양함을 계기로 한국이라는 나라의 콘텐츠에 대해 세계인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이제까지 문화를 수출했다면 이제부터는 그들과 같이 그 나라에 맞게 융합하고 스며드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K-POP이나 한류가 지속될 수 있고 더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것이 좋다고 우리 것만을 강요하고 주장한다면 한류의 지속성에 있어서는 한계를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Q. 연기자로, 연출가로 또는 제작자로의 준비를 하며 새로이 한류를 써나갈 젊은 학생들에게 한마디
A. 문화콘텐츠라는 분야는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나갈 중요한 핵심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콘텐츠에 관련된 많은 일(직종)들이 생길 겁니다. 문화콘텐츠를 공부하고 계시는 여러분들, 다방면의 다양한 장르에 대한 공부와 경험을 통해 많은 소스를 가지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서 사회에서 만나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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