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美중앙은행 Fed 의장은 '세계 경제대통령'

입력 2013-06-14 15:28  

미국 중앙은행(Fed)은 세계경제의 컨트롤타워다. 다른 나라의 금융정책에 일일이 간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Fed에서 내려지는 금리, 발언, 경제전망 등이 세계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Fed 의장의 성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Fed는 미 연방정부로부터 독립성이 강해 금리 결정,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정책) 등의 정책을 펼 때 의장의 영향력이 막강하다.흔히 경기가 어려울 때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자는 성향이 강하면 ‘비둘기파’, 반대로 금리를 올려 물가안정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지가 강하면 ‘매파’로 불린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양적완화의 경우 양적완화를 축소하자는 쪽은 ‘매파’, 양적완화를 지속하자는 쪽은 ‘비둘기파’다.

#'인플레 파이터'볼커

폴 아돌프 볼커 주니어는 1979~87년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Fed 의장을 지냈다. 그의 Fed 의장 재직시절 미국 경제는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상승)에 시달렸다. 볼커는 취임 직후 기준금리를 연 12%로 인상하고 1981년에는 20%로까지 끌어올렸다. 덕분에 1970~1980년대 미국을 괴롭혔던 고물가 인플레이션을 잡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업들이 파산하고 실업률은 10%로 급등하는 등 후유증도 컸다. Fed는 시위대로 연일 북새통이었고, 2m가 넘는 거구 볼커는 신변 위협을 느껴 권총까지 차고 다녔다고 한다.

결국 1981년 13.5%에 달했던 물가상승률은 1983년 3.2%까지 떨어졌고, 1990년대 이후 미국의 경기호황을 이끈 초석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인플레 파이터, 철의 볼커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1970년대 과도한 금리인상이 1980년대 초 경기침체의 빌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최근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Fed가 경기부양에만 치중하면 결국 지치고 말 것”이라며 “Fed가 본연의 임무인 물가안정에서 고용창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볼커는 이런 의미에서 ‘매파 의장’으로 분류된다.

볼커는 금융회사의 무분별한 투자와 대형화에 브레이크를 건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른바 ‘볼커룰’은 미국 금융회사의 위험투자를 경계하고 대형화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금융회사 규제 방안 중 하나다. 볼커의 제안을 대폭 반영해 만든 이 법안은 은행의 자기매매, 즉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사의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채권과 주식,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18년 장수'그린스펀

앨런 그린스펀은 1987년 이후 4번이나 역임하면서 18년 동안 Fed 의장을 지냈다. 전임자인 볼커가 이사들과의 의견충돌로 임기를 10개월 남기고 사임했고, 그는 1년 정도를 메워주는 ‘임시 의장’쯤으로 생각됐다. 그린스펀 스스로도 자신의 재임 기간이 어쩌면 1년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후 특유의 ‘조용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18년5개월20일’이라는 ‘두 번째 장수 의장’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최장수 의장은 맥체스니 마틴 주니어(재임기간 1951~70년)다.

그린스펀은 볼커의 뒤를 이었지만 걸어간 방향은 달랐다. 저금리와 금융완화로 장기 호황의 발판을 마련해 ‘금융황제’라는 평가도 받았다. FOMC 회의록을 공개해 중앙은행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도 강화했다. 경제지표 챙기기로 유명한 그는 ‘그린스펀 효과’라는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은유적인 그의 말 한마디에 세계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하지만 그는 2008년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청문회에서 자신의 실수도 일부 인정했다. 그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중앙은행이 없었을 때 미국 경제가 더 좋았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또 “Fed는 출범부터 정치적 이슈를 안고 탄생했고, 그 이후에도 정치적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재임 18년간 외부압력으로 정책 결정이 뒤집어진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헬리콥터 벤'버냉키

‘헬리콥터 벤’은 그린스펀의 뒤를 이어 Fed 의장이 된 벤 버냉키 현 의장의 별명이다. 2002년 Fed 이사로 있을 때 경제가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져들면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주장을 펴 붙여진 닉네임이다. 이 별명에 걸맞게 2조달러가 넘는 자금을 시장에 뿌려 미국 금융시장을 벼랑 끝에서 건져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세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로 인플레 우려가 커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적완화를 줄여야 한다는 이른바 ‘양적완화 출구’ 전략은 현재 뜨거운 이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가 전 세계 906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Fed가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잘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자 USA투데이가 그 이유를 분석하며 버냉키 의장을 치켜세웠다.

신문은 그 이유로 ‘무제한 양적완화’로 정책 효율성이 높아진 점,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 방향을 경제지표와 연계시킨 점, 통화정책의 한계점을 분명히 한 점, 경제성장은 정책입안자들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피력한 점을 꼽았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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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후임은 누구?… 가이트너·서머스 등 '물망'

‘세계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미 중앙은행(Fed)의 수장(의장) 자리는 항상 세계인의 관심이 쏠린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연임 중인 버냉키 현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로 끝난다. 당연히 버냉키 의장의 후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버냉키 의장이 다시 연임할 수도 있지만 그가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재차 밝혔고, 공화당의 반대도 극심한 상태여서 사실상 연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의 경제방송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는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이다. 가이트너는 올해 초 공직을 떠난 뒤 싱크탱크인 미국외교협회(CRF)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만 가이트너 역시 Fed 의장직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오바마 또한 당사자에게 수락을 강요하지 않는 인사스타일이어서 가이트너의 낙점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물망에 오른다. 그는 경제정책이나 지식면에서 학계에서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바마 행정부 초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다만 성격이 좀 독특한 편이어서 Fed를 무난히 이끌 리더십에서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는 것이 외신의 전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인선 스타일이 나름의 ‘상징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Fed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혹은 흑인 의장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여성의 경우 재닛 옐런 전 Fed 부의장이, 흑인은 로저 퍼거슨 전 Fed 부의장이 유력하다. 외국인으로는 버냉키 의장의 대학 스승인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가 후보로 거론된다.

물론 의외의 인물이 버냉키 후임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Fed 의장이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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