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봉화에서 스위스를 만끽하다

입력 2013-06-30 16:55   수정 2013-06-30 22:13

산골마을의 변신 봉화 분천역

한국·스위스 수교 50년 맞아 분천역-체르마트역 자매 결연…스위스 산장 분위기로 새 단장
조랑말 꽃마차 타고 이색체험
주민이 만든 산채비빔밥 별미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태백산과 청량산, 통고산 등 백두대간 자락에 둘러싸여 외지인의 발길이 뜸했던 산골 마을이 요즘 분주해졌다. 마을 중심에 있는 분천역이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의 기착지가 되면서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루에 여섯 차례 무궁화호 열차가 서고 화물열차만 오가던 분천역이 인기 있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북적이는 피서지 여행이 아니라 가족만의 소박한 여행을 꿈꾼다면 분천역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꽃마차 체험에 분천마을 관광은 덤

시골 외진 역에 불과했던 분천역이 스위스의 낭만적인 기차역처럼 변했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맞아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하면서 분천역을 스위스 샬레(산장) 분위기로 단장했기 때문이다. 체르마트역은 스위스 빙하특급열차가 출발하는 역으로, 백두대간 협곡을 달리는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서는 분천역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여행자들은 분천역 이곳저곳을 돌며 사진을 찍고, 역사 안에 비치된 기념 스탬프도 찍는다. 여유가 있다면 자전거를 빌려 타고 분천마을을 돌거나, 카 셰어링(car sharing) 서비스를 이용해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다. 기차를 타고 분천역에서 내린 여행자들이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타고 인근 관광지를 돌아볼 수 있어 호응이 뜨겁다.

역만 변신한 것이 아니다.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오면서 조용하던 산골 마을도 덩달아 분주하다. 아이들이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을 어르신들도 웃을 일이 많아졌다. 마을 입구에 주차장과 간이 화장실이 들어섰고 민박도 생겼다. 주민들이 식당을 열고 푸근한 인심까지 얹어 음식을 낸다. 산채비빔밥이나 메밀묵밥 등 산골 하면 떠오르는 메뉴를 중심으로 집에서 먹는 밑반찬을 함께 올리니 여행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색적인 체험거리로 조랑말 세 마리가 있다. 스코틀랜드산 조랑말은 아이들이 타기 딱 좋은 크기다. 인기를 한몸에 받는다. 꽃마차에 연결하면 온 가족이 타고 분천마을을 돌아볼 수도 있다.

하루 세 차례 분천과 철암을 왕복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는 비동, 양원, 승부, 석포를 거치는 동안 협곡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세 칸짜리 관광 열차다. 분천에서 철암까지 1시간10분 정도 열차를 타는데, 평균 시속 30㎞ 안팎으로 운행하는 열차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비경을 즐길 수 있어 주말탑승은 두 달 전에 예약이 끝난 상태다.

백두대간을 누비던 백호를 형상화한 기관차와 이국적인 관광열차를 닮은 분홍색 객차는 잠자는 듯 고요하던 분천역 철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창밖을 바라볼 수 있는 4인용 좌석과 다정하게 마주 볼 수 있는 2인용 좌석이 배치됐고,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파는 매점도 있다. 추운 겨울엔 군고구마를 즐길 수 있도록 전용 난로까지 마련했다. 승무원이 창밖으로 지나가는 마을과 지형에 대해 설명도 해준다.

○산길과 계곡…체르마트 트레킹

더욱 매력적인 것은 객차 지붕에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해 그 힘으로 열차가 움직이고 객실 안의 선풍기도 돌아가는 친환경 열차라는 점이다. 객실 창으로 들어오는 협곡의 바람이 더욱 시원하게 느껴진다.

분천역을 출발한 백두대간협곡열차는 화전민이 모여 살던 비동에서 잠시 정차한 뒤 양원역에 도착한다. 양원역은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라는 별칭이 있는 간이역. 양원마을에는 원래 열차가 서지 않았다고 한다. 주민들이 시멘트를 사다 역사를 짓고 나서 양원역이라는 이름으로 열차가 서게 됐다. 간이역이라 부르기도 무색할 정도로 작지만, 내부는 향수를 자극하는 구식 텔레비전과 책들로 꾸며졌다. 열차가 서는 시각에 맞춰 찐 감자를 가지고 나와 파는 할머니도 있다.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이라는 문구로 잘 알려진 승부역을 지나 석포를 거쳐 철암에서 멈춘 열차는 한 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분천으로 돌아간다. 협곡의 비경을 다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다.

트레킹을 좋아하는 여행자라면 비동마을에서 양원역까지 이어지는 2.2㎞의 체르마트길을 걸어보자. 양원마을과 비동마을 주민이 걸어 다니던 길로, 분천역과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하면서 새 이름을 붙였다. 열차 창밖으로 보이던 협곡을 걸으며 때묻지 않은 계곡의 절경과 울창한 산길, 철길을 만날 수 있다. 민가도 없는 오지이므로 길동무와 함께 걷는 것이 좋다.

비동마을에서 분천마을까지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약 4.6㎞ 이어진다. 오가는 차량이 없고 너른 계곡을 따라가는 길이라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에 그만이다. 분천역에서 비동마을로 가서 체르마트길을 걷고 양원역에 도착하는 백두대간협곡열차를 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다.

○봉화만산고택과 마애여래좌상도 볼거리

분천역에서 춘양역으로 나가면 정자와 고택의 고장 봉화의 매력에 빠진다. 봉화 만산고택은 조선 말기의 문신인 만산 강용이 1878년에 지은 집으로 긴 행랑채와 너른 사랑채, 서재와 별채, 안채를 거느린 빼어난 건축물이다. 문인과 우국지사들이 모여 독립운동을 모의한 의양리 권진사댁, 충재 권벌의 후손이 지은 봉화 한수정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춘양역에서 봉화읍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안동 권씨 집성촌 달실마을에 닿는다.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금계포란형’ 명당으로, 조선 중기의 충신이자 대학자였던 충재 권벌이 일가를 이뤄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돼 오늘에 이른 한옥마을이다. 종가에서는 왕이 명한 불천위 제사를 지금까지 지내는데, 충재 선생의 유품을 모아 정리한 충재박물관에는 불천위 제사의 내용이 자세히 정리돼 있다. 충재 선생이 지은 청암정과 그 아들이 지은 석천정사의 계곡은 달실마을이 품은 보석이다.

국보 제201호로 지정된 봉화 북지리 마애여래좌상도 찾아보자. 호고산 자락의 바위에 새겨진 부조 형식 여래좌상으로, 통일신라 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지림사는 의상대사가 머물며 축서사 창건의 계시를 받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림사에서 약 10㎞ 거리에 있는 축서사도 함께 돌아보면 좋다.

○여행팁

봉화에서는 모텔이나 일반 숙소보다 한옥체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춘양면 낙천당길에 만산고택(054-672-3206)과 권진사댁(054-672-6118)이 있고 봉화읍 충재길에는 추원재(054-673-0963)가 있다. 미리 예약해야 묵을 수 있다. 춘양면 소천로의 홍가네매운탕(054-673-1541), 솔봉이(054-673-1090)나 인화원(054-672-8289)의 송이돌솥밥이 맛있다.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는 제15회 봉화은어축제(bonghwafestival.com/eunuh)가 열린다. 은어 맨손잡기 체험이나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054-679-6311)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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