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금 거래의 역설

입력 2013-07-23 17:49   수정 2013-07-24 02:22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1g의 금을 늘이면 3000m의 금실을 뽑을 수 있다. 압착하면 1만분의 1mm까지 얇게 펼 수 있다. 늘어나는 성질과 펴지는 성질이 금속 중에서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밀도는 19.30g으로 납(11.36g)보다 훨씬 높다. 그래서 장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약품, 첨단산업용으로도 인기다.

금은 구리와 함께 일찍부터 사용됐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도 금 얘기가 나온다. 출토유물 연대는 기원전 5000년까지 올라간다. 금의 원소기호 Au는 라틴어 ‘빛나는 새벽(aurora)’에서 유래했다. 원소가 밝혀지기 전에는 인위적으로 금을 만들려는 연금술이 유행했다. 마르코 폴로나 콜럼버스의 항해도 금을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세계 금 생산량은 연간 2200~2500t에 불과하다. 총 보유량도 17만여t밖에 안 된다.

이런 희소성 때문에 금은 모든 화폐가치의 기준이 됐다. 금의 국제 거래 단위는 트로이온스(31.1034768g)인데 보통 무게단위 온스(28.3495g)와 다르다.

미국 화폐는 1792년 ‘금 1.584g=1달러’로 출발했다가 1934년부터 금1트로이온스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해 35달러이던 금값이 71년 말 38달러, 73년 초 42.23달러로 급등했다. 그 과정에서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 정지(71년), 국제변동환율제 채택(76년) 등 국제금융의 역사를 뒤흔드는 일도 생겼다. 통상 금값은 달러화가 약세일 때 오르고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 내려가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금의 약 50%는 장신구, 40%는 투자용, 10%는 산업용으로 쓰인다. 값은 금 함량(K·캐럿)에 따라 결정된다. 순금 24K, 금화 21.6K(90%), 치과 보철 20~22K(83.3~91.7%), 장신구 18K(75%), 금 펜촉 14K(58.3%) 식이다. 금 최대 소비국 인도는 연간 800t을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100~110t(약 5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 가운데 음성거래 규모를 3조원, 부가세 탈루액을 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그저께 금 거래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무자료 거래를 양지로 끌어내자는 취지다.

그런데 벌써 말이 많다. 금 매매와 중개는 유동자금 100억원대의 대형업체만 할 수 있고 일반인은 증권사 위탁매매밖에 못 하기 때문이다. 거래는 1g 단위로 하고 실물은 1kg 이상 골드바 형태로만 찾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다. 돌반지보다 금괴만 쫓다보면 시장기능이 왜곡될 수도 있다.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외칠수록 금 수요가 늘어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돌아다니던 것도 장롱 속으로 더 깊이 숨어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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