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국정감사] 최수현 "동양처럼 계열사 통해 CP 판매한 그룹 4곳 모니터링 중"

입력 2013-10-18 21:19   수정 2013-10-19 03:42

금감원장 "동양 위험성 알고도 적극대처 못해 후회"
현 회장 "동양파워 3500억에 급매로 팔려다 불발"
동양CP 투자자, 70대가 평균 5075만원 가장 많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동양그룹처럼 계열 증권사를 동원해 계열사의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판매한 그룹이 4곳 더 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18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동양과 비슷한 문제가 있는 곳이 어느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느냐’는 김영환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최 원장은 다만 “동양만큼 위험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등은 이틀 연속 증인으로 섰다.

○“그룹 4곳 동양만큼 위험하지 않아”

최 원장은 국감 초반 김 의원의 질문에 “동양의 문제는 계열 증권사를 동원해 CP나 회사채를 판매한 것인데, 4곳 정도가 더 그렇다”고 말해 발언의 진의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김정훈 정무위원장이 오전 국감 말미에 “동양과 비슷한 곳이 4곳 있다고 답했는데 무슨 뜻이냐”고 직접 물었다.

최 원장은 “동양만큼 위험하다는 뜻으로 얘기한 것은 전혀 아니다”며 “동양은 계열사가 투자부적격이어서 문제가 된 것이지 다른 곳들은 정상적인 등급의 CP와 회사채인 만큼 위험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다시는 동양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70대 평균투자액 5000만원 넘어
국감에서는 4만9561명에 달하는 동양그룹 CP와 회사채 투자자의 연령대별, 투자금액별 분석자료가 공개됐다. 금감원이 강기정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70대 투자자의 평균투자액이 5075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평균투자액 3183만원을 크게 웃돌고, 30대의 2300만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규모다. 강 의원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고연령층이 많이 투자했다는 건 높은 수익을 강조한 직원의 권유로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은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통해 계열사 CP를 파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벌어졌는데도 금감원이 수수방관했다고 지적했다.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동양증권의 2011년 CP 투자설명서와 2012년 설명서를 대조해 보이며 “투자적격성 등급이 떨어졌는데 ‘고위험’이라고 쓰인 글씨가 작아져서 잘 안 보인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최 원장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투자설명서가 적절했는지 파악하고 문서위조 여부도 현장 검사에서 파악하겠다”고 답했다.

금감원이 동양증권과 MOU를 체결하고도 4년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동양증권은 2009년 5월부터 금감원과 계열사 CP 판매 관련 MOU를 맺고, 판매량을 조절해 오다 2011년 6월부터 이를 어기기 시작했다. ○현재현, 사기판매 혐의 적극 부인

현 회장은 전날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사기판매’ 혐의를 부인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김기식 민주당 의원이 “동양그룹은 9월에 이미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처해 산업은행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법정관리를 예상하고도 CP 등을 판매한 명백한 사기”라고 주장하자 자신에게 발언 기회를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두 손을 모으고 바닥을 쳐다보며 답변하던 전날과 달리 몸짓도, 목소리도 커졌다.

산업은행에 5000억원의 자금 지원 요청을 했다는 데 대해 그는 “산업은행 사모펀드(PE)에서 3500억원을 내고, 동양증권 주식을 넣고, 오리온그룹이 2000억원어치 담보를 넣어 달라고 했는데 잘 안 된 것”이라며 “(이외에도) 당시에 여러 가지 딜(거래)을 추진했기 때문에 산업은행에만 의지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또 “9월27일에 동양파워 지분 75%를 3500억원에 급매로 팔려고 했고 상대 측과 각각 이사회까지 소집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동양매직 매각도 진행 중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법정관리를 검토한 시점은 오리온그룹이 지원을 거절한 9월23일부터라고 밝혔다. 이 기간에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한 채권이 판매됐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마지막으로 개인에게 판매한 것은 9월18일이었다”고 항변했다.

현 회장은 법원이 할 일이라고 전제한 뒤 계열사를 제값에 매각하면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동양매직을 팔면 동양증권이 살아나고, 그때 동양증권을 팔면 피해를 거의 회복할 수 있다”며 “그게 피해 회복의 첩경이고 큰돈은 거기서 나온다”다고 주장했다. “제가 여생에 남은 일이 그것을 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명계좌와 비자금,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은 물론 아내인 이혜경 부회장도 “그런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류시훈/이상은/안대규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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