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싸이 '도토리' 좀 모아본 당신…'비트코인'은 써봤나요?

입력 2013-10-24 21:05   수정 2013-10-25 11:53

넥스트 머니 비트코인 / 김진화 지음 / 정성우·박재흠 옮김 / 부키 / 280쪽 / 1만6000원


이달 초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마약 밀거래 사이트 ‘실크로드’를 폐쇄 조치했다. 이 사이트에서 사용된 주요 결제 통화 중 하나는 실물이 없는 가상 화폐 ‘비트코인(bitcoin)’이었다. FBI는 지난 2년9개월 동안 실크로드에서 950만비트코인어치가 거래됐다고 밝혔다. 약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실크로드 폐쇄 소식에 달러 대비 비트코인 가치는 128달러로 8.6% 떨어졌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는 지난 14일부터 자체 보안서비스 ‘자이술’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가치는 156달러까지 올랐고,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비트코인이 또 다른 실크로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넥스트 머니 비트코인》은 유럽중앙은행이 “지금까지 나온 가상화폐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한 비트코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지난 4월 비트코인을 원화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거래소인 코빗을 공동 설립해 이사로 활동 중인 저자는 비트코인의 탄생 과정, 발행 및 유통 시스템과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 자생력을 획득하고 저변을 넓혀온 배경과 과정 등을 화폐의 본질과 역사, 금융 시스템의 문제점 등과 함께 이야기한다.

비트코인은 2009년부터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개인 혹은 집단이 개발해 인터넷으로 보급한 글로벌 디지털 가상화폐 시스템이다. 개인 간 정보 공유(P2P) 네트워크 기반의 암호화 프로토콜을 사용해 중앙의 관리나 개입 없이 분권화된 화폐 발행과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1100만비트코인(약 13억달러)이 유통 중이고 최대 2100만개까지 발행된다.

저자는 1세대 화폐가 상품 기반의 금, 2세대 화폐가 정치 기반의 달러라면 3세대 화폐는 수학 기반의 비트코인이라고 설명한다. 비트코인을 새로운 시대를 여는 화폐로 규정할 수 있는 근거로 △쉽게 작은 단위로 나누고 다시 결합할 수 있고 △사기성 거래가 불가능하며 △희소할 뿐 아니라 공급량과 시기가 공개돼 있고 △민주적이고 평등하다는 점 등을 든다.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화폐로서 발전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했고, 지난 18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박원식 한은 부총재는 “발행 한도가 정해져 있고 수요 증가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하며 가격의 급등락 위험성도 크다”며 “국내에서는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저자도 비트코인이 “여전히 미완성이고 실험적”이라고 말한다. 풀어야 할 숙제로 “이용자 친화적이고 안정적이어야 하며, 보다 완결된 순환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비트코인이 돈에 대한 고정 관념과 기존 발행·유통 구조를 뒤집는 새로운 차원의 화폐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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