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의 콜택시 혜성들 꼽아보니...

입력 2014-02-26 14:11   수정 2014-02-26 15:12


SBS TV의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오늘 (2014년 2월 26일) 20회와 내일 21회로 마침표를 찍는다고 합니다. 만화 ‘설희’와의 저작권 침해 시비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 드라마인 터라 매조지의 아쉬움이 클 전망입니다.

시청자들은 특히 조선 15대 왕 광해군 즉위 2년째인 1609년 8월 25일 미확인비행물체 UFO를 타고 강원도로 와 405년간 살아온 주인공의 운명이 어떻게 결론날 지 두 눈 부릅뜰 것으로 보입니다. “도민준은 과연 자신이 태어난 별로 되돌아갈까? 예고에 나온 대로 지구에 남아 죽음을 맞을까?”

그런데 2월 27일 ‘별에서 온 그대’의 최종회로 아쉽다는 느낌이 든다면 현실적으로 딱 한 달 뒤 3월 27일 하늘에서 위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날 (한국시간으론 3월 28일 가능성과 어쩌면 엄청난 쇼를 보여줄지 모를) 매우 특별한 ‘별’인 혜성 하나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 때 “이 혜성이 혹시 ‘도민준’을 고향으로 데려가지 않을까?”고 상상의 나래를 펴 볼 수도 있을 거고요.

주인공은 영국의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 코난 도일이 만든 탐정 ‘셜록 홈즈 (Holmes)’와 같은 이름을 가진 혜성 ‘홈즈 (17P/Holmes)’입니다. 과학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6.88년 주기로 태양 주위를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는 홈즈 혜성 이 이날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 [위키대백과에 따르면 거리는 2.053218 AU(천문단위), 반대로 가장 먼 지점 ‘원일점’은 5.183610 AU. 1AU는 태양~지구 사이 거리로 약 1억5000만km]을 지난다고 합니다.

과학계가 이 혜성의 근일점 통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 번 2007년 10~11월, 근일점을 통과하면서 ‘상상을 초월한’ 초대형 우주 쇼를 펼친 까닭입니다.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간한 ‘2014 세계경제 대전망’에 따르면 당시 혜성 홈즈는 대폭발 하며 자신 겉보기 크기를 어마어마하게 키워 “태양계에서 가장 큰 혜성”이라고 불렸습니다. 비록 한 순간에 불과했지만.

이 혜성은 그 때 대폭발 현상과 함께 수 시간 만에 밝기가 1백만배 증가했다는 것이 각종 자료의 증언입니다. 홈즈는 천체의 밝기를 나타내는 등급 (낮을수록 밝다)이 17등급에서 2.8등급으로 급격하게 상승했습니다.이에 따라 2007년 11월 9일 망원경 관측 결과, 홈즈의 겉보기 크기는 태양의 지름인 140만km 보다 더 큰 대기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그러나 홈즈의 실제 핵 지름은 뉴욕 센트럴파크 길이 정도인 3.4km로 과학계는 추정합니다. 불가사의한 현상인 셈인데요.

과학계에선 당시 이 사건을 두고 ‘100년래 일어날까 말까 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아무튼 당시 각국 천문대 등은 경쟁적으로 관측에 나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영상자료를 남겼습니다. 천문학자들은 홈즈가 이처럼 순간적으로 밝아진 이유로 ‘혜성 내부의 휘발성 강한 가스가 얼어 있다가 태양에 근접하며 온도가 서서히 상승해 일부 기체화하고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한 것’으로 대체로 추론합니다. 혜성 홈즈 대폭발의 또 다른 이유로 소행성과의 충돌 가능성도 과학자 사이에 제기됐습니다.

과학계는 혜성 홈즈가 ‘별에서 온 그대’ 종방 후 한 달 뒤 태양 근일점에 이르러 또 다시 유사한 쇼를 보여줄 지도 모른다고 기대합니다. 과학계에 따르면 혜성 홈즈는 2007년 태양 근일점 통과에 훨씬 앞선 1892년, 큰 폭발과 함께 밝아지는 것이 관측된 까닭입니다. 당시 큰 폭발은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하던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가 ‘에드윈 홈스 (Edwin Holmes)’가 별자리 페르세우스에서 홈즈 혜성을 처음 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이 정도 수준으로 ‘별에서 온 그대’의 종방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다면 10월 중순경 (19일 쯤) 하늘을 주목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세계경제 대전망에 따르면 호주의 사이딩 스프링 천문대가 작년에 발견한 C/2013 A1 이름의 혜성이 이 때쯤 화성에 굉장히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혜성이 화성의 4만1300Km 상공을 통과할 것으로 추론합니다. 이에 따라 어쩌면 이 혜성이 화성과 충돌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어마어마한 쇼로 불릴 거고요. 혜성 C/2013 A1은 화성을 무사히 통과할 경우 10월말 (25일) 태양 근일점을 지날 것이란 예측입니다.

이어 11월 중순엔 인류가 ‘드라마에서 도민준이 타고 온 것으로 상상한’ 혜성에 올라타는 쇼가 벌어집니다. 이 시간대에 유럽우주청 ESA가 2004년 3월 발사한 로제타라는 이름의 우주탐사선이 46억살 먹은 것으로 추정하며 목성 부근에 있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67P/Churyumov-Gerasimenko)에 착륙을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혜성의 고향'으로 일컫는 오르트구름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는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1969년 9월 11일 처음 발견했으며 지름 약 3~4km 크기로 파악되고 있습니다.세계경제대전망과 외신에 따르면 나폴레옹이 이집트 원정에서 발견한 ‘로제타스톤’에서 이름을 빌린 로제타호는 지구를 떠난 후 우주 시속 13만5000km 속도로 무려 70억km 넘는 거리를 날아 목적지 인근에 도달했으며 지난 1월 20일 ‘동면 (절전모드)상태’에서 깨어났습니다.

로제타는 혜성과의 거리를 더 좁힌 뒤 D-데이 (빼빼로데이로 불리는 11월 11일 예상)에 싣고간 소형 우주선 ‘파일리’ (Phalie)를 이 혜성을 향해 쏠 예정입니다. 파일리는 이 혜성에 작살을 꽂은 뒤 살포시 내려 앉아 그 혜성에 ‘또(다른)민준이 타고 있는 지 (혜성의 구성물 파악)“를 확인할 계획이고요.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혜성은 주로 얼음과 먼지먼지, 암석으로 구성돼 ‘지저분한 눈덩어리’ (dirty snowball)로 별명을 가진 태양계 소천체 (Small Solar System Bodies)입니다. 혜성은 보통 태양에 접근하면서 얼음이 녹기 시작해 먼지와 기체를 분출하며 그 결과 기체로 이뤄진 코마 (coma)와 꼬리, 그리고 먼지꼬리가 만들어집니다.

혜성 본체인 핵(core)은 크기가 수백m에서 수십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이 특징이고요. 얼음과 먼지, 암석, 각종 분자로 구성돼 있지만 내부에 빈틈이 많고 결합력이 약해 쉽사리 부서집니다. 핵에 비해 코마와 꼬리는 훨씬 규모가 크고 충분히 밝아질 경우 맨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혜성 꼬리는 먼지로 된 먼지꼬리 (dust tail)와 이온으로 이뤄진 이온꼬리 (ion tail)로 나뉩니다. 이온꼬리는 태양풍과 태양 자기장의 지배를 받아 태양 반대편으로 뻗고요. 혜성은 수년에서 수백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전주기를 갖습니다. 공전주기가 짧은 '단주기 혜성'은 카이퍼밸트 (Kuiper belt), 즉 해왕성 궤도 부근에 기원을 둔다고 합니다.

주기가 긴 '장주기 혜성' 중에는 그보다 1000배 먼 오르트구름에서 오는 것도 있습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가끔 등장하며 한국시간 지난해 2013년 11월 29일 새벽 3시 48분경 근일점을 지나다가 ‘태양의 열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장렬하게 산화한 ’아이손 혜성‘ (C/2012 S1)은 오르트구름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지출처=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홈페이지 캡처, 사이트 www.fallofathousandsuns.com 캡처, 유럽우주청 ESA 홈페이지 캡처, 유튜브 동영상 캡처]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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