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헌내기? 열정은 14학번 새내기"

입력 2014-03-03 20:55   수정 2014-03-04 03:56

대학 입학식 '화제의 인물'


[ 김태호 / 임호범 / 김덕용 / 김태현 기자 ]
3일 오전 11시 대전시 목원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2014학번 새내기 입학식. 올해 58세로 이 학교 최고령 입학자인 성악·뮤지컬학부 박승일 씨가 눈길을 끌었다. 성악 전공으로 입학한 그는 “합격 통지서를 받았던 때와는 또 다른 감격으로 매우 떨린다”며 “다른 분들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내 배움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늦깎이 새내기의 아리아

대학가가 새내기들의 입학으로 붐비고 있다. 3일 서울대 숭실대 등에서 입학식이 열렸고 앞서 지난달에는 고려대·경희대(28일), 연세대·성균관대·중앙대(27일), 한양대(26일), 서강대(21일) 등이 새내기를 맞았다. 새내기들 가운데는 고령의 나이에 꿈을 찾은 늦깎이 신입생, 꿈을 이루기 위해 함께 입학한 부부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많았다.

한때 사업을 하던 박승일 씨는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 성악을 알게 됐다. 목원대에서 종교음악을 전공했던 딸은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아버지에게 “성악을 해보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박씨는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늦은 시작이었지만 4~5개월 누구보다 열심히 성악에 매진했다. 그리고 이날 목원대 신입생이 됐다.

여자 농구의 전설로 불리는 박찬숙 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55)도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사회체육학과 새내기가 됐다.

○캠퍼스 커플된 부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캠퍼스 커플이 된 부부도 있다. 경북 경산시의 대경대 임상병리학과에는 32세 동갑내기 부부가 입학했다.

남편 김세용 씨는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건축 분야에서 일했고, 디자인을 전공한 아내 김미숙 씨는 간호조무사로 직장생활을 했다. 이들은 보건계열로 유명한 몇몇 지역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함께 공부했고 그 꿈을 이뤘다. 부부는 부산에 차린 신혼살림을 정리하고 학업을 위해 대구로 이사했다. 세용씨는 “학업과 대학생활 모두 충실히 할 것”이라며 “선후배들과 띠동갑도 넘게 차이 나지만 언니처럼 오빠처럼 함께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부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지구 저편에서 찾아온 새내기들

부산 부경대 입학식에선 이라크 정부 선발 대학생 4명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라크 정부가 국가 재건 사업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57 대 1의 경쟁을 거쳐 선발한 학생들이다. 이라크 정부 선발 유학생이 국내 대학에 공식 입학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경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부 박사 과정 입학생인 라미즈 마디 자와드 슈바 씨(39)는 “한국의 지구환경 분야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유학을 결심했다”며 “한국이 전쟁 이후 경제성장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배우고, 산업단지에서 현장학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이화여대 입학식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이 주목받았다. 이날 입학식에는 이화글로벌파트너십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입학한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8개국 여성 10여명이 참석했다. 2003년 가스폭발로 전신에 화상을 입었던 조선족 최려나 씨(22)도 이대 영어영문학과 새내기가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새터민 학생 114명이 서울대 의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등에 진학했다.

김태호/대전=임호범/경산=김덕용/부산=김태현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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