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성장률 7.5% 너무 낙관적…위안화 하락 베팅"

입력 2014-05-06 21:07  

월가 스타 헤지펀드 매니저 투자 전략 공개 '손(Sohn) 콘퍼런스'

커지는 '브라질 비관론'
"호세프 대통령 재선 땐 시장 오랜 어둠 속으로"

집 안사는 미국
주택시장, 금융위기前 회복 못해…건설·주택 관련株 공매도



[ 뉴욕=유창재 기자 ]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라.”(크리스 셤웨이 셤웨이캐피털 창업자) “지우마 바나 호세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브라질 시장은 오랜 어둠에 빠질 것이다.”(마이클 노보그라츠 포트리스 최고투자책임자)

미국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손 투자콘퍼런스’에서 밝힌 공매도(쇼트) 전략이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공매도는 자산 매입(롱)만큼 중요한 투자전략이다. 리스크를 헤지(회피)해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고, 자산 가격 하락이 분명해 보일 땐 베팅을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헤지펀드의 베팅은 단위가 워낙 크고 모방투자도 많기 때문에 시장을 움직일 때가 많다. 매년 5월 주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공매도 대상을 포함해 투자 아이디어를 공개하는 ‘손 투자콘퍼런스’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셤웨이 창업자는 “역외 위안화(CNH)를 공매도하는 방식으로 중국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안화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줄리언 로버트슨 타이거매니지먼트 회장의 수제자 중 한 명인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7.5%)는 너무 낙관적”이라며 “성장률이 곧 6%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셤웨이는 “중국의 지난해 신용확대 속도는 13.6%(광의의 통화 증가율 기준)로 7%대인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돈다”면서 “부실채권 등 신용거품이 더 커질 위험이 있어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는 것 외에는 중국 정부가 성장률 둔화에 대처할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노보그라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브라질을 겨냥했다. 사상 최악인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브라질은 돈을 벌기 굉장히 어려운 국가”라며 “현지 사람들 중 자국 경제에 낙관적인 사람을 찾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관주의가 극에 달한 상태여서 호세프 대통령이 (10월 대선에서) 재선될 가능성은 낮다”며 “그가 낙선하면 브라질 자산 가격은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보그라츠는 “하지만 만약 그가 재선된다면 브라질 시장은 오랜 어둠의 시기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비관론도 적지 않았다. ‘채권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제프리 건드라흐 더블라인 창업자는 “내가 은퇴하기 전에는 미국 주택 시장이 금융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지 않는 건 경기순환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며 “높은 실업률과 학자금 대출 부담, 임대료 부담 등으로 젊은 층은 집을 살 돈이 없다”고 말했다. 건드라흐는 또 “베이비부머 세대는 현금은 없고 집만 있는 ‘캐시 푸어, 하우스 리치’세대”라며 “이들도 곧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건설사 등 주택 관련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하라고 조언했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은 “(전자 의료기록 제공업체) 아테나헬스를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현재 시장은 15년 만에 ‘제2의 닷컴버블’을 경험하고 있다”며 “거품이 낀 주식들을 공매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인혼 회장은 2008년 파산한 리먼브러더스 주식을 공매도해 큰돈을 번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다. 지난 5년간 275% 상승한 아테나헬스 주식은 이날 아인혼 회장 발언 이후 장외 거래에서 12% 이상 하락했다.

■ 손(Sohn) 투자 콘퍼런스

손(Sohn) 투자 콘퍼런스.1993년 29세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월스트리트의 유명 트레이더 아이라 손을 기리기 위한 콘퍼런스. 영향력 있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매년 5월 미국 뉴욕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2008년 이 콘퍼런스에서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이 리먼브러더스의 회계 오류를 처음 밝힌 것으로 유명하다. 3개월 뒤 리먼브러더스는 파산했다. 콘퍼런스의 수익금은 소아암 치료를 위한 연구개발에 쓰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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