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개척 시대…누가 '대박상품' 만들까

입력 2014-05-09 07:00  

LGERI 경영노트

하나의 가전·서비스가 아니라 집안의 정보통신기술 포괄하는 것
소비자의 편의성 높이려는 '게임의 법칙' 정확히 인식해야



스마트홈(Smart Home) 시대를 개척하기 위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구글은 비트스핀 등 스마트홈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올해를 시작했다. 글로벌 제조사뿐 아니라 중국기업 메이디(Midea)도 2018년까지 매출의 50%를 스마트 가전으로 채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홈 대항해 시대다.

사실 스마트홈은 20세기 초부터 홈오토메이션(Home Automation)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박람회에 단골로 등장했지만 아직 소비자의 삶을 혁신하는 데 성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최근 ICT 사업자들이 다시 뛰어드는 배경은 여러 가지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가 확산되면서 이제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소비자와 가전제품이 소통할 수 있게 됐다. 가정에 스마트TV 등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한 기기가 많아지고, 저전력으로 이들을 연결하는 통신 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사업자들은 스마트홈 서비스의 구심점을 명확히 찾아야 한다. 소비자 가정의 서비스와 기기 브랜드들은 제각각이다. 이 같은 ICT 환경을 한번에 변화시킬 ‘대박 상품’은 만들기 쉽지 않다. 미국 AT&T의 스마트홈 서비스 디지털라이프(Digital Life)는 2010년 인수한 산부(Xanboo)의 홈모니터링에서 출발했다. 소비자들이 스마트 가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제품 성능이다. 그런 면에서 필립스가 스마트 가전 사업에서 지켜온 원칙은 의미 있다. ‘할 수 있는 것 말고 필요한 것을 하라’는 것이다.

스마트홈의 초점은 ‘홈(가정)’이라는 공간이 아니라 ‘개인’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 스마트홈의 궁극적 지향점은 소비자가 별도의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집 안의 모든 ICT 환경이 스스로 동작하는 것이다.

특정 상황에 따라 자동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IFTTT(If This, Then That)’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생각해보자. 가족 위치 파악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하면 퇴근해서 돌아오는 남편이 하루 동안 먹은 음식에 따라 주방기기가 저녁 레시피를 추천해주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애플이 승인받은 스마트홈 관련 특허도 카드리더기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사용자의 외부 동선을 파악하고, 이에 따라 가전기기들이 스스로 동작하는 내용이다.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이 확산될수록 스마트홈 서비스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스마트홈 역시 생태계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 스마트홈은 소비자 가정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망라한 포괄적인 생태계다. 미국 스마트홈 사업자 ‘컨트롤4’의 생태계는 전방위적인 유통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컨트롤4는 초기 자사 제품의 설치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해 다른 전기 기술자나 설치점 등을 자신의 유통체계로 편입시켰다. 현재 컨트롤4는 2800개 이상의 유통점과 6500개 이상의 기기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스마트폰 혁신 이상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홈은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 가정의 모든 ICT환경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법칙을 정확히 읽어내고 스마트홈이라는 신대륙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게 될지 지켜보는 건 의미가 있다.

신재욱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jwshin@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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