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박테리아' 잡는 '슈퍼항생제', 코스닥 4사 개발 경쟁

입력 2014-09-02 09:57  

[ 한민수 기자 ] 항생제의 남용으로 기존 약에 내성을 갖고 있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가 출현하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슈퍼항생제' 연구개발이 치열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코스닥 상장사 4곳은 슈퍼항생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및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장점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세계 슈퍼항생제 시장은 4조~5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이스하이텍, 300배 빠른 치료효과…美 임상1상

에이스하이텍의 자회사인 교토바이오파마(KBP)는 오는 5~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항균감염증학회(ICAAC) 총회에서 슈퍼항생제 신약후보물질 '로티립신'(KBP-1404)에 대한 개발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ICAAC는 세계 최대 항균 감염증 학회로 개발책임자인 나까지마 박사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1상 후반을 진행 중인 로티립신에 대한 PK-PD(약물 동태학 및 약역학 작용에 대한 분석) 효능 분석 논문을 발표한다. 로티립신은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 감염 치료제 후보다.

천연 항생제로 MRSA에만 반응하는 표적 치료제다. 임상실험 과정에서 인류 최후의 항생제로 불리우는 '반코마이신'에 비해 20배의 적은 용량으로 최대 300배 빠른 치료효과를 보였다. 반코마이신은 24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지만 로티립신은 직접 세포막에 침투해 5분 이내에 표적 세균만을 살균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혁신신약(First-in-class)이다.

반코마이신은 인류가 개발한 항생제 가운데 가장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슈퍼항생제다. 세계적으로 슈퍼항생제 중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으나, 부작용도 많다. 슈퍼항생제로는 반코마이신외에 자이복스, 큐비신 등이 있다.

교토바이오파마는 연내 미국 임상1상을 완료하고 국내 대형 제약사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임상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임상2상은 해외 제약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미국 등에서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크리스탈, 세포막 형성 차단…美 임상2a 종료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슈퍼항생제 혁신신약 후보 'CG400549'는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2a상에서 MRSA 환자 11명을 100% 완치시키는 효능을 보였다. 특정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슈퍼 박테리아의 세포막 형성을 차단하는 새로운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다.

크리스탈은 임상2b상 시험을 진행하는 동시에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시험 결과 반코마이신 자이복스 큐비신 등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향균 효과를 나타냈다.

회사 측은 임상2b상 완료 이후 기술이전이 성사되면 단계별 기술이전료(마일스톤)를 포함해 약 9000만~2억달러(약 900억~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임상 후기단계의 슈퍼항생제 후보물질이 적고, 심장 뇌 폐 뼈 피부 등 MRSA 감염이 발생하는 모든 조직에 침투가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2만5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도 MRSA로 인한 연간 사망자가 1만8000명에 이른다. 한국 역시 질병관리본부의 '병원 내 슈퍼박테리아 감염 신고 현황'에 따르면 2011년 2만2928건에서 2012년 4만4174건, 2013년 8만955건, 2014년 6월말 현재 4만1883건으로 감염건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인트론바이오, 세포벽 파괴 구조…임상1상 완료

인트론바이오가 개발하고 있는 '엔-리파신 SAL200'도 새로운 작용기전의 혁신신약이다. SAL200은 '세균을 잡아 먹는 생물체'인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체 정보로부터 개발된 엔도리신(Endolysin)을 유효성분으로 한다.

세균의 천적인 박테리오파지에서 나온 엔도리신은 기존 합성항생제의 세포벽 합성 저해 방식과 달리 세포벽을 파괴한다. MRSA 및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상구균(VRSA) 감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SAL200은 현재 국내 임상1상 시험을 완료한 상태며, 임상1상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수령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으로 확보된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을 토대로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임상2상 시험의 연내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기존 슈퍼항생제와의 병용 투여 시험에서는 반코마이신에 SAL200을 MBC(세균을 박멸할 수 있는 최소 농도) 값의 2분의 1과 4분의 1로 처리했을 때 각각 64배와 32배의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자이복스는 SAL200을 MBC 값의 2분의 1과 4분의 1로 처리했을 때 8배, 8분의 1과 16분의 1로 처리했을 때 2배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인트론바이오는 상위 임상시험에서 SAL200의 단독 투여 효과에 대해 검증할 예정이다. 새로운 작용기전의 혁신신약은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세균들의 감염 치료에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기술이전시 통상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레고켐바이오, 슈퍼항생제 3개 개발 중

레고켐바이오는 2006년 창업시부터 항생제를 주력 연구 분야로 선정하고 현재까지 3개의 슈퍼항생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단계가 가장 빠른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LCB01-0371)는 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등 그람양성균에 의한 호흡기 및 피부 감염증을 치료 대상으로 한다.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의 부작용인 골수독성에 대한 안전성이 우수해 3주 이상 장기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경구용의 경우 국내 임상1상을 완료하고 3주 안정성 추가 시험을 진행 중이고, 주사제용은 미국에서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개발 및 판권에 대해서는 임상1상 진입 시점(2012년 1월)에 드림파마로 마일스톤을 포함해 32억원에 기술이전했다. 경상기술료(로열티)는 10%다. 글로벌 기술이전은 임상2a상 단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자이복스 내성균 치료를 추가한 차세대 옥사졸리디논계 항생제(LCB01-0699)는 중국에서 전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시장 대상으로는 전임상 단계(2012년 11월)에서 중국 'Meddicilon·Longthera'사와 87만5000달러(약 8억8000만원)에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 후보물질도 임상2a에서의 글로벌 기술이전이 목표다.

세파계 항생제(LCB10-0200)는 영국에서 전임상 진행 중이다. 세파계 항생제는 슈퍼 박테리아 중 치사율이 높은 녹농균 부동간균 폐렴막대균 등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제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2012년 12월 전임상 단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에 1억40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올 4월 아스트라제네카의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계약이 해지됐다. 레고켐은 이 후보물질에 대해 글로벌 기술이전 또는 공동개발사 확보를 진행 중이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임상개발 단계가 높은 업체에 관심을 더 가지라는 조언이다.

김성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항생제는 인체 대사과정에 연관되는 일반약과 달리 세균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동물시험(전임상)의 약효가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검사하는 임상1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2a상 이후 성공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DSC에 따르면 임상2상 이후 다음 임상단계 진입 성공률은 일반약이 28%였던데 반해 항생제는 75%로 월등히 높았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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