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바이러스 침투하면 우울증에 걸린다고?

입력 2014-11-30 21:50  

뉴스 속의 과학


[ 김태훈 기자 ] 작년 한 해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66만5000명에 달한다. 지난 5년간 20%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인류가 우울증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뇌 기능의 대다수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확실한 치료법도 찾지 못했다.

최근 미국 뉴욕 스토니부룩대 연구팀은 우울증이 정신질환이 아니라 감염질환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 미생물 감염으로 발병하고 원인을 찾아내면 예방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환자가 감염질환에 걸린 사람과 같은 증세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기력이 없고 일상사에 관심을 잃게 되는 것이 감염질환과 같은 증상이라는 이유다.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 염증 표지들이 발견되는데 이를 병원균 침입에 대한 반응으로 면역체계가 활성화된 증거로 제시했다. 고양이의 소화관에 서식하는 기생충인 톡소포자충처럼 감정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생충을 사례로 들었다. 조울증 환자 중 자살을 시도한 사람에게는 톡소포자충에 저항하기 위해 생성된 항체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보르나병 바이러스와 단순포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수두의 원인인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 선열을 일으키는 엡스타인 바이러스 등을 우울증과 연관된 바이러스로 꼽았다.

반면 캐나다 맥매스터대 중독·정신건강센터 연구팀은 최근 우울증이 특정 문제를 풀기 위한 뇌의 자연적인 적응현상이라는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은 약 600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20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했다. 답변에서는 우울증의 특징인 ‘분석적 반추’와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어떤 복잡한 문제를 분석하는 데 쏠려 일상생활에는 마음을 돌릴 여유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분석적 반추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하는 것이 우울증세를 줄여나갈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장은 “뇌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기억을 잃을 수 있고 교통사고, 뇌진탕 후 생기는 우울증도 감염이나 뇌세포 손상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우울증을 정신질환으로 접근하는 연구 외에도 뇌세포 손상, 감염 등과 연계시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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