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MBA] "MBA 인기 한물 갔다고?…직장인 자기계발·인맥관리에 큰 도움"

입력 2015-09-23 07:00  

국내 유명 MBA 출신 직장인 5인 대담

'몸값 올리기' 보단 실무능력 향상·경력 전환

과정 절반이 외국인 교수, 국내서 유학한 것 같아

직장경력 있으면 배울점 많아
졸업 후에도 동문끼리 만나 다양한 분야 정보 공유도



[ 정태웅 기자 ]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MBA 출신이 늘어나면서 ‘한물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구직난이 가중되면서 MBA 졸업장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하소연도 들린다.

하지만 MBA는 ‘몸값’을 올리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다양한 사례분석을 통한 이론적 무장과 다양한 분야 인사들과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수업을 준비하면서 보인 열정과 성취감 등은 직장 및 사회생활을 하는 데 남다른 자산이 된다는 설명이다. 주요 대학 MBA 과정을 이수했거나 이수 중이면서 일과 사회생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직장인 5인의 좌담을 통해 MBA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MBA에 대한 인기가 ‘한물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안정화 畸툳M 상무=MBA 출신이 많아 차별화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직장인이든 개인사업자든 일정 기간이 지나면 MBA를 하는 게 앞으로 남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황수선 롯데미래전략센터 산업전략팀 책임=취업시장에서 몸값을 높이기 위한 메리트는 없어졌다고 하죠. 하지만 자기계발 차원에서 하는 사람이 여전히 많습니다.

▷안미선 포스코건설 플랜트설비계약그룹 디렉터=예전엔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관리직으로 의사결정하는 자리에 오르니 일하는 방식이나 툴이 선진사례와 비교해 맞는지 검증해보고 싶은 생각에 MBA를 하게 됐고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유용 티유브이슈드코리아 전무=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전자업체에서 제품개발 연구를 하다 제품기획 쪽으로 옮겼는데 경영관련 툴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느껴 MBA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정수 LG생활건강 생활용품마케팅팀 매니저=컴퓨터공학을 전공했는데 경력 전환을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이 MBA라고 생각합니다.

▷각 과정의 장점은 무엇이죠.

▷안 디렉터=이화여대 야간과정인 프런티어MBA를 다녔는데 네트워크가 크게 확장됐습니다. CEO 강좌에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와서 대화하는 시간도 있어 매우 도움이 됐죠.

▷이 전무=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서 뉴욕주립대과정(MSTM)을 이수했는데 미국에서 교수가 와서 가르쳐 실질적 지식을 많이 얻었습니다.

▷이 매니저=성균관대 SKK GSB에서 Full-Time MBA를 다녔습니다. 외국인 剋萱?40%이고 미국에서 온 교수들이 가르쳐서인지 유학을 간 것 같은 장점이 있었죠.

▷황 책임=학부를 미국에서 나와 MBA는 한국에서 하려고 했죠. 서울대 SMBA 과정의 절반은 외국인 교수, 절반은 국내 교수가 맡았는데 국내 교수진도 석학들이 많이 강의해주셨습니다.

▷안 상무=고려대 EMBA에 재학 중입니다. 같은 기수의 학생들끼리 한가족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해를 넘겨가며 동문 관계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경력 전환이나 직장 업무에 도움이 됐나요.

▷이 매니저=금융을 전공하려 MBA에 입학했으나 다양한 분야를 배우다보니 마케팅에 더 관심을 갖게 됐죠. 마케팅 업무를 맡으면서 기획단계부터 선진 사례를 먼저 검토해보는 등 더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안 디렉터=실제 기업 사례로 토론하다보니 기업의 방향이나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현재 회사의 한 그룹장으로서 독자적으로 그룹을 끌어가고 있는데 MBA 과정이 리더십에 도움이 됐습니다.

▷안 상무=회사생활을 하다보면 한 전문분야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러 부서를 다니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종합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자리로 옮기게 된다면 MBA를 꼭 해야 합니다. 의사결정을 하는 데 통찰력이 생기도록 해주는 장점이 있죠.

▷이 전무=대기업에서 상품기획으로 옮기면서 MBA를 마쳤고 조금 지나서는 중소기업으로 옮겨 대표이사를 맡았습니다. 적자를 보던 작은 회사를 1년 반 만에 턴어라운드(흑자전환)하는 경험도 했고 현재 독일 시험인증기관의 한국법인에서 근무하며 모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IT경영혁신, IT컨설팅세미나 등 강의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MBA를 하고 나서 그런 게 가능했다고 봅니다.

▷황 책임=대기업 경영전략실에서 근무할 때 수익성분석 등을 맡았는데 이론을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힘들었습니다. MBA를 마치고 현업에 복귀했더니 이해하는 속도도 빠르고 응용도 할 수 있게 되는 등 실무를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연봉이 오르거나 승진에도 도움이 됐나요.

▷안 디렉터=MBA를 이수하는 도중에 승진했습니다. 회사업무나 임직원 토론에서 MBA에서 배운 사례를 적용하고 토론을 이끌어가는 등 노력한 부분을 회사에서 평가해준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건설업체에서 회사 첫 여성그룹장으로 승진했더니 다른 부장들도 ‘MBA에 가야겠다’는 말을 많이 했죠.

▷황 책임=회사를 옮길 때 MBA를 직장에 1년 근무한 경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 매니저=연봉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도록 한 부분이 컸습니다. 연봉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직장경력 1년을 인정받았죠.

▷MBA를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죠.

▷이 전무=대부분 직장 업무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 시간을 저당잡혀야 합니다. 숙제하고 공부하느라 밤을 새우기는 대학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MBA과정이 처음이었습니다.

▷안 상무=정해진 20개 필수모듈이 정해져 있어 지각이나 결석을 못합니다. 출장이나 계약 등 회사의 큰일이 있어도 포기해야 합니다. 아예 입학할 때 결석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 하는데 그런 구속력이 있어서인지 MBA과정에 매달릴 수 있었습니다.

▷안 디렉터=낮에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에 주 2~3회 출석하느라 회사 업무의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밤 10시에 수업이 끝나고 회사로 돌아가는 동료 학생이 많았죠. 저도 밤에 회사에 복귀해 새벽 1시까지 일하다 퇴근했는데 열정이 있다보니 MBA를 하는 동안 퍼포먼스(실적)가 더 좋아졌죠.

▷이 매니저=생각보다 어려운 부분이 취업입니다. 학교에서 입사지원서 에세이도 봐주고 경력개발도 해주고 있지만 외국계 기업 정도만 취업 제안이 오고 대기업은 개별적으로 뚫어야 하는 게 힘든 부분입니다.

▷황 책임=우리 동기생들은 100% 취업을 했지만 비싼 학비에 비해 연봉이 크게 뛰지 않거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MBA를 하려는 지원자에게 충고를 한다면 무엇일까요.

▷황 책임=직장에서 실무를 하다가 입학하기를 권합니다. 대학 졸업 후 직행하면 학업의 연장일 뿐입니다. 실무를 하다가 MBA에 가면 느끼거나 배울 수 있는 폭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 매니저=다양한 수업을 듣기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어떤 수업이 특별히 와닿아서 새로운 진로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기업에서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공弔活?열기도 하는데 재미있는 기회가 많으니 다양한 경험을 쌓기를 권합니다.

▷이 전무=MBA에서 다양한 과목과 학습모듈을 제공하는데 자기만의 툴을 갖춰가면 뭔가 남는 게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케이스 스터디를 하는데 매번 ‘이런 문제는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되겠다’는 등 카드를 작성해 같은 팀원들과 공유했습니다.

▷안 디렉터=수업도 중요하지만 네트워크 기회를 많이 활용해야 합니다. 각종 행사와 토론, 팀별 활동, 스터디여행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새로운 기회와 시각이 생겨납니다. 개인적으로 동문 가운데 여성 리더십을 코치해주는 멘토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안 상무=MBA 종류가 다양한데 40대를 넘긴 사람이라면 가급적 경영자(executive) 과정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대부분 50~60명인 한 기수에서 여성이 15% 정도이고 개인사업 하는 사람이 15~20%, 대기업 임원이 10~15%, 중견기업 임원이 10%, 나머지는 대기업 부·차장급 등입니다. 졸업 후에도 동문끼리 모여 토요일 밤 등에 토론을 한다고 합니다. 동문 가운데 창업한 분이나 금융계 사장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토론하다 보면 정보도 교환하고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공유하게 된다는군요.

정리=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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